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대결>, 웃음을 증발시켜 버린 상상력
, 웃음을 증발시켜 버린 상상력" /> 목 KBS2 오후 8시 50분
예능과 교양의 경계선을 질주하는 은 근원적인 의문을 품게 한다. 실험을 통해 상상을 실현해본다는 콘셉트인데, 방송에서 보이는 모습은 꿈을 현실화 하는 감동이 아니라 어수선함 그 자체다. ‘자동차가 하늘을 날 수 있을까?’라는 흥미로운 주제는 거창했으나 열기구를 이용해 폐 티코를 하늘에 띄우고, 프로펠러를 단 4륜구동 오토바이와 패어글라이딩을 접목해 하늘을 나는 것은 과연 자동차가 날 수 있을까를 흥미진진하게 연구했다고 보기 힘들다. 창의력 증진 차원의 엉뚱한 상상을 매주 실험하는 데 있어서 예산과 시간 등의 제약은 상상과 현실의 괴리를 너무 크게 만든다. 즉 호기심을 풀어가려면 일단 궁금해야 한다. 허나 그 호기심을 풀어가는 실험이 너무 현실적이고, 조악한 수준이다 보니 그 결과가 궁금하지 않다. 점잖게 말해 유의미한 결과가 애초에 없다. 하늘에 뜨게 하기 위해 자동차의 엔진을 다 떼어놓은 것처럼 방송에 몰입할 수 있는 추진장치가 제거된 셈이다. 한편 은 예능의 집단 MC체제를 따르고 있다. 그러나 준비된 실험에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 하는 MC들은 노홍철 외에는 말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준비하고 행하는 주체 자체가 MC들이 아니다 보니, 버라이어티 선수들을 데려다 놓아도 감탄사 터뜨리는 것 외에는 보릿자루 이상의 역할을 할 수 없다. 그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서 뭔가를 하는 것이 아니고, 제작도 100% 전문가에게 맡기니 과학이 모두를 조용하게 하는 것이다. 상상부터 실험까지 그 어느 곳도 신선하지 않다. 차라리 청소년을 위한 과학 프로그램으로 범위를 좁혔으면 좋겠다. 바퀴만 4개면 자동차인지, 공중에만 뜨면 나는 것인지 나의 호기심은 새롭게 생겨났다.

글. 김교석(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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