<샐러리맨 초한지>, 반쪽짜리 통쾌함
, 반쪽짜리 통쾌함" /> 최종회 SBS 화 밤 9시 55분
“사필귀정이지.” 범증(이기영)의 말처럼, 의 마지막 회에서는 모든 일이 이치대로 해결됐다. 골든브라더스와의 이면계약, 진시황(이덕화) 회장 살해, 차우희(홍수현) 살인 사주에 관한 혐의들을 전부 부정하던 모가비(김서형)의 죄는 결국 낱낱이 밝혀졌다. 천하그룹도, 제정신도 잃은 모가비에게 남은 것은 “함께 속죄하며 살자”는 범증 뿐이다. 지금껏 모가비를 도와 경영권을 방어하려 했으나, 어리석게 이용당했던 것임을 뒤늦게 깨달은 항우(정겨운) 역시 마찬가지다. 더 이상 천하그룹의 능력 있는 부사장이 아닌 그에게 남은 건 사랑하는 우희 뿐이다. 여치(정려원)와의 사랑도, 천하그룹도 모두 차지한 유방(이범수)의 당당함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그래서 유방과 임신한 여치가 직원들의 인사를 받으며 천하그룹에 들어서는 장면은 통쾌했지만, 한편으로는 그 과정에 대한 의구심이 남는다. 여태껏 는 평범한 샐러리맨이 승승장구 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 주면서도, 인간의 올바른 도리와 좋은 경영자의 자질을 함께 이야기했다. 그 방식이 투박하고 직설적이었으나 덕분에 는 단순한 영웅담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었다. 허나 유방과 여치를 악(모가비)에 맞서는 선으로 단정 지으면서, 마지막 회에서는 이들에 대한 판단까지 유보했다. 유방 일행이 검사를 사칭해 골든브라더스를 압수수색하거나 여치가 법정에서 우희로 변장해 증언을 하는 것쯤은 은근슬쩍 용인해버렸다. ‘결국 선이 이긴다’는 최후의 한 방이 주는 시원함을 위해 작품이 그동안 견지해온 태도를 다소 포기한 셈이다. 어쨌거나 “모든 것은 해결”됐다. 그러나 에 권선징악 이상의 마무리를 기대했던 이들에게는 아쉬운 끝맺음이었다.

글. 황효진 기자 seven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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