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최고의 멜로는 기훈과 은조(문근영)가 아닌, 구대성과 송강숙(이미숙)이었다. (웃음) 그건 오히려 천정명의 나이에 할 수 없는 영역 아닐까.
김갑수 : 그건 그 모든 걸 이해할 수 있는 연륜이 쌓여야 가능한 거니까. 구대성의 경우 자기가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선 명철하고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사람이지만 인간적으로는 따뜻하고 포용력이 강한 인물이다. 그래서 강숙에게 푹 빠지는 게 멜로에서 드러난 거지. 그런데 이런 멜로에서 가장 중요한 건 호흡이다. 이번에는 이미숙 씨와 호흡이 잘 맞아서 멜로가 잘 나왔다. 호흡만 잘 맞으면 별로 어려울 게 없다.
“지금도 멜로를 할 수 있는데 왜 안 시켜주나” 말 그대로 연륜의 문제인데, 그 부분에서 반대로 지금도 영화 같은 작품을 할 수 있을지가 더 궁금하다.
김갑수 : 나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제일 부러운 게 외국 배우들이다. 50, 60 먹고도 그 나이에 멜로 하지 않나. 그게 얼마나 멋있는지 모르겠다. 물론 젊었을 때의 열정적 사랑과 중년 이후의 사랑은 느낌이 좀 다르지만 충분히 그 때의 느낌도 연기할 수 있다. 나는 지금도 멜로를 할 수 있는데 왜 안 시켜주나. 허허허.
그럼 다시 그 때처럼 치명적 사랑을 연기하고 싶은 마음이 있나.
김갑수 : 그런데 이미 배우로서 같은 작품을 해봤으니까. 그보다는 좀 일반적이면서 새로운 걸 해 보고 싶다. 이번 처럼 얼마든지 새로운 느낌으로 중년의 사랑을 보여줄 수 있지 않나.
사실 그 전에 드라마에서 보던 중년의 사랑이란 불륜 아니면 그냥 정으로 사는 거였다.
김갑수 : 불륜이 대부분이지. 나는 그건 싫다. 표현 못할 거 같다. 연기적으로도 재미가 없고, 세대 차이를 극복하고 누구를 만나는 게 쉬울 것 같지도 않고. 이해하기 어려우니 연기로 표현하기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KBS 에선 남자와의 사랑까지 보여줬다. 불륜 역할 이상으로 이해하기 어려웠을 텐데.
김갑수 : 충격적이었지.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남자와 남자의 사랑 이야기를 전면적으로 내세운 건 거의 최초였던 걸로 기억한다. 이걸 어떡하려고 하나 싶었다. 나나 (주)진모나 여태 이성을 사랑하며 살아왔던 사람들인데, 내가 진모를 보면서 사랑을 느껴야 하는 거 아닌가. 걔의 등판을 보면서. 허허허. 이런 사람들에 대해서 공감하는 것까진 가능하겠지만 그걸 내가 직접 느끼고 표현하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아내나 다른 사람들과의 장면은 별로 어려울 게 없었는데 진모하고만 카메라에 서면 숨이 막히는 거다. 정말 어려웠다. 또 우리 둘 신만 있는 건 아니니 빨리 끝내야 하고. 허허. 힘들었다. 그런 것들을 표민수 감독과 노력하며 극복해 만든 작품이다.
혹, 표민수 감독도 선생님밖에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꼬드긴 건가. (웃음)
김갑수 : 그 당시에는 좋은 작품을 같이 해보자고 했다. 어려운 역할을 준 거지. 진모 같은 경우에는 처음부터 동성애를 가지고 있던 캐릭터니 조금 더 나았겠지만 나는 이성애자로 마흔 넘도록 살아오고 가족도 가지고 있는데 어느 순간 동성애를 느끼게 되는 사람 아닌가. 그러니 더 어려었던 거 같다. 단순한 동작 안에서도 어떤 설렘을 표현해야 하니까. 그리고 키스신은 정말… 어휴…
정말 화제가 됐었다.
김갑수 : 촬영 막바지 즈음에는 진짜 내게도 남자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나 싶었다. 그런 생각이 들면 스스로 깜짝 놀라지. 그런 순간이 있더라.
“연기자는 어떤 역이든 할 수 있어야 한다” 소위 ‘그 분’이 오시는 순간이 아닐까 싶은데, 정말 놀라운 건 최근 , , , KBS 같은 작품에서 다양한 ‘그 분’들을 담아냈다는 거다.
김갑수 :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 그렇기 때문에 역할을 담아내는 것보다 빨리 버리는 게 더 중요하다. 에 가선 을 버리고, 에 가선 를 버리고. 그런데 사극을 동시에 두 개, 세 개씩 하는 건 확실히 어렵다. 변화를 주기 어려우니까. 조선 시대의 인물을 표현한다고 하면 옷도 거의 같고 말투도 비슷하고, 수염 붙인 것도 거의 같지 않나. 그래서 과 을 동시에 하는 건 쉽지 않았다. 그래서 의 강계만 역을 할 땐 눈썹도 좀 더 위로 세우고 그랬는데, 그래도 어려웠다. 그럴수록 최대한 빨리 그 인물에서 빨리 빠져나와야지.
분명 말처럼 쉬운 건 아닐 텐데.
김갑수 : 훈련을 해야지. 연기자란 훈련을 통해서 그런 걸 하는 거다. 훈련이 되어 있다면 대본에 나와 있는 대로 가면 된다. 어떻게 하면 될지 그 안에 다 있다. 나는 연기를 하면서 감독에게 감정을 잡을 테니 기다려달라고 할 때가 거의 없다. 물론 본인 아닌 다른 인물을 연기해야 하기 때문에 감정을 만들어야 하는 건 사실이지만 그걸 어느 하나로 정해서 만드는 건 아니라고 본다. 대본에 나온 어떤 감정 상태가 그대로 나오면 좋지만 그게 안 되면 그냥 다른 감정으로 대체하면 되는 거지. 슬픔의 표현이 가지가지인 것처럼 글로 표현된 감정이 모두 동일하게 나오는 건 아니지 않나.
혹시 ‘갑수좌’, ‘갑본좌’라는 자신의 별명을 알고 있나.
김갑수 : 알고는 있다. 허허.
말하자면 연기의 본좌라는 건데, 그런 것이 결국 훈련을 통해 만들어졌다고 보면 될까.
김갑수 : 어려서부터 연기를 배우며 나름대로의 경험들을 했는데 재능이라는 건 한계가 있다. 연기란 건 그 캐릭터가 살아온 삶, 그동안 생각한 것들을 아우르는 작업이기 때문에 재능만으로는 할 수 없다. 내가 처음 연기를 배울 때, 배우는 시인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고 들었다. 지금 저 바깥을 보더라도 그냥 보는 게 아니라 그 안의 의미를 찾고 세밀하게 관찰하라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일 수도 있고. 나는 그렇게 배웠다.
결국 그것은 삶의 연륜과 비례하는 과정일 텐데, 그렇다면 나이를 먹을수록 연기가 늘어야 하는 걸까.
김갑수 : 나이를 먹을수록 연기를 더 잘해야 하고 더 좋아져야 한다. 그게 맞다. 그런데 그러지 못한 경우가 있다. 지금 젊은 연기자들에게 말하고 싶은 건 현재에 안주하면 안 된다는 거다. 새로운 역할에 대한 도전을 하고 수많은 역할을 해야 연기가 는다. 젊은 연기자들에게 아쉬운 건 자기가 잘하는 것만 하려고 한다. 하지만 연기자는 어떤 역이든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연기지. 자기가 잘하는 것만 하면 어떻게 평생 연기를 하나.
“막상 그렇게 힘들다가도 슛만 들어가면 재밌다” 어쩌면 평생 연기를 하겠다는 생각이 없어서일 수도 있겠다.
김갑수 : 만약 그렇다면 거기에 대해선 내가 뭐라 강요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다만 젊은 배우들이 다양한 걸 도전하며 나이를 먹어가야 외국처럼 나이 든 배우가 액션도 하고 멜로도 하는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우리 세대는 조금 늦지 않았나 싶고.
늦은 것 같다고 했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나 과거 KBS 의 경우 중년 로맨스의 새 영역을 열었다.
김갑수 : 그런 걸 해내고 싶지만 기회가 잘 주어지진 않는다. 이건 작가나 연출가와 함께 하는 공동작업인 거고, 그들이 원해야 하는 거니까. 나 혼자 하겠다고 할 수 있는 건 아니지.
그런 면에서 선배인 이순재 선생님의 시트콤 도전 같은 건 굉장히 특별한 케이스다. 혹 스스로도 그런 장르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은 없나.
김갑수 : 기회가 되면 해보고 싶다. 잘할 거 같다. 허허허허. 그런 거 좋아한다. 코믹한 거. 지금 보면 알겠지만 구라도 잘 풀고. 허허허허. 그런데 이상하게 토크쇼는 못 나가겠다. 이상하데. 연기를 하라고 하면 하겠는데 그런 곳에 나가서 재밌는 얘기를 하라고 하면 못하겠다. 재미가 없다. 사람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줘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지고 말을 해야 한다는 것이.
그 말을 수십 년 동안 해온 연기는 아직도 재미있어 하는 거라 받아들여도 될까.
김갑수 : 재밌지. 물론 힘들 때도 있지. 밤샘하고 그러면 지겹고. 그런데 막상 그렇게 힘들다가도 슛만 들어가면 재밌다.
글. 위근우 eight@
사진. 이진혁 eleven@
편집. 이지혜 seven@
김갑수 : 그건 그 모든 걸 이해할 수 있는 연륜이 쌓여야 가능한 거니까. 구대성의 경우 자기가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선 명철하고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사람이지만 인간적으로는 따뜻하고 포용력이 강한 인물이다. 그래서 강숙에게 푹 빠지는 게 멜로에서 드러난 거지. 그런데 이런 멜로에서 가장 중요한 건 호흡이다. 이번에는 이미숙 씨와 호흡이 잘 맞아서 멜로가 잘 나왔다. 호흡만 잘 맞으면 별로 어려울 게 없다.
“지금도 멜로를 할 수 있는데 왜 안 시켜주나” 말 그대로 연륜의 문제인데, 그 부분에서 반대로 지금도 영화 같은 작품을 할 수 있을지가 더 궁금하다.
김갑수 : 나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제일 부러운 게 외국 배우들이다. 50, 60 먹고도 그 나이에 멜로 하지 않나. 그게 얼마나 멋있는지 모르겠다. 물론 젊었을 때의 열정적 사랑과 중년 이후의 사랑은 느낌이 좀 다르지만 충분히 그 때의 느낌도 연기할 수 있다. 나는 지금도 멜로를 할 수 있는데 왜 안 시켜주나. 허허허.
그럼 다시 그 때처럼 치명적 사랑을 연기하고 싶은 마음이 있나.
김갑수 : 그런데 이미 배우로서 같은 작품을 해봤으니까. 그보다는 좀 일반적이면서 새로운 걸 해 보고 싶다. 이번 처럼 얼마든지 새로운 느낌으로 중년의 사랑을 보여줄 수 있지 않나.
사실 그 전에 드라마에서 보던 중년의 사랑이란 불륜 아니면 그냥 정으로 사는 거였다.
김갑수 : 불륜이 대부분이지. 나는 그건 싫다. 표현 못할 거 같다. 연기적으로도 재미가 없고, 세대 차이를 극복하고 누구를 만나는 게 쉬울 것 같지도 않고. 이해하기 어려우니 연기로 표현하기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KBS 에선 남자와의 사랑까지 보여줬다. 불륜 역할 이상으로 이해하기 어려웠을 텐데.
김갑수 : 충격적이었지.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남자와 남자의 사랑 이야기를 전면적으로 내세운 건 거의 최초였던 걸로 기억한다. 이걸 어떡하려고 하나 싶었다. 나나 (주)진모나 여태 이성을 사랑하며 살아왔던 사람들인데, 내가 진모를 보면서 사랑을 느껴야 하는 거 아닌가. 걔의 등판을 보면서. 허허허. 이런 사람들에 대해서 공감하는 것까진 가능하겠지만 그걸 내가 직접 느끼고 표현하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아내나 다른 사람들과의 장면은 별로 어려울 게 없었는데 진모하고만 카메라에 서면 숨이 막히는 거다. 정말 어려웠다. 또 우리 둘 신만 있는 건 아니니 빨리 끝내야 하고. 허허. 힘들었다. 그런 것들을 표민수 감독과 노력하며 극복해 만든 작품이다.
혹, 표민수 감독도 선생님밖에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꼬드긴 건가. (웃음)
김갑수 : 그 당시에는 좋은 작품을 같이 해보자고 했다. 어려운 역할을 준 거지. 진모 같은 경우에는 처음부터 동성애를 가지고 있던 캐릭터니 조금 더 나았겠지만 나는 이성애자로 마흔 넘도록 살아오고 가족도 가지고 있는데 어느 순간 동성애를 느끼게 되는 사람 아닌가. 그러니 더 어려었던 거 같다. 단순한 동작 안에서도 어떤 설렘을 표현해야 하니까. 그리고 키스신은 정말… 어휴…
정말 화제가 됐었다.
김갑수 : 촬영 막바지 즈음에는 진짜 내게도 남자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나 싶었다. 그런 생각이 들면 스스로 깜짝 놀라지. 그런 순간이 있더라.
“연기자는 어떤 역이든 할 수 있어야 한다” 소위 ‘그 분’이 오시는 순간이 아닐까 싶은데, 정말 놀라운 건 최근 , , , KBS 같은 작품에서 다양한 ‘그 분’들을 담아냈다는 거다.
김갑수 :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 그렇기 때문에 역할을 담아내는 것보다 빨리 버리는 게 더 중요하다. 에 가선 을 버리고, 에 가선 를 버리고. 그런데 사극을 동시에 두 개, 세 개씩 하는 건 확실히 어렵다. 변화를 주기 어려우니까. 조선 시대의 인물을 표현한다고 하면 옷도 거의 같고 말투도 비슷하고, 수염 붙인 것도 거의 같지 않나. 그래서 과 을 동시에 하는 건 쉽지 않았다. 그래서 의 강계만 역을 할 땐 눈썹도 좀 더 위로 세우고 그랬는데, 그래도 어려웠다. 그럴수록 최대한 빨리 그 인물에서 빨리 빠져나와야지.
분명 말처럼 쉬운 건 아닐 텐데.
김갑수 : 훈련을 해야지. 연기자란 훈련을 통해서 그런 걸 하는 거다. 훈련이 되어 있다면 대본에 나와 있는 대로 가면 된다. 어떻게 하면 될지 그 안에 다 있다. 나는 연기를 하면서 감독에게 감정을 잡을 테니 기다려달라고 할 때가 거의 없다. 물론 본인 아닌 다른 인물을 연기해야 하기 때문에 감정을 만들어야 하는 건 사실이지만 그걸 어느 하나로 정해서 만드는 건 아니라고 본다. 대본에 나온 어떤 감정 상태가 그대로 나오면 좋지만 그게 안 되면 그냥 다른 감정으로 대체하면 되는 거지. 슬픔의 표현이 가지가지인 것처럼 글로 표현된 감정이 모두 동일하게 나오는 건 아니지 않나.
혹시 ‘갑수좌’, ‘갑본좌’라는 자신의 별명을 알고 있나.
김갑수 : 알고는 있다. 허허.
말하자면 연기의 본좌라는 건데, 그런 것이 결국 훈련을 통해 만들어졌다고 보면 될까.
김갑수 : 어려서부터 연기를 배우며 나름대로의 경험들을 했는데 재능이라는 건 한계가 있다. 연기란 건 그 캐릭터가 살아온 삶, 그동안 생각한 것들을 아우르는 작업이기 때문에 재능만으로는 할 수 없다. 내가 처음 연기를 배울 때, 배우는 시인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고 들었다. 지금 저 바깥을 보더라도 그냥 보는 게 아니라 그 안의 의미를 찾고 세밀하게 관찰하라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일 수도 있고. 나는 그렇게 배웠다.
결국 그것은 삶의 연륜과 비례하는 과정일 텐데, 그렇다면 나이를 먹을수록 연기가 늘어야 하는 걸까.
김갑수 : 나이를 먹을수록 연기를 더 잘해야 하고 더 좋아져야 한다. 그게 맞다. 그런데 그러지 못한 경우가 있다. 지금 젊은 연기자들에게 말하고 싶은 건 현재에 안주하면 안 된다는 거다. 새로운 역할에 대한 도전을 하고 수많은 역할을 해야 연기가 는다. 젊은 연기자들에게 아쉬운 건 자기가 잘하는 것만 하려고 한다. 하지만 연기자는 어떤 역이든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연기지. 자기가 잘하는 것만 하면 어떻게 평생 연기를 하나.
“막상 그렇게 힘들다가도 슛만 들어가면 재밌다” 어쩌면 평생 연기를 하겠다는 생각이 없어서일 수도 있겠다.
김갑수 : 만약 그렇다면 거기에 대해선 내가 뭐라 강요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다만 젊은 배우들이 다양한 걸 도전하며 나이를 먹어가야 외국처럼 나이 든 배우가 액션도 하고 멜로도 하는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우리 세대는 조금 늦지 않았나 싶고.
늦은 것 같다고 했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나 과거 KBS 의 경우 중년 로맨스의 새 영역을 열었다.
김갑수 : 그런 걸 해내고 싶지만 기회가 잘 주어지진 않는다. 이건 작가나 연출가와 함께 하는 공동작업인 거고, 그들이 원해야 하는 거니까. 나 혼자 하겠다고 할 수 있는 건 아니지.
그런 면에서 선배인 이순재 선생님의 시트콤 도전 같은 건 굉장히 특별한 케이스다. 혹 스스로도 그런 장르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은 없나.
김갑수 : 기회가 되면 해보고 싶다. 잘할 거 같다. 허허허허. 그런 거 좋아한다. 코믹한 거. 지금 보면 알겠지만 구라도 잘 풀고. 허허허허. 그런데 이상하게 토크쇼는 못 나가겠다. 이상하데. 연기를 하라고 하면 하겠는데 그런 곳에 나가서 재밌는 얘기를 하라고 하면 못하겠다. 재미가 없다. 사람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줘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지고 말을 해야 한다는 것이.
그 말을 수십 년 동안 해온 연기는 아직도 재미있어 하는 거라 받아들여도 될까.
김갑수 : 재밌지. 물론 힘들 때도 있지. 밤샘하고 그러면 지겹고. 그런데 막상 그렇게 힘들다가도 슛만 들어가면 재밌다.
글. 위근우 eight@
사진. 이진혁 eleven@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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