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기까지 오지 않는 두근거림" /> 3회 MBC 수-목 밤 9시 55분
로맨틱 코미디는 흔히 두 주인공의 계급 차, 성격 차, 가치관의 차이 등 ‘극적 차이들’로 인한 오해와 편견에서 성적 긴장과 갈등을 만들어낸다. 그런 면에서 는 곧잘 비교되는 와는 다르다. 이 작품은 남녀의 밀고 당기는 로맨스가 아니라 완벽한 남주인공에 대한 평범한 여주인공의 짝사랑이 빚어내는 헛소동 혹은 시추에이션 코미디에 가깝다. 이 점에서 본다면 첫 회 방영 후 논란이 되었던 하니(정소민)의 상상신은 이 드라마의 본질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장면일지도 모른다. 모의고사 성적으로 인간 등급이 결정되는 세계에서 고고한 일인자 승조(김현중)와 “학교의 암적 존재”인 하니의 거리란 꿈을 꾸지 않고서는 도저히 좁혀질 수 없다. 그래서 하니는 “꿈속에서의 당신은 그렇게도 다정하니까요”라고 편지를 쓰고, 승조와 같이 살게 되어서도 “이것도 꿈?”이라고 자문하는 것이다. 어릴 적 엄마를 잃고 외롭게 살았던 소녀, 꼴찌들만 모아놓은 반에서도 꼴찌 그룹인 소녀, 10살 꼬마에게도 바보라고 조롱받는 소녀. 의 장난스런 이야기는 그 결핍된 현실에서 도피하고픈 십대 소녀의 몽상기로 보면 한결 설득력이 있다. 문제는 그럴수록 소녀의 내면은 더 섬세하게 묘사돼야 한다는 것이다. 하니의 감정이 몽상 이상의 현실감을 보여주지 못할 때 철저하게 그녀의 판타지에 근거한 승조 캐릭터 역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바바리맨 앞에서 하니의 눈을 가려주고, 취한 그녀를 업어주는 승조에게서 멋진 화보 캐릭터 이상의 울림이 전해지지 않는 이유다. 어제 승조는 등에 업힌 하니에게 물었다. “마음 접었다며 왜 이렇게 뛰냐? 심장 말야.” 의 가장 큰 과제는 그 뛰는 심장 소리를 시청자들에게도 전해줄 수 있는 섬세한 감정 묘사다.
글. 김선영(TV평론가)
로맨틱 코미디는 흔히 두 주인공의 계급 차, 성격 차, 가치관의 차이 등 ‘극적 차이들’로 인한 오해와 편견에서 성적 긴장과 갈등을 만들어낸다. 그런 면에서 는 곧잘 비교되는 와는 다르다. 이 작품은 남녀의 밀고 당기는 로맨스가 아니라 완벽한 남주인공에 대한 평범한 여주인공의 짝사랑이 빚어내는 헛소동 혹은 시추에이션 코미디에 가깝다. 이 점에서 본다면 첫 회 방영 후 논란이 되었던 하니(정소민)의 상상신은 이 드라마의 본질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장면일지도 모른다. 모의고사 성적으로 인간 등급이 결정되는 세계에서 고고한 일인자 승조(김현중)와 “학교의 암적 존재”인 하니의 거리란 꿈을 꾸지 않고서는 도저히 좁혀질 수 없다. 그래서 하니는 “꿈속에서의 당신은 그렇게도 다정하니까요”라고 편지를 쓰고, 승조와 같이 살게 되어서도 “이것도 꿈?”이라고 자문하는 것이다. 어릴 적 엄마를 잃고 외롭게 살았던 소녀, 꼴찌들만 모아놓은 반에서도 꼴찌 그룹인 소녀, 10살 꼬마에게도 바보라고 조롱받는 소녀. 의 장난스런 이야기는 그 결핍된 현실에서 도피하고픈 십대 소녀의 몽상기로 보면 한결 설득력이 있다. 문제는 그럴수록 소녀의 내면은 더 섬세하게 묘사돼야 한다는 것이다. 하니의 감정이 몽상 이상의 현실감을 보여주지 못할 때 철저하게 그녀의 판타지에 근거한 승조 캐릭터 역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바바리맨 앞에서 하니의 눈을 가려주고, 취한 그녀를 업어주는 승조에게서 멋진 화보 캐릭터 이상의 울림이 전해지지 않는 이유다. 어제 승조는 등에 업힌 하니에게 물었다. “마음 접었다며 왜 이렇게 뛰냐? 심장 말야.” 의 가장 큰 과제는 그 뛰는 심장 소리를 시청자들에게도 전해줄 수 있는 섬세한 감정 묘사다.
글. 김선영(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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