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기" />
잘 생긴 소년 주위로 수많은 여학생이 따라다닌다. 머리로 벽을 치면 집이 무너진다. 소녀는 상상 속에서 영화 처럼 날아올라 좋아하는 남학생을 공격한다. 지난 26일 서울 임패리얼 호텔에서 제작발표회를 연 MBC 는 원작 만화의 설정을 가져온 것은 물론, 만화적인 영상을 가득 담고 있었다. 아이큐 200에 운동까지 만능인 백승조(김현중), 공부는 못하지만 백승조에게 “관심분야가 다를 뿐”이라고 말하는 명랑소녀 오하니(정소민), 그런 오하니에게 일편단심인 봉준구(이태성) 등 등장인물은 외모만으로도 캐릭터가 느껴질 만큼 명료했고, 표정 역시 복잡한 감정을 표현하기보다는 한눈에 감정이 보일 만큼 뚜렷했다. 여기에 마치 만화의 한 컷처럼 인물의 감정을 극대화 시키는 과장된 연출이 따른다. 그동안 MBC 과 등 만화를 리메이크한 황인뢰 감독의 전작은 만화의 프레임 바깥에 존재했을 법한 공간까지 카메라로 담아 TV에 한 폭의 그림을 펼쳐냈다. 반면 는 황인뢰 감독의 작품 중 만화의 정지된 컷이 주는 재미를 가장 적극적으로 담은 것처럼 보인다. 제작발표회에서 황인뢰 감독이 “만화의 설정을 그대로 가져온 게 많다”고 말한 것이 이해될 만 하다.
만화의 톤과 감정 모두를 함께 옮기는 법 미리보기" />
만화, 그것도 다소 과장된 설정이 있는 만화를 드라마로 옮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현실의 사람들이 TV를 통해 움직일때 만화의 활기는 비현실적이라는 말을 듣곤 한다. 하지만 공개된 영상만을 본다면 는 만화의 톤뿐만 아니라 감정을 옮기는 방법을 알고 있는 듯 하다. 황인뢰 감독이 “리듬을 따라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듯, 는 신마다 일정한 리듬을 유지하며 캐릭터의 관계를 만들어나갔다. 천재 미소년을 짝사랑하는 평범한 소녀, 집이 무너져 아버지 친구의 집에서 신세를 지는 소녀가 소년과 함께 살게 되는 이야기 등 의 초반은 대부분 원작에서 봤거나, 순정 만화에 익숙하다면 누구나 쉽게 예상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황인뢰 감독은 한 화면에 캐릭터와 캐릭터가 부딪치는 모습을 유쾌하게 그려낸 뒤, 신의 마지막에 슬쩍 그들이 서로에게 새롭게 느끼는 감정을 보여준다. 이 리듬을 따라가면 어느덧 오하니와 백승조는 한 책상에서 사랑스럽게 함께 잠들고 있었다. 놀랍게도, 는 시사회의 짧은 편집버젼만으로도 두 사람이 서로에게 빠져드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도록 만들었다.
제작발표회에서 보여준 리듬감이 본방에서도 유지된다면 는 만화 원작 드라마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줄 수도 있을 것이다. 남녀의 로맨스를 다루는 만화원작 드라마는 대부분 남녀의 사랑을 어떻게 ‘진짜’로 보이도록 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건 드라마화에 필요한 작업이기도 했지만, 때론 드라마를 현실과 만화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고 떠 있게 만드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는 현실에 대한 강박을 크게 느끼지 않고 마치 만화책을 넘기듯, 경쾌한 리듬 속에서 원작을 보며 느낀 감정들을 재현해주려는 것처럼 보인다. 그건 어쩌면 TV 안에서 자신의 미학을 실현한 황인뢰 감독이 도전하는 새로운 미학일 수도 있다. 는 그 장난기 가득한 분위기에서 사랑의 진심을 끌어낼 수 있을까. 또 한 편의 흥미로운 만화 원작 드라마가 시작될 것 같다.
글. 강명석 two@
편집. 장경진 three@
잘 생긴 소년 주위로 수많은 여학생이 따라다닌다. 머리로 벽을 치면 집이 무너진다. 소녀는 상상 속에서 영화 처럼 날아올라 좋아하는 남학생을 공격한다. 지난 26일 서울 임패리얼 호텔에서 제작발표회를 연 MBC 는 원작 만화의 설정을 가져온 것은 물론, 만화적인 영상을 가득 담고 있었다. 아이큐 200에 운동까지 만능인 백승조(김현중), 공부는 못하지만 백승조에게 “관심분야가 다를 뿐”이라고 말하는 명랑소녀 오하니(정소민), 그런 오하니에게 일편단심인 봉준구(이태성) 등 등장인물은 외모만으로도 캐릭터가 느껴질 만큼 명료했고, 표정 역시 복잡한 감정을 표현하기보다는 한눈에 감정이 보일 만큼 뚜렷했다. 여기에 마치 만화의 한 컷처럼 인물의 감정을 극대화 시키는 과장된 연출이 따른다. 그동안 MBC 과 등 만화를 리메이크한 황인뢰 감독의 전작은 만화의 프레임 바깥에 존재했을 법한 공간까지 카메라로 담아 TV에 한 폭의 그림을 펼쳐냈다. 반면 는 황인뢰 감독의 작품 중 만화의 정지된 컷이 주는 재미를 가장 적극적으로 담은 것처럼 보인다. 제작발표회에서 황인뢰 감독이 “만화의 설정을 그대로 가져온 게 많다”고 말한 것이 이해될 만 하다.
만화의 톤과 감정 모두를 함께 옮기는 법 미리보기" />
만화, 그것도 다소 과장된 설정이 있는 만화를 드라마로 옮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현실의 사람들이 TV를 통해 움직일때 만화의 활기는 비현실적이라는 말을 듣곤 한다. 하지만 공개된 영상만을 본다면 는 만화의 톤뿐만 아니라 감정을 옮기는 방법을 알고 있는 듯 하다. 황인뢰 감독이 “리듬을 따라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듯, 는 신마다 일정한 리듬을 유지하며 캐릭터의 관계를 만들어나갔다. 천재 미소년을 짝사랑하는 평범한 소녀, 집이 무너져 아버지 친구의 집에서 신세를 지는 소녀가 소년과 함께 살게 되는 이야기 등 의 초반은 대부분 원작에서 봤거나, 순정 만화에 익숙하다면 누구나 쉽게 예상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황인뢰 감독은 한 화면에 캐릭터와 캐릭터가 부딪치는 모습을 유쾌하게 그려낸 뒤, 신의 마지막에 슬쩍 그들이 서로에게 새롭게 느끼는 감정을 보여준다. 이 리듬을 따라가면 어느덧 오하니와 백승조는 한 책상에서 사랑스럽게 함께 잠들고 있었다. 놀랍게도, 는 시사회의 짧은 편집버젼만으로도 두 사람이 서로에게 빠져드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도록 만들었다.
제작발표회에서 보여준 리듬감이 본방에서도 유지된다면 는 만화 원작 드라마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줄 수도 있을 것이다. 남녀의 로맨스를 다루는 만화원작 드라마는 대부분 남녀의 사랑을 어떻게 ‘진짜’로 보이도록 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건 드라마화에 필요한 작업이기도 했지만, 때론 드라마를 현실과 만화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고 떠 있게 만드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는 현실에 대한 강박을 크게 느끼지 않고 마치 만화책을 넘기듯, 경쾌한 리듬 속에서 원작을 보며 느낀 감정들을 재현해주려는 것처럼 보인다. 그건 어쩌면 TV 안에서 자신의 미학을 실현한 황인뢰 감독이 도전하는 새로운 미학일 수도 있다. 는 그 장난기 가득한 분위기에서 사랑의 진심을 끌어낼 수 있을까. 또 한 편의 흥미로운 만화 원작 드라마가 시작될 것 같다.
글. 강명석 two@
편집. 장경진 three@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