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의 죽음이 음악계의 이슈가 됐다. 과거 싸이월드에서 음원 수익을 도토리로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돼서다. 이에 대해 싸이월드 측은 뮤지션에게 직접 정산을 하지 않을뿐더러, 고인에게 돈이 다 정산됐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논란은 돈이냐 도토리냐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고인에 대한 논란이 일어난 뒤, 인터넷에서는 가수에 대한 디지털 음원의 수익 분배 문제가 제기됐다. 한국은 디지털 음원 한 곡당 저작권료로 음원 가격의 9%, 실연권료로 4.5%를 가져간다. 유통 수수료 등을 제외하면 제작사의 몫은 40% 정도다. 또한 음원 사이트는 대부분 5000원 정도를 내면 무제한 듣기가 가능한 정액제다. 곡당 단가는 한없이 내려가고, 한 곡이 1만 번 정도 다운로드 되도 가수에게는 몇 원밖에 돌아가지 않을 정도다. 많은 가수가 음원 대신 행사 수입에 목매는 이유다.
CD구입만이 능사는 아니다 그러나, 이런 문제는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음원 수익분배 논란은 연례행사처럼 반복됐다. 한 때 음원 제작사들은 음원을 공급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변한 것은 없다. 음반제작자협회는 디지털 음원 시장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2001년 이동통신사와 지금 같은 음원 수익 분배율을 계약했다. 그 후 어떤 비난 여론에도 계약은 바뀌지 않는다. 계약 조항이 바뀌는 건 이런 논란이 실제 시장에 영향을 미칠 때일 것이다. 소비자가 디지털 음원 수익 분배에 대한 항의로 CD만 구입한다면 시장은 바뀔 것이다. 물론 그럴 리는 없다. 하지만 월정액제 거부는 어떤가. 월정액제는 이동통신사-인터넷 업체와 대중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수익구조다. 소비자는 회선 비용을 업체에 내고, 업체는 거의 무료로 대중문화 콘텐츠를 제공한다. 5000원이면 정액제가 가능하고, 휴대폰을 사면 몇 달씩 공짜 음악을 들을 수도 있다. 이동통신사와 결합하지 않은 Mnet도 회원 가입 시 자사의 프로그램을 무료 제공하며 다운로드를 가능하게 한다. 음원 사이트와 제작사 간의 수익 분배율을 재조정하는 것이 가장 필요하지만, 이런 음원 시장 구조도 뮤지션을 힘들게 한다.
물론 대의명분만으로 대중을 설득할 수는 없다. 대중이 굳이 합법적이고 경제적인 음원 구매 방법을 포기하려면 그에 따르는 메리트가 필요하다. 지금 인디 뮤지션이 스스로 사이트를 열어 음원과 음반을 ‘제값’ 받고 판다고 할 때보다 윤리적이라는 이유만으로 호응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뮤지션과 제작사는 제도의 개선과 함께 대중이 지금보다 더 많은 돈을 써야 할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 “들어보면 좋다”나 “와서 보면 달라진다”는 말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 가장 좋은 것은 미디어에서 다양한 음악이 많이 나오는 것이지만, MBC 는 얼마 전 경쟁력 문제로 폐지됐다. 뮤지션이 대중으로 하여금 굳이 음악에 5000원 이상의 돈을 써야 할 이유를 제시할 때 대중은 움직이고, 미디어도 그들을 쳐다본다. 1990년이 아닌 2010년은 그렇다.
음악만으로 안 되는 21세기 몇 가지 예가 있다. 인기 아이돌을 보유한 몇몇 대형 기획사는 음원보다 음반판매 수익이 더 높다. 아이돌의 팬은 한정판과 일반판, 또는 리패키지 판을 모두 산다. 그들은 아이돌의 음반을 단지 음악 때문에 사지만은 않는다. 아이돌이 온갖 방법으로 엔터테인먼트를 주고, 팬들과의 유대감을 형성하면 그들은 아이돌에 대한 애정의 표시로 상품을 구매한다. 아니면 Mnet 의 예도 있다. ‘TOP 11’이 기존 유명 가수들보다 노래를 더 잘해서 화제가 된 건 아니다. 리얼리티 쇼의 캐릭터와 서사가 음악과 만나며 화학작용을 일으킨 결과다. 모든 뮤지션들이 아이돌처럼 될 수도, 돼서도 안 된다. 모든 가수가 에 나갈 수도 없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방법을 동원해 대중의 심리가 경제논리를 넘어서는 순간을 만들어야 한다. 모두가 아이돌처럼 대형 기획사의 지원 속에서 예능이나 연기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아이돌이 음악뿐만 아니라 각자의 캐릭터와 서사로 대중에 접근하는 방법은 참고할 만하다. 배틀 형식으로 신인을 발굴하는 EBS 의 ‘헬로 루키’는 만큼은 아니더라도 인디씬의 신인을 알리는 기회가 되고 있다. 시스템의 변화가 요원하다면, 지금 해야 할 일은 기존의 환경 안에서 대중이 단지 도덕적 지지를 넘어 ‘내’ 뮤지션에 대한 애정을 갖도록 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주자가 모여야 역전 만루홈런도 가능한 일이다. 단지 한 뮤지션에 대한 심정적인 안타까움이나 정의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변화를 위한 기본적인 방법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할 때가 왔다.
글. 강명석 two@
편집. 장경진 three@
CD구입만이 능사는 아니다 그러나, 이런 문제는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음원 수익분배 논란은 연례행사처럼 반복됐다. 한 때 음원 제작사들은 음원을 공급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변한 것은 없다. 음반제작자협회는 디지털 음원 시장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2001년 이동통신사와 지금 같은 음원 수익 분배율을 계약했다. 그 후 어떤 비난 여론에도 계약은 바뀌지 않는다. 계약 조항이 바뀌는 건 이런 논란이 실제 시장에 영향을 미칠 때일 것이다. 소비자가 디지털 음원 수익 분배에 대한 항의로 CD만 구입한다면 시장은 바뀔 것이다. 물론 그럴 리는 없다. 하지만 월정액제 거부는 어떤가. 월정액제는 이동통신사-인터넷 업체와 대중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수익구조다. 소비자는 회선 비용을 업체에 내고, 업체는 거의 무료로 대중문화 콘텐츠를 제공한다. 5000원이면 정액제가 가능하고, 휴대폰을 사면 몇 달씩 공짜 음악을 들을 수도 있다. 이동통신사와 결합하지 않은 Mnet도 회원 가입 시 자사의 프로그램을 무료 제공하며 다운로드를 가능하게 한다. 음원 사이트와 제작사 간의 수익 분배율을 재조정하는 것이 가장 필요하지만, 이런 음원 시장 구조도 뮤지션을 힘들게 한다.
물론 대의명분만으로 대중을 설득할 수는 없다. 대중이 굳이 합법적이고 경제적인 음원 구매 방법을 포기하려면 그에 따르는 메리트가 필요하다. 지금 인디 뮤지션이 스스로 사이트를 열어 음원과 음반을 ‘제값’ 받고 판다고 할 때보다 윤리적이라는 이유만으로 호응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뮤지션과 제작사는 제도의 개선과 함께 대중이 지금보다 더 많은 돈을 써야 할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 “들어보면 좋다”나 “와서 보면 달라진다”는 말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 가장 좋은 것은 미디어에서 다양한 음악이 많이 나오는 것이지만, MBC 는 얼마 전 경쟁력 문제로 폐지됐다. 뮤지션이 대중으로 하여금 굳이 음악에 5000원 이상의 돈을 써야 할 이유를 제시할 때 대중은 움직이고, 미디어도 그들을 쳐다본다. 1990년이 아닌 2010년은 그렇다.
음악만으로 안 되는 21세기 몇 가지 예가 있다. 인기 아이돌을 보유한 몇몇 대형 기획사는 음원보다 음반판매 수익이 더 높다. 아이돌의 팬은 한정판과 일반판, 또는 리패키지 판을 모두 산다. 그들은 아이돌의 음반을 단지 음악 때문에 사지만은 않는다. 아이돌이 온갖 방법으로 엔터테인먼트를 주고, 팬들과의 유대감을 형성하면 그들은 아이돌에 대한 애정의 표시로 상품을 구매한다. 아니면 Mnet 의 예도 있다. ‘TOP 11’이 기존 유명 가수들보다 노래를 더 잘해서 화제가 된 건 아니다. 리얼리티 쇼의 캐릭터와 서사가 음악과 만나며 화학작용을 일으킨 결과다. 모든 뮤지션들이 아이돌처럼 될 수도, 돼서도 안 된다. 모든 가수가 에 나갈 수도 없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방법을 동원해 대중의 심리가 경제논리를 넘어서는 순간을 만들어야 한다. 모두가 아이돌처럼 대형 기획사의 지원 속에서 예능이나 연기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아이돌이 음악뿐만 아니라 각자의 캐릭터와 서사로 대중에 접근하는 방법은 참고할 만하다. 배틀 형식으로 신인을 발굴하는 EBS 의 ‘헬로 루키’는 만큼은 아니더라도 인디씬의 신인을 알리는 기회가 되고 있다. 시스템의 변화가 요원하다면, 지금 해야 할 일은 기존의 환경 안에서 대중이 단지 도덕적 지지를 넘어 ‘내’ 뮤지션에 대한 애정을 갖도록 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주자가 모여야 역전 만루홈런도 가능한 일이다. 단지 한 뮤지션에 대한 심정적인 안타까움이나 정의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변화를 위한 기본적인 방법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할 때가 왔다.
글. 강명석 two@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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