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축구팀 단장하면 안 돼?
내가 이 축구팀 단장하면 안 돼?
와, 작년에 이 인기를 끌더니 이제는 아이돌로 축구팀도 만든다며?
아, MTV 말이구나? 아무래도 올해는 월드컵도 있고, 유럽 챔피언스리그나 프리미어리그 때문에 축구 자체에 대한 관심도 많이 높아졌으니까. 선수들이 만큼 열심히만 해주면 공중파가 아니라 해도 제법 인기가 있지 않을까.

그런데 솔직히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은 몇 없더라.
아무래도 신인들 위주로 짜여서 그렇겠지. 그룹별로 따지면 가장 데뷔가 빠른 게, 2008년 데뷔한 유키스 정도니까. 유키스가 작년 동호의 활약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는 걸 떠올리면 유키스나 엠블랙, 제국의 아이들, 포커즈, 대국남아 모두 활동이 짧은 편이지. 좋게 말하면 젊은 피인 거고, 나쁘게 말하면 아직 대중적 인지도가 부족한 거고.

뭐 지금 팀을 이룬 아이돌들을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내가 좋아하는 샤이니나 빅뱅이 나와 주면 더 좋을 텐데.
그거야 다른 아이돌 팬 심정도 다 같지 않겠어? 자기가 좋아하는 아이돌이 나와야 좋겠지. 나야 축구 잘하는 멤버들로 짜면 더 좋을 거 같고.

맞아! 샤이니의 민호 같은 경우 축구 되게 좋아한다며. 그런 아이돌로 팀을 짜면 어떨까?
섭외를 직접 할 게 아니면 그냥 상상으로나 가능하겠지. 그래도 인기나 인지도로부터 자유롭게 실력만으로 아이돌 축구 선수 베스트 일레븐을 짜보는 건 재밌겠다.
내가 이 축구팀 단장하면 안 돼?
내가 이 축구팀 단장하면 안 돼?
나 그런 거 좋아. 네 생각에 아이돌로 축구대표팀을 만들면 누가 들어가야 할 거 같아?
우선 네가 말했던 샤이니의 민호도 있고, 그 민호와 함께 위닝 일레븐을 즐겼던 비스트의 두준이도 포섭하면 좋겠지. 게임뿐 아니라 실제로 운동 능력도 팀 내 ‘넘사벽’이라고 하고.

그럼 그 둘이 막 골을 넣는 역할을 하면 되겠네?
그렇게 해도 괜찮을 거 같은데… 좀 더 고민을 해보자. 민호가 에서 하는 거 보면 워낙 달리기가 빨라서 스트라이커 역할을 해도 잘할 거 같은데 그보단 중간에서 팀을 조율하는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해주면 좋을 거 같아. 프랑스의 지단이나 브라질의 카카처럼.

그럼 골 못 넣는 거 아니야?
무슨 소리야. 공격형 미드필더는 여차하면 자기가 골을 넣을 수 있을 정도의 테크닉과 빠른 발을 가지고 있어야 해. 다만 민호를 미드필더로 넣은 건, 우선 축구감독의 아들이자 위닝 일레븐의 고수로서 팀 전술에 대한 이해가 뛰어날 거라 생각해서야. 즉, 비어 있는 공격수에게 패스를 찔러주고, 스스로 공간을 창출해내며 공격 전체를 이끌만한 인재인 셈이지. 그리고 같은 이유 때문에 두준이 역시 미드필더로 놓는 게 좋을 거 같아.

잘은 모르지만 멋있는 거 맞지?
물론이지. 바르셀로나 FC나 스페인 국가대표팀을 봐도 알 수 있는 거지만 훌륭한 미드필더로 허리 라인이 튼튼해야 팀이 강해질 수 있거든. 보통 11명 중, 골키퍼 한 명을 빼면 수비라인-미드필더-공격수 이렇게 세 가지로 분류해서 4-3-3, 혹은 4-4-2로 포메이션을 짜는데, 오늘은 4-3-3으로 짜보도록 하자. 어쨌든 미드필드의 세 명 중 두 명은 정해졌으니 한 명은 성실하게 상대방을 마크하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넣어야겠다. 누가 좋을 거 같아? 성실하고 체력 좋은 아이돌 추천 좀 해봐.

음… 성실한 건 아이돌 유나이티드에도 있는 엠블랙의 이준 아닐까? 비의 트레이닝을 모두 견뎌낸다며. 당연히 그걸 다 따라하니 체력도 좋을 거고.
오케이. 그럼 4-3-3 중 가운데의 3은 민호, 두준, 이준으로 정하자. 뭔가 뿌듯한데? 그럼 다음은 공격수. 원 샷 원 킬의 골 결정력을 가지려면 집중력이 필요할 거 같은데 누가 좋을까?
내가 이 축구팀 단장하면 안 돼?
내가 이 축구팀 단장하면 안 돼?
동호! 에서 야구공을 치거나 잡으니까 집중력이 좋지 않을까?
아, 그것도 좋은 생각인데, 같은 이유 때문에 동호는 골키퍼를 시켜야겠다. 아무래도 움직이는 물체를 따라가는 동체 시력이 좋으니까 골키퍼로서는 가장 뛰어난 재능을 가졌다고 할 수 있을 거야.

그럼 공격수는 누구 시켜?
사실 타고난 체격으로 따지면 2PM의 택연이나 찬성이가 위협적일 거 같은데 택연이는 왠지 좀 산만할 거 같고, 찬성이는 스피드에서 좀 불안하네. 음… 공격수치고는 너무 순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닉쿤에게 중앙 공격수를 맡기자. 기본적인 피지컬도 좋고, 무에타이를 한 덕에 킥의 파워도 좋을 테니. 또 상대 수비수도 오래 살 생각이면 닉쿤에게 깊은 태클을 넣진 못하겠지. 그렇게 가운데 닉쿤을 놓고 옆에 양 날개가 될 공격수를 정하면 될 거 같아. 메시처럼 작지만 재빠르고 드리블이 좋은 아이돌이 있으면 좋겠는데.

어차피 그냥 드림팀 짜는 건데 꼭 한국에 있는 사람으로만 짤 필요는 없잖아?
아, 그렇지. 재범이가 있었구나. 빠르고 운동신경 좋고,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몸도 튼튼하니까 딱 좋겠어. 음, 그런 면에서 빅뱅의 태양도 공격수로 넣으면 좋겠다. 작아도 근육 때문에 몸싸움에 쉽게 안 밀릴 거 같고, 점프력을 비롯한 운동능력이 엄청나다고 하니까. 그리고 이런 거 만드는데 빅뱅 한 명 정도는 있어야하지 않겠어?

당연하지! 그럼 이제 공격수는 다 정한 거야?
그래. 4-3-3 중 가운데 3과 맨 앞의 3을 정했으니 이제 수비수 네 명만 고르면 돼. 이건 생각보다 쉬울 거 같은데? 아까 잠깐 얘기 나온 찬성이는 몸싸움에 강할 거 같으니까 수비수로 쓰고, ‘군대스리가’를 경험했던 2AM 창민은 상대방 에이스 전담 마크맨으로 쓰면 될 거 같아. 문제는 수비 뿐 아니라 빠른 공격 역습에도 가담할 수 있는 멤버인데 누가 좋을까? 수비라인부터 공격라인까지 쉬지 않고 뛰어야 하니 체력도 좋고 좀 적극적이어야 돼.

적극적인 건 역시 아이돌 막내들 아닐까? 시키는 대로 잘할 거 같은데?
오늘따라 적극적인 건 너 같은데? 좋은 힌트를 많이 준다? 네 말대로 좀 고분고분한 막내가 좋을 거 같다. 좀 우직하고 에서 엄청난 체력을 보여준 2AM 진운이랑, 역시 형들 말 잘 듣는 것 같은 비스트의 동운이를 쓰면 되겠다.

그럼 이제 다 된 거야?
응. 골키퍼에는 동호, 딥필더(수비)는 찬성, 창민, 진운, 동운, 미드필더는 민호, 두준, 이준, 공격수는 닉쿤, 재범, 태양. 아름답지?

아, 정말 최고. 백지영처럼 나도 이런 팀 단장하고 싶어.
미안하지만 상상으로라도 그 자리는 상사를 위해 네게 줄 수 없어.

글. 위근우 eight@
편집. 장경진 three@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