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틴틴파이브 이동우는 개그맨으로 이름을 알렸고, 2003년 12월 결혼했다. 신혼의 단꿈에 젖을 무렵, 야맹증 때문에 찾아간 병원에서 그는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희귀병 진단을 받게 된다. 95%의 시력을 잃게 됐고, 앞이 보이지 않는 맹인이 됐다. 갑자기 닥친 절망적인 현실에 이동우는 절망했다. 5년간 사실을 숨겼다. 하지만 그에게는 해야 할 몫이 있었다. 가장으로서, 아빠로서, 남자 이동우는 가족의 사랑으로 다시 일어섰다. ‘가정의 달’인 5월에 해마다 찾아온 MBC 이 돌아왔다. 남은 5%의 시력으로 살아가는 이동우(1회), 시한부 삶을 살아가는 한 엄마(2회), 크리스마스에 버려진 아이(3회), 할머니 밑에서 자라다 부모 곁으로 돌아가게 되는 시골 아이(4회). 가슴 먹먹해지는 사연들은 올해에도 계속된다. 25일 서울 여의도 MBC 방송센터에서 열린 4부작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현기(1, 4회), 김새별(2, 3회) PD와 1부 출연자 이동우 씨와 나눈 이야기를 정리했다.
* 기사에 스포일러가 포함 돼 있습니다.
1부 ‘내게 남은 5%’ 편에 출연하게 된 소감을 말해 달라.
이동우 : 기쁘다. 파업 때문에 사실 이런 시간이 안 올 줄 알았다. (웃음) 꿈에 그리던 시간이 와서 기쁜 마음이다. 예전에는 다큐를 즐겨봤지, 내가 대상이 될지는 몰랐다. 촬영을 시작하기 전에는 두려움이 있었다. 다행히 김현기 PD나 작가진이 나를 많이 배려해줘서 어색하고 불편한 시간은 길지 않았다. 5개월 정도의 촬영기간 동안 정이 많이 들었다. 결과물이 기대된다. 마음은 무겁지만,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 오늘이 끝인 것처럼 절망하는 분들에게 이 희망을 줬으면 좋겠다.
“책임질 수 없는 OK를 하게 될 까봐 굉장히 심사숙고했다”
은 공감 속에서 세상과 인간에 대한 이해를 목표로 한다”" src="https://img.hankyung.com/photo/202001/2010052520395639743_2.jpg" /> 이동우 씨는 연예인이다. 일반인이 출연한 과 다르게 연출하려 했던 점은 어떤 부분이었나.
김현기 PD : 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장 큰 문제가 먹고 사는 것과 인간관계다. 기존 에서는 그런 문제에 한 발 비켜서서 사람들의 순수한 감정이나 평범한 하루 일과를 보내는 사람들을 다뤄왔다. 조금 더 직접적으로 현실 속에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다루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이동우 씨 기사를 보게 됐다. 그래서 만나자고 했는데, 한동안 이동우 씨가 뺐다.(웃음) 만나보니 ‘왜 개그맨을 할까’ 싶을 정도로 사람이 진지했다. 의외의 진지한 모습에 속내 이야기를 할 수 있겠다 싶어서 2주 정도를 더 설득해서 했다. 이동우 씨 상황이 많이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이번 다큐가 태생적 한계는 있겠지만 연예인 이동우와 준실직자 이동우의 혼재된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동우 : PD의 집요함에 대해서 슬쩍 들은 바는 있지만, 이렇게까지 집요할지 몰랐다. (웃음) 대놓고 그러더라. ‘하루 종일 붙어 있을 텐데, 언제 찍을지 모른다.’ 그 말을 들으니 카메라 앞에서 연예인인척 웃기는, 몸에 밴 습성들을 안 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에 다큐 찍는 것을 꺼려한 이유는.
이동우 : 연예인으로 사생활을 낱낱이 공개한 것을 한 적이 없었다. 나로서는 자연스러운 방송이 아니었다. 즐길 수 있는 방송이 아니어서 처음에 부딪혔다. 4~5개월 동안 촬영해야 한다는데 사생활이 노출되고 공개될까 두렵고 걱정됐다. 나 말고 가족도 고민을 많이 했고, 가족의 뜻을 모으는데도 신경을 써야 했다. 프로그램 취지나 의도를 잘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나는 방송을 한 사람이라 PD의 이야기를 캐치할 수 있지만, 가족들은 일반인이라 잘 캐치할 수 있을까. 나 자신이 ‘하고 보니까 아니네요’라고 나중에 말하게 되면 어쩌나. 책임질 수 없는 OK를 하게 될 까봐 굉장히 심사숙고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출연을 결심을 하게 된 이유는.
이동우 : 깊게 생각했다. 우려한 게 사생활 노출이었지만, 은 그런 목적이 아니다. 일상적인 모습들과 메시지를 주는 방송이기 때문에 출연을 결정했다. 나도 절망의 순간이 있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때 나와 같은 모습으로 괴로워 할 사람 많을 것이다. 그런 분들에게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 그것을 내가 할 수 있을까. 나라는 사람을 통해서 할 수 있을까. 생각이 거기까지 가니까 욕심이 났다.
방송인들이 유명인사 다큐가 아닌 주제를 가지고 했다가 악플에 시달리기도 하는 등 후유증도 컸다.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
김현기 PD : 시청자들이 이동우라는 사람을 보고, 느끼게 하는 방법이 유일하다고 생각한다. 결국 이동우의 입과 행동을 통해서 나오는 것이다. 제가 이동우 씨의 본모습을 보고 있다고 생각한 것은 본인이 ‘지난 6년간 생계형 연예인으로 살았다’고 말한 부분이었다. 어떤 연예인도 ‘지금 당장 먹고 살기 위해서’라는 말을 절대 이야기 하지 않는다. 일종의 터부와도 같다. 나한테는 ‘내 통장에 17만원이 입금된 적도 있다’고 거리낌 없이 이야기 한다. 전성기가 지난 연예인이 앨범을 내고, 무대에 올라가기 위해 준비하는 모습은 어떻게 보면 초라하다. 이 사람이 연예인, 장애인이 아닌 직업인 이동우로 보이도록 신경을 썼다.
“평정심 유지하기 힘들 정도로 죽음은 갑작스러웠다”
2부 ‘고마워요. 내 사랑’ 편 가족들은 어떻게 만나게 됐나.
김새별 PD : 보통 병원에 문의하기도 하고, 카페에 글을 올려서 공지하기도 한다. 이번에는 항암치료를 선택하지 않은 가족을 찾다가, 재혼 부부이면서 다른 사연도 많은 안은숙 씨 부부를 선택하게 됐다.
재혼 가정의 특수성에 시한부 인생을 사는 엄마의 이야기는 정말 가슴 아팠다. 이번 작품에서 연출자로서의 고민은 무엇이었나.
김새별 PD : 은 3번째 연출이다. 이번에는 영상도 아름답게 하면서, 칙칙하지 않게, 때로는 절제되게 연출하도록 고민을 많이 했다. 딸의 시점에서 엄마의 투병과 죽음 그리고 새 아빠에 대한 관점을 담아보고 싶었다. 현실적으로 엄마의 생활이 남편과 묶인 것이 많아서 풀어내는데 한계가 많았다. 지금도 그 부분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죽어가는 상황을 카메라로 들인 댄다는 것은 PD로서도 평상심을 유지하기 힘든 부분이다. 죽음을 상품화 한다는 논란이 있을 수도 있다.
김새별 PD : 죽음은 갑작스레 닥친 일이다. 사실 처음에는 너무 안 아픈 분처럼 보여서 화면적인 그림을 걱정했다. 중간에 내리막을 가는 느낌은 있었지만 갑자기 그리 (돌아가시게) 될 줄은 몰랐다. 친척들끼리 모여서 조촐하게 결혼식을 하겠다는 전날, 갑자기 전화를 받고 병원으로 내려갔다. (돌아가시던) 당시에는 나도 평정심 유지하기 힘들었다. 임종 장면을 넣느냐 마느냐에 대해 많이 고민했는데, 두 분이 나눈 사랑의 마무리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어느 날 갑자기 떠났다고 하기에는 허망해 최대한 정제된 화면으로 넣었다.
다큐에서 내레이션은 득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다. 과도한 개입이라는 지적에 대한 생각은.
김새별 PD : 지금까지 한 다큐 가운데서 가장 내레이션을 적게 썼다. 작가에게 미안할 정도로 상황을 이어주는 정도로만 넣었다.
정성후 CP : 우리가 가진 숙제다. 시청자에게 친절해야 한다는 것이 시청자 수준을 낮게 보는 것일 수도 있다. 도 장기적으로는 내레이션 없이도, 만들 수 있는 때가 올 것이다. 오버다 과잉이다 보는 분들도 있다. 숙제인 것 같다.
“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에 대한 공감”
은 공감 속에서 세상과 인간에 대한 이해를 목표로 한다”" src="https://img.hankyung.com/photo/202001/2010052520395639743_3.jpg" /> 3부 ‘크리스마스의 기적’의 성탄이 이야기는 어떻게 연출했나.
김새별 PD : 성탄이라는 아이는 기사를 통해 접한 분들이 많다. 이번은 기존 에 비해 사회문제를 많이 내포하고 있다. 기아, 입양, 미혼모 문제를 다뤘다. 성탄이를 중심으로 지난겨울에 버려진 몇몇 아이를 담았다. 어떤 만남을 통해서 쫓아가게 된다.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고, 다르게 보실 것 같다.
4부 ‘아빠의 집으로’ 편 섭외는 어떻게 했나.
김현기 PD : 일반인을 찍는 에서 다루는 전형적인 아이템은 아니다. 이 학생과 할머니 찾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병이나 죽음 때문이 아닌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이별하게 되는 사람을 찍고 싶었다. 할머니 밑에서 자라다 부모가 아이를 데려가는 집을 찾고 싶었다. 각 시도교육청 공문을 보내고 수소문 끝에 경남 산청에서 한 조손 가정을 찾았다. 처음에 할머니와 손녀가 TV 출연에 난색을 표해서 친해지는데 한 달이 걸렸다.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가서도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게 하는데 석 달이 걸렸다. 이렇게 15번을 반복하면서 찍었다.
이 시청자에게 어떻게 보였으면 하나.
정성후 CP :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에 대한 공감이다. 어떤 대목은 나랑 비슷하고, 어떤 대목은 우리 이웃의 누구와 가장 비슷하다고 느낄 것이다. 인간만이 느낄 수 있는 공감 속에서 서로의 세상과 인간에 대한 이해를 목표로 한다. 꼭 아픈 사람을 해야 되냐는 지적과 상품화라는 비판도 있지만, 가족 간의 사랑을 확인하게 되는 건 누군가가 아플 때다. 그 존재가 없어질 때 느끼게 된다. 도 아픈 사람 이야기에서 벗어나 소재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사람이 태어나고 아파서 죽는 과정은 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사진제공. MBC
글. 원성윤 twelve@
편집. 장경진 three@
* 기사에 스포일러가 포함 돼 있습니다.
1부 ‘내게 남은 5%’ 편에 출연하게 된 소감을 말해 달라.
이동우 : 기쁘다. 파업 때문에 사실 이런 시간이 안 올 줄 알았다. (웃음) 꿈에 그리던 시간이 와서 기쁜 마음이다. 예전에는 다큐를 즐겨봤지, 내가 대상이 될지는 몰랐다. 촬영을 시작하기 전에는 두려움이 있었다. 다행히 김현기 PD나 작가진이 나를 많이 배려해줘서 어색하고 불편한 시간은 길지 않았다. 5개월 정도의 촬영기간 동안 정이 많이 들었다. 결과물이 기대된다. 마음은 무겁지만,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 오늘이 끝인 것처럼 절망하는 분들에게 이 희망을 줬으면 좋겠다.
“책임질 수 없는 OK를 하게 될 까봐 굉장히 심사숙고했다”
은 공감 속에서 세상과 인간에 대한 이해를 목표로 한다”" src="https://img.hankyung.com/photo/202001/2010052520395639743_2.jpg" /> 이동우 씨는 연예인이다. 일반인이 출연한 과 다르게 연출하려 했던 점은 어떤 부분이었나.
김현기 PD : 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장 큰 문제가 먹고 사는 것과 인간관계다. 기존 에서는 그런 문제에 한 발 비켜서서 사람들의 순수한 감정이나 평범한 하루 일과를 보내는 사람들을 다뤄왔다. 조금 더 직접적으로 현실 속에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다루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이동우 씨 기사를 보게 됐다. 그래서 만나자고 했는데, 한동안 이동우 씨가 뺐다.(웃음) 만나보니 ‘왜 개그맨을 할까’ 싶을 정도로 사람이 진지했다. 의외의 진지한 모습에 속내 이야기를 할 수 있겠다 싶어서 2주 정도를 더 설득해서 했다. 이동우 씨 상황이 많이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이번 다큐가 태생적 한계는 있겠지만 연예인 이동우와 준실직자 이동우의 혼재된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동우 : PD의 집요함에 대해서 슬쩍 들은 바는 있지만, 이렇게까지 집요할지 몰랐다. (웃음) 대놓고 그러더라. ‘하루 종일 붙어 있을 텐데, 언제 찍을지 모른다.’ 그 말을 들으니 카메라 앞에서 연예인인척 웃기는, 몸에 밴 습성들을 안 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에 다큐 찍는 것을 꺼려한 이유는.
이동우 : 연예인으로 사생활을 낱낱이 공개한 것을 한 적이 없었다. 나로서는 자연스러운 방송이 아니었다. 즐길 수 있는 방송이 아니어서 처음에 부딪혔다. 4~5개월 동안 촬영해야 한다는데 사생활이 노출되고 공개될까 두렵고 걱정됐다. 나 말고 가족도 고민을 많이 했고, 가족의 뜻을 모으는데도 신경을 써야 했다. 프로그램 취지나 의도를 잘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나는 방송을 한 사람이라 PD의 이야기를 캐치할 수 있지만, 가족들은 일반인이라 잘 캐치할 수 있을까. 나 자신이 ‘하고 보니까 아니네요’라고 나중에 말하게 되면 어쩌나. 책임질 수 없는 OK를 하게 될 까봐 굉장히 심사숙고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출연을 결심을 하게 된 이유는.
이동우 : 깊게 생각했다. 우려한 게 사생활 노출이었지만, 은 그런 목적이 아니다. 일상적인 모습들과 메시지를 주는 방송이기 때문에 출연을 결정했다. 나도 절망의 순간이 있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때 나와 같은 모습으로 괴로워 할 사람 많을 것이다. 그런 분들에게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 그것을 내가 할 수 있을까. 나라는 사람을 통해서 할 수 있을까. 생각이 거기까지 가니까 욕심이 났다.
방송인들이 유명인사 다큐가 아닌 주제를 가지고 했다가 악플에 시달리기도 하는 등 후유증도 컸다.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
김현기 PD : 시청자들이 이동우라는 사람을 보고, 느끼게 하는 방법이 유일하다고 생각한다. 결국 이동우의 입과 행동을 통해서 나오는 것이다. 제가 이동우 씨의 본모습을 보고 있다고 생각한 것은 본인이 ‘지난 6년간 생계형 연예인으로 살았다’고 말한 부분이었다. 어떤 연예인도 ‘지금 당장 먹고 살기 위해서’라는 말을 절대 이야기 하지 않는다. 일종의 터부와도 같다. 나한테는 ‘내 통장에 17만원이 입금된 적도 있다’고 거리낌 없이 이야기 한다. 전성기가 지난 연예인이 앨범을 내고, 무대에 올라가기 위해 준비하는 모습은 어떻게 보면 초라하다. 이 사람이 연예인, 장애인이 아닌 직업인 이동우로 보이도록 신경을 썼다.
“평정심 유지하기 힘들 정도로 죽음은 갑작스러웠다”
2부 ‘고마워요. 내 사랑’ 편 가족들은 어떻게 만나게 됐나.
김새별 PD : 보통 병원에 문의하기도 하고, 카페에 글을 올려서 공지하기도 한다. 이번에는 항암치료를 선택하지 않은 가족을 찾다가, 재혼 부부이면서 다른 사연도 많은 안은숙 씨 부부를 선택하게 됐다.
재혼 가정의 특수성에 시한부 인생을 사는 엄마의 이야기는 정말 가슴 아팠다. 이번 작품에서 연출자로서의 고민은 무엇이었나.
김새별 PD : 은 3번째 연출이다. 이번에는 영상도 아름답게 하면서, 칙칙하지 않게, 때로는 절제되게 연출하도록 고민을 많이 했다. 딸의 시점에서 엄마의 투병과 죽음 그리고 새 아빠에 대한 관점을 담아보고 싶었다. 현실적으로 엄마의 생활이 남편과 묶인 것이 많아서 풀어내는데 한계가 많았다. 지금도 그 부분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죽어가는 상황을 카메라로 들인 댄다는 것은 PD로서도 평상심을 유지하기 힘든 부분이다. 죽음을 상품화 한다는 논란이 있을 수도 있다.
김새별 PD : 죽음은 갑작스레 닥친 일이다. 사실 처음에는 너무 안 아픈 분처럼 보여서 화면적인 그림을 걱정했다. 중간에 내리막을 가는 느낌은 있었지만 갑자기 그리 (돌아가시게) 될 줄은 몰랐다. 친척들끼리 모여서 조촐하게 결혼식을 하겠다는 전날, 갑자기 전화를 받고 병원으로 내려갔다. (돌아가시던) 당시에는 나도 평정심 유지하기 힘들었다. 임종 장면을 넣느냐 마느냐에 대해 많이 고민했는데, 두 분이 나눈 사랑의 마무리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어느 날 갑자기 떠났다고 하기에는 허망해 최대한 정제된 화면으로 넣었다.
다큐에서 내레이션은 득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다. 과도한 개입이라는 지적에 대한 생각은.
김새별 PD : 지금까지 한 다큐 가운데서 가장 내레이션을 적게 썼다. 작가에게 미안할 정도로 상황을 이어주는 정도로만 넣었다.
정성후 CP : 우리가 가진 숙제다. 시청자에게 친절해야 한다는 것이 시청자 수준을 낮게 보는 것일 수도 있다. 도 장기적으로는 내레이션 없이도, 만들 수 있는 때가 올 것이다. 오버다 과잉이다 보는 분들도 있다. 숙제인 것 같다.
“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에 대한 공감”
은 공감 속에서 세상과 인간에 대한 이해를 목표로 한다”" src="https://img.hankyung.com/photo/202001/2010052520395639743_3.jpg" /> 3부 ‘크리스마스의 기적’의 성탄이 이야기는 어떻게 연출했나.
김새별 PD : 성탄이라는 아이는 기사를 통해 접한 분들이 많다. 이번은 기존 에 비해 사회문제를 많이 내포하고 있다. 기아, 입양, 미혼모 문제를 다뤘다. 성탄이를 중심으로 지난겨울에 버려진 몇몇 아이를 담았다. 어떤 만남을 통해서 쫓아가게 된다.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고, 다르게 보실 것 같다.
4부 ‘아빠의 집으로’ 편 섭외는 어떻게 했나.
김현기 PD : 일반인을 찍는 에서 다루는 전형적인 아이템은 아니다. 이 학생과 할머니 찾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병이나 죽음 때문이 아닌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이별하게 되는 사람을 찍고 싶었다. 할머니 밑에서 자라다 부모가 아이를 데려가는 집을 찾고 싶었다. 각 시도교육청 공문을 보내고 수소문 끝에 경남 산청에서 한 조손 가정을 찾았다. 처음에 할머니와 손녀가 TV 출연에 난색을 표해서 친해지는데 한 달이 걸렸다.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가서도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게 하는데 석 달이 걸렸다. 이렇게 15번을 반복하면서 찍었다.
이 시청자에게 어떻게 보였으면 하나.
정성후 CP :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에 대한 공감이다. 어떤 대목은 나랑 비슷하고, 어떤 대목은 우리 이웃의 누구와 가장 비슷하다고 느낄 것이다. 인간만이 느낄 수 있는 공감 속에서 서로의 세상과 인간에 대한 이해를 목표로 한다. 꼭 아픈 사람을 해야 되냐는 지적과 상품화라는 비판도 있지만, 가족 간의 사랑을 확인하게 되는 건 누군가가 아플 때다. 그 존재가 없어질 때 느끼게 된다. 도 아픈 사람 이야기에서 벗어나 소재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사람이 태어나고 아파서 죽는 과정은 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사진제공. MBC
글. 원성윤 twelve@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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