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 넘버 원>, 벌써 바닥을 드러냈나
, 벌써 바닥을 드러냈나" /> MBC 수-목 밤 9시 55분
의 패는 어제 한 회에 다 드러났다. 전쟁 신이 있고, 사랑이 있고, 간간히 조연들이 펼치는 웃음이 있었다. 거기에 애정의 삼각관계에다 직장(전쟁터)에서 서로 경쟁하는 라이벌이 있고, 한 명은 아무래도 비뚤어질 기세다. 여기에 최민수가 분한 중대장이 아버지 역할을 맡고 주인공들을 이간질할 악역으로 선임하사(손창민)도 배치되어 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시루떡처럼 층층이 나눠진 모양새다. 전쟁 신에서 “미치도록 보고 싶어” “넌 내 목소리가 들리니?” 따위의 대사를 눈물과 비장한 음악 속에 날리는 장면들이 연결되니 당황스럽고, 주연배우들은 온갖 무게를 잡지만 조연들은 ‘감칠맛’ 나는 연기로 분위기를 바꾸려 하는 캐릭터의 이분법도 억지스럽다. 가깝게는 KBS 와 그 뼈대는 비슷하다만 이음새의 매끄러움이나 캐릭터가 갖는 매력은 한참 미치지 못한다. 윤계상과 소지섭이 분한 두 소위는 앞으로의 행동이 눈에 보일 정도로 너무나 평면적이라 감정이입할 여지가 없다. 오늘날 웰메이드 전쟁물이라 일컬어지는 것들을 보면 아예 총탄 세례로 은총을 내리는 마초 람보로 가든지 영웅과 악역의 이분법을 벗어나 캐릭터에 다층적인 인간성을 부여한다. 그로 인해 서스펜스와 긴장을 유발하고 인간성, 전장의 의리에 대한 생각을 곱씹어보게 한다. 허나 은 그 자리에 순애보를 집어넣었다. 우리 땅에서 우리끼리 치룬 전투라 쿨하게 볼 수 없다고 제작진이 밝혔다는데, 그런 전쟁통에서 애틋한 사랑을 논하는 것이 더 쿨해 보인다. 예고편을 보니 다음 회를 기다려야 할 궁금증은 단 한 가지만 남았다. 우린 최민수를 이제 볼 수 없는 건가?

글. 김교석(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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