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드라마 스페셜> ⑫│철없어도, 철들어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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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KBS 의 종영 이후 2년 2개월만이다. 그 사이 만화나 인터넷 소설을 각색한 드라마들이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았고, 단막극의 부활은 요원해보였다. 그러나 5월 15일 노희경 작가의 ‘빨강 사탕’으로 돌아온 단막극 은 10월 2일 방송될 제 17화 ‘소년, 소녀를 만나다’까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6개월간 총 24편으로 구성될 에 대한 차별화된 시선과 현장 기사까지 의 스페셜한 기사는 KBS 홈페이지와 에서 볼 수 있다. / 편집자주

KBS ‘소년, 소녀를 만나다’는 어른아이 현추(윤희석)가 지나치게 빨리 세상을 알아버린 천재소녀 지완(서신애)을 만나 나누는 특별한 우정을 그리고 있다. 일반적인 시각에서 현추는 참 못난 남자다. 실직 후 변변한 직장을 구하지 못 한 채 아내 미영(김정난)의 약국 셔터맨으로 살아가는 그는 한참 어린 지완에게도 무시를 당한다. 사람은 모름지기 착하게 살아야 한다고 일장연설을 늘어놓다가 지완에게 “항상 착하려고 하는 자는 착하지 않은 사람들 틈에서 반드시 파멸하게 돼 있다”는 냉소 어린 대꾸나 듣는 신세. 그렇다고 현추를 두고 마냥 한심하다고 손가락질 하기는 애매하다. 현추의 마음 안에는 정말로 세월에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소년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수원 KBS 드라마제작센터에서 진행된 실내 촬영 분량은 빼곡했다. 집안일에 도가 튼 현추가 화장실에 쪼그려 앉아 빨래를 하는 장면, 윤희석은 카메라가 돌지 않는 순간에도 연신 비누를 허공에 던졌다 받기를 반복하고 동요 ‘산토끼’를 부르며 현추를 만들어갔다. 물리학 공식을 풀다가 코피를 쏟는 장면을 준비 중인 서신애는 코피는 어느 손으로 어떻게 닦고 얼마 정도의 사이를 두고 다음 동작을 취할지 김영균 감독과 세심하게 논의한다. 디테일을 다듬어 가는 과정조차 극중 캐릭터를 묘하게 닮은 두 주연배우는 약속이라도 한 듯 입을 모아 “실제 나와 흡사한 캐릭터를 만났다”고 말한다. ‘조금 야한 우리 연애’의 박은영 작가의 생동감 있는 대사는 주인공들에게 생기를 불어넣고, 이번 작품이 입봉작인 김영균 감독은 어느 한 장면 허투루 넘기지 않는 섬세한 연출을 선보인다. KBS 의 윤희석, 서신애, 김정난이 다시 모였다는 것으로도 화제가 되었던 이 드라마는 “우리 안에 소년 소녀가 살아 있는 한 우리는 아직 꿈꿀 수 있다”고 말한다. 과연 현추와 지완은 어떤 꿈을 꾸는지 10월 2일 밤 11시 15분, KBS2에서 확인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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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승한 fourteen@
사진. 이진혁 eleven@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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