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병진 토크콘서트>, 누구를 위한 개편인가
, 누구를 위한 개편인가" /> MBC 목 밤 11시 15분
새해와 함께 새 포맷으로 단장한 가 개편 콘셉트를 ‘움직이는 토크쇼’로 설정한 것은 좋은 선택으로 보인다. 본래 ‘토크 콘서트’라는 형식의 핵심은 직접 청중을 찾아가는 소통의 능동성에 있기 때문이다. 신설된 코너 가운데 ‘붉은 소파’의 취지는 그러한 콘셉트에 잘 들어맞는다. 독일의 사진작가 호르스트 바커바르트의 ‘붉은 소파 프로젝트’에서 모티브를 빌려 온 이 코너는 스튜디오를 나와 바깥세상에서 일반인들과의 진솔한 대화를 시도한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하지만 사람만큼이나 중요한 공간에 대한 고민은 아직 충분하지 못했다. 첫 장소로 서강대교를 선택한 ‘붉은 소파’는 다리 위를 지나가는 시민들과 함께 나란히 앉았지만, 영하 11도의 혹한 속에서 왜 꼭 그 장소여야 했는지 전달하는 데는 실패했다. 소파 뒤로 멀리 보이는 국회의사당을 한 프레임에 잡고서도 진로를 고민하는 시민과 연관된 토크를 이끌어내지 못한 점 등 좀 더 깊은 성찰이 요구되는 코너였다.

하지만 가장 아쉬운 코너는 유일하게 주병진이 단독 진행하는 ‘핫 피플’이다. “시의성에 맞는 인물을 통해 이슈를 파헤치는 것”이 목적인 이 코너의 첫 방송은 기획의도를 전혀 따라잡지 못했다. 첫 번째 게스트 이준석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이 “시의성에 맞는 인물”인지는 차치하고서라도 단발성에 가까운 문답식 토크에 그쳐 의미 있는 대화를 이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방식으로는 주병진이 진행의 묘를 살리기 어렵다. 전문가 위주로 진행되는 ‘시크릿’ 코너도 마찬가지다. 결과적으로 의 개편은 다양한 시도와 소통의 의지에는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으나, MC 주병진의 운신의 폭이 대폭 제한되었다는 점과 그로 인해 토크의 깊이가 얕아졌다는 점에서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글. 김선영(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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