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캠이란 말이 있다. 어원은 직접 찍는다는 말에서 나왔지만 아이돌 그룹의 특정 멤버를 좋아하는 팬이 공연 중 그 멤버만 처음부터 끝까지 찍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오늘의 ‘라디오 스타’는 이와 반대로 신정환을 지워냄으로써 오히려 신정환의 직캠을 보는 것 같은 상황을 만들었다. 신정환이 없으니 윤종신의 질문과 패널의 대답만이 남았고,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정신없이 빠른 토크쇼를 보았다. 거기다 패널 셋 중 한 명은 구설수에 휘말린 이루이다 보니, 예능 토크에 능한 박준규가 없었으면 어떡할 뻔했나 싶은 생각이 든다. 그렇기에 동어반복인줄은 알면서도 ‘라디오 스타’와 신정환을 놓고 호들갑을 거둘 수가 없다. 캐릭터를 갖춘 토크쇼에서 한 축이 무너지면 어떤 결과를 나타내는지, 그리고 신정환을 아예 덜어냄으로써 오히려 그가 차지하고 있던 포션이 어느 정도인지 너무나 확연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막무가내식 정글 토크를 만드는 시발점이자 패널 간의 화제전환을 담당하던 그가 빠진 자리는 그야말로 처참했다. 신인들에게 엉뚱한 질문으로 말문을 트게 하고, 에이스격인 김구라와 쑥덕거리며 핀잔과 억지가 오가야 ‘라디오 스타’인데 그의 역할을 제거하고 나니 윤종신의 질문과 각각의 패널이 답하는 것밖에 남지 않는다. 대화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돌격대장이자 멘트의 허브, 상황극의 설정샷이던 신정환의 부재는 ‘라디오 스타’의 존폐와도 맞닿을 수 있다는 호들갑을 멈출 수가 없다. ‘신정환 킬드 라디오 스타’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글. 김교석(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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