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지금 연애해.” 남자는 분명 고백했다. 물론 청소기 소리에 묻혀 부인은 듣지 못했지만. 15년 만에 스크린에서 만나는 영화 은 여전히 ‘지독하게’ 아름답다. 번개탄으로 몸을 녹이고, 닭백숙을 먹으며 키스하는 이 남녀는 남들이 보기에 불륜일 지라도 이 세상 누구보다 성실하게 사랑한다. 의 상영이 끝나고 환호성을 지르는 관객들 앞에 나타난 이명세 감독은 “정말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기름 묻은 입으로도 키스 할 수 있는 것”이라며 봄날같이 짧지만 강렬한 사랑에 빠진 연인들을 변호한다. 부터 까지 8편의 전작을 들고 제 12회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은 이명세 감독은 아마도 이 도시에서 가장 바쁜 사람 중 하나 일 것이다. 매일 관객들을 만나는 일부터 시작해 각종 인터뷰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차기작 역시 “이제 막 안개 속을 벗어나 형체가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의 윤제균 감독이 제작하고 설경구가 주연을 맡게 되는 는 쉽게 설명해 “한국판 007”이다. “를 좋아했던, 잃어버린 남성관객들을 다시 찾겠다”고 포부를 밝히는 그에게서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이 느껴진다. 이명세 감독에게 영화란 자신이 꾸는 꿈속으로 우리를 부르는 초대장이었다. 아직 들어가 보지 않았지만 두 손에 쥐어진 ‘미스터 K’라는 이름만으로도 가슴이 뛴다. 관객과 감독 사이, 역시 이 ‘지독한 사랑’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다.
글. 전주=백은하 기자 one@
사진. 전주=이진혁 el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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