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KBS 의 종영 이후 2년 2개월만이다. 그 사이 만화나 인터넷 소설을 각색한 드라마들이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았고, 단막극의 부활은 요원해보였다. 그러나 5월 15일 노희경 작가의 ‘빨강 사탕’을 시작으로 단막극은 다시 TV로 돌아왔다. 그리고 앞으로 6개월간 총 24편이 방영될 이 레이스를 가 함께 뛰며 응원할 것이다. 을 이끌어갈 인물들에 대한 차별화된 시선과 현장 기사까지 의 스페셜한 기사는 매주 월요일 홈페이지와 에서 볼 수 있다. /편집자주

KBS <드라마 스페셜> ①│노희경 드라마 다시보기
①│노희경 드라마 다시보기" />KBS (2000년)
극본 노희경. 연출 표민수. 출연 배종옥, 이재룡 外
가끔은 깨물어서 더 아픈 손가락이 있다. KBS 은 마니아 드라마의 시초로 인정받았고, MBC 는 배용준과 김혜수의 이미지로 기억에 남아있다. 하지만 KBS 은 당시 폭발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던 MBC 에 밀려 조용히 시작해 조용히 종영했다. 하지만 은 노희경 작가가 그려낸 ‘금지된 사랑’의 이야기 중 가장 사람의 마음을 어찌할 바 모르게 만들었다. 아내와 남편이 아닌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는 것은 그럴 듯 하게 사는 사장님과 사모님이 아니라 공장 노동자들에게도 찾아오는 것이었고, 그들의 사랑은 육체적인 끌림 이전에 누구에게서도 의지할 데 없는 그들의 마음을 나누는 것이었다. 그러나, 노희경 작가는 두 사람의 사랑을 아름다운 불륜으로 치장하는 대신 그들 주변의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모두가 사랑하고 싶어 하지만, 모두가 사랑할 수 없다. 담담하게 이야기를 끌고 가면서도 차마 마지막 회의 결말을 보기 힘들게 만들만큼 모두의 입장을 이해하게 만드는 노희경 작가의 능력이 빛난다.
KBS <드라마 스페셜> ①│노희경 드라마 다시보기
①│노희경 드라마 다시보기" />KBS (2004년)
극본 노희경. 연출 김철규. 출연 고두심, 배종옥, 주현 外
노희경 작가에 대한 오해 한 가지. 그는 마니아도 있는 작가지, 마니아만 있는 작가는 아니다. SBS , KBS 등 그의 가족 드라마는 대중성과 작품성 양쪽을 만족시켰다. 특히 는 노희경 작가의 작품 중 가장 많이 회자되는 걸작 중 하나다. 그는 어머니의 사랑에 대해 말하지만, 모성의 절대적인 아름다움을 강조하지는 않는다. 대신 는 무책임한 아버지로 흔들린 가족 안에서, 각자의 고민을 가진 채 살아온 자식들의 삶을 보여준다. 에서 모성은, 그 자식들을 껴안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서 전쟁을 치르던 자식들이 어느 한 순간 뒤돌아보게 만드는 것이다. 세상은 우리에게 싸우라 말하고, 어머니는 모두를 사랑하라 말한다. 그 때 우리는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가.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이 드라마가 방영되는 동안 지인들이 어머니에게 전화를 거는 일이 많아졌다고 한다.
KBS <드라마 스페셜> ①│노희경 드라마 다시보기
①│노희경 드라마 다시보기" />KBS (2006년)
극본 노희경. 연출 기민수, 황인혁. 출연 천정명, 윤소이, 김남길 外
이후, 노희경 작가는 미국 드라마를 즐겨 보고, 다양한 인문서적을 읽었다. KBS 는 노희경 작가의 이런 경험들이 그의 세계와 만나 새로운 진화를 보여준 작품이었다. 특정 주인공 없이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가 얽혀 들어가 하나의 세상을 만들어나가는 방식도 새로웠지만, 그 방식을 통해 노희경 작가가 그리는 한국 현대 사회의 풍경은 전작들의 범위를 뛰어넘은 것이었다. 가난이 죄를 만들고, 죄가 비밀과 거짓말을 낳으며, 그것이 사람을 타인으로부터 소외시킨다. 숨차게 달려오며 위태로운 삶의 기반에 선 그들은 무엇으로 평온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현재의 한국 사회에 대한 문제를 가장 인간적인 방식으로 해결하려 했던 노희경 작가의 ‘시즌 2’같은 작품.

글. 강명석 two@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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