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녹색 괴물" />
“저질의 땅” 뉴저지 트로마빌에 사는 멜빈(오만석)은 더벅머리에 뿔테안경 차림으로 환경보호를 주장하는 소심한 환경주의자다. 세상의 모든 너드들이 그러하듯 멜빈 역시 ‘쭈구리’ 신세를 면치 못하고, 사랑하는 여자 새라(최우리) 곁을 빙빙 맴돌 뿐이다. 그 날도 홀로 폐기물의 주범을 찾아 헤매던 날이었다. 도시를 망치고 있는 “the good earth”가 바로 시장(김영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멜빈은 정의구현을 위해 앞장서지만, 주지사로의 꿈을 위해 맨해튼의 폐기물을 사들이던 시장은 눈엣가시 같은 그를 제거하기 위한 음모를 꾸민다. 그리고 시장의 덫에 걸려 유독성 폐기물에 빠져 죽은 줄로만 알았던 멜빈이 “우리를 구해줄 영웅” 녹색 괴물 ‘톡시’가 되어 잃어버린 고양이와 도둑맞은 할머니의 가방을 찾아주며 생활밀착형 히어로로 부활한다. │내 사랑 녹색 괴물" />
반갑다 오만석 │내 사랑 녹색 괴물" />
우선 뮤지컬 (The Toxic Avenger)는 재밌다. 1985년 제작된 B급 영화 에서 시작된 이 작품은 빈 공간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웃음코드를 구석구석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그 웃음의 중심엔 B급 뮤지컬답게 다양한 성적, 고어적 코드로 가득하다. 실제 영상이라면 ‘창자를 뽑아 줄넘기 해버린다’ 같은 욕설을 재현한 장면은 극악무도하게 잔인하겠지만, 뮤지컬은 온몸으로 ‘소품’임을 말하는 엉성하게 잘려진 신체와 배우들의 과장된 액션 덕에 되려 귀엽기만 하다. 또한 의 여주인공 새라는 젠체하지 않고 자신의 성적 욕망을 밝게 드러내며 오히려 관객의 공감을 얻어낸다. 그래서 솔직한 새라와 소심한 멜빈의 러브스토리는 웃음의 또 다른 축을 담당한다. 이 외에도 뮤지컬 의 ‘confrontation’(한명의 배우가 지킬과 하이드를 오가며 부르는 노래)에 버금가는 시장의 노래와 14개의 캐릭터를 오가는 임기홍, 김동현의 멀티맨은 깨알 같은 재미를 준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진짜 히어로는 역시 뭐니 뭐니 해도 멜빈, 오만석이다. 제 집을 찾은 듯 무대를 펄펄 날아다니는 그의 모습이 참으로 오래간만이다. 빼어난 노래실력은 물론 관객을 쥐락펴락하는 연기가 여전히 녹슬지 않아 반갑다. 하지만 웃음이 부각된 나머지 환경파괴를 향한 메시지나 ‘오염유발자’ 부패공직자들을 향한 일갈이 후반부 갑자기 쏟아져 나오며 빛을 잃었다. 2009년 오프브로드웨이 초연을 갖고 ‘관객들이 선택한 최고의 뮤지컬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뮤지컬 는 8월 14일부터 10월 10일까지 KT&G 상상아트홀에서 계속된다.
사진제공. 쇼노트
글. 장경진 three@
“저질의 땅” 뉴저지 트로마빌에 사는 멜빈(오만석)은 더벅머리에 뿔테안경 차림으로 환경보호를 주장하는 소심한 환경주의자다. 세상의 모든 너드들이 그러하듯 멜빈 역시 ‘쭈구리’ 신세를 면치 못하고, 사랑하는 여자 새라(최우리) 곁을 빙빙 맴돌 뿐이다. 그 날도 홀로 폐기물의 주범을 찾아 헤매던 날이었다. 도시를 망치고 있는 “the good earth”가 바로 시장(김영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멜빈은 정의구현을 위해 앞장서지만, 주지사로의 꿈을 위해 맨해튼의 폐기물을 사들이던 시장은 눈엣가시 같은 그를 제거하기 위한 음모를 꾸민다. 그리고 시장의 덫에 걸려 유독성 폐기물에 빠져 죽은 줄로만 알았던 멜빈이 “우리를 구해줄 영웅” 녹색 괴물 ‘톡시’가 되어 잃어버린 고양이와 도둑맞은 할머니의 가방을 찾아주며 생활밀착형 히어로로 부활한다. │내 사랑 녹색 괴물" />
반갑다 오만석 │내 사랑 녹색 괴물" />
우선 뮤지컬 (The Toxic Avenger)는 재밌다. 1985년 제작된 B급 영화 에서 시작된 이 작품은 빈 공간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웃음코드를 구석구석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그 웃음의 중심엔 B급 뮤지컬답게 다양한 성적, 고어적 코드로 가득하다. 실제 영상이라면 ‘창자를 뽑아 줄넘기 해버린다’ 같은 욕설을 재현한 장면은 극악무도하게 잔인하겠지만, 뮤지컬은 온몸으로 ‘소품’임을 말하는 엉성하게 잘려진 신체와 배우들의 과장된 액션 덕에 되려 귀엽기만 하다. 또한 의 여주인공 새라는 젠체하지 않고 자신의 성적 욕망을 밝게 드러내며 오히려 관객의 공감을 얻어낸다. 그래서 솔직한 새라와 소심한 멜빈의 러브스토리는 웃음의 또 다른 축을 담당한다. 이 외에도 뮤지컬 의 ‘confrontation’(한명의 배우가 지킬과 하이드를 오가며 부르는 노래)에 버금가는 시장의 노래와 14개의 캐릭터를 오가는 임기홍, 김동현의 멀티맨은 깨알 같은 재미를 준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진짜 히어로는 역시 뭐니 뭐니 해도 멜빈, 오만석이다. 제 집을 찾은 듯 무대를 펄펄 날아다니는 그의 모습이 참으로 오래간만이다. 빼어난 노래실력은 물론 관객을 쥐락펴락하는 연기가 여전히 녹슬지 않아 반갑다. 하지만 웃음이 부각된 나머지 환경파괴를 향한 메시지나 ‘오염유발자’ 부패공직자들을 향한 일갈이 후반부 갑자기 쏟아져 나오며 빛을 잃었다. 2009년 오프브로드웨이 초연을 갖고 ‘관객들이 선택한 최고의 뮤지컬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뮤지컬 는 8월 14일부터 10월 10일까지 KT&G 상상아트홀에서 계속된다.
사진제공. 쇼노트
글.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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