ㄸㅘㅎ2010년 동계 올림픽에서 빙상종목 해설을 맡은 제갈성렬 스피드스케이팅 감독은 냉철하게 상황을 분석하기보다는 선수들에게 감정을 이입하는 스타일이었다. 당시 그의 방식은 논란의 대상이 되었으나, 격정과 놀라움을 찬찬히 풀어내지 못하고 다급하게 “ㄸㅘㅎ!”이라고 외쳤던 그의 심정은 후에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다. 이후 개그맨 최효종은 KBS 의 ‘봉숭아 학당’에서 심리술사를 연기하며 ‘ㄸㅘㅎ’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 넣었다. 멜빵바지를 입은 소개팅남의 복장이 기대 이하로 난감한 디테일을 갖추고 있을 때, 최효종은 “겉에 벨트를 딱! 버클이 이만한 게 따악! 자세히 보니 독수리가 ㄸㅘㅎ!”이라고 표현한다. 구구절절한 설명보다 그의 ‘ㄸㅘㅎ’을 이용한 방식은 주목도 면에서 높은 효율을 자랑한다.
1. 충격과 공포를 아우르는 감탄사
2. 참말로 정말 너무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그죠?
‘ㄸㅘㅎ’이 이러한 임팩트를 가질 수 있는 것은 설단파열음인 쌍디귿이 만들어내는 된소리 때문이다. 여기에 종성 ‘ㅎ’이 사실상 ‘ㄷ’으로 발음되며 설단이 잇몸 뒤쪽에 밀착한 채 음절을 완성하는 탓에 ‘ㄸㅘㅎ’의 발음은 완결성을 가진다. 문장 속에 섞여 들어갔을 때, ‘ㄸㅘㅎ’이 단어의 흐름을 방해하며 그 자체로 일종의 충격을 유도해 내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그러니 팬들을 혼돈의 카오스로 밀어 넣는 운명의 데스티니에 관한 놀라운 뉴스를 전할 때, 보다 효과적인 방식을 찾는다면 ‘ㄸㅘㅎ’의 활용을 추천한다. 서태지가 결혼을 ㄸㅘㅎ! 그런데 이미 이혼을 ㄸㅘㅎ! 게다가 그 상대가 이지아라고 ㄸㅘㅎ! 이 소식을 정우성에게 ㄸㅘㅎ!
용례
* ㄸㅘㅎ! 이게 뭐야! 나 혈압 높은 거 몰라?
* 허허허허! 여러분, 이게 바로 상업니다. ㄸㅘㅎ! 상어!
* 교생 선생님과 부딪혔는데 물컵을 ㄸㅘㅎ! 선생님 셔츠에 따악! 6반에서도 같은 일이 ㄸㅘㅎ!
* ㄸㅘㅎ!!!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ㄸㅘㅎ! 자다가 하이킥을 ㄸㅘㅎ!
글. 윤희성 nine@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