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의 재미에 대한 확신은 어떻게 생긴 건가.
나영석 PD : 이건 연출자로서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인데, 오히려 앞서나가는 건 시청자들이다. 우리는 실패하면 손해를 입기 때문에 무엇이 좋을지 판단이 늦지만, 그분들은 재미있으면 그만, 재미없으면 안 보면 되기 때문에 가감 없이 빠른 판단이 가능하다. 프로그램이 재미있을 때도 없을 때도 있지만 아직 봐줄 용의가 있다고 판단할 정도의 수치가 나오니까 나는 시청자들이 내가 하는 일을 허락해준다고 생각하고 계속 그런 실험을 해보는 거지. 조금 더 멀리 가고, 조금 더 새로운.
하지만 그 스토리가 어떻게 진행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정서적인 요소, 여행과 사람끼리의 관계라는 부분을 더 깊이 고민하게 될 것 같다.
나영석 PD : 이번 외국인 근로자 특집 같은 경우에는 회의를 할 때 이런 얘기를 하는 거다. 내가 외국인과 여행을 간다면 어떡해야 할까. 그러려면 친해져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한 명씩 자기 파트너를 데리고 경포대로 오라고 한 거다. 부담스러워하기도 하지만 그렇게 두 세 시간 지나면 어쨌든 다른 멤버의 파트너보다는 더 동질감을 느끼게 된다. 그게 스토리의 발전이다.
“아무도 모르는 즐거움, 영업 비밀 같은 것들이 많다” 사실 그 부분은 어떤 면에서는 스태프 없는 여행보다 더 실험적이었다. 예능이라 할 수 있는 건 점심을 건 제로 게임 정도인데 거기에 가기까지의 과정을 순차적으로 보여준다.
나영석 PD : 실험적인데, 재밌는 건 시청자들은 그걸 위화감 없이 본다는 거다. 왜 예능에서 저럴까, 왜 재미없게 길에서 시간을 버릴까, 이러는 분들은 없다. 말하자면 이렇게 가는 게 맞는 건데 이런 방식을 찾고 결정하기까지 3년여가 걸린 거다. 리얼 버라이어티를 한다는 나도. 만약 예전이었으면 그냥 근로자들 불러다 놓고 소개하고 까르끼가 웃기면 그 쪽으로 포인트를 잡아서 방송 분량을 뽑았을 거다.
그건 연출 방식이기도 하지만 함께 여행할 사람을 배려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나영석 PD : 어디 입사해서 제일 싫은 게, 아이스 브레이킹이라고 막 억지스럽게 사람들과 친해지는 시간을 만드는 거다. 강사 와서 다들 앞사람 어깨에 손 얹게 하고 그런 거. 물론 그런 걸 하면 웃음은 나온다. 저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든 상관없이 찍으면. 하지만 내가 싫으면 다른 사람도 싫은 거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가려고 하는 거다. 다만 단점은 시간이 부족하다는 거다. 방송 시간이 한정되어 있어 하나하나 다 살려주기도 힘들고.
기승전결을 살려야 하니 편집 역시 힘들 텐데.
나영석 PD : 예전에는 저녁 복불복 네가 편집해, 잠자리 복불복은 내가 편집할게, 이런 식이었다. 그렇게 아무 말 없이 편집하고 나중에 쭉 붙여서 방송 내도 상관없었다. 그런데 요즘은 편집 회의가 굉장히 복잡해지고 힘들어졌다. 여기서 이런 분위기였으니까 그걸 잘 살려줘, 그러면 내가 여기서 그거랑 연결해서 이걸 살릴게, 그럼 네가 반전을 줘. 이러면서 더욱 힘들어졌다.
분명 연출도 편집도 힘든 과정이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아직 초창기인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장르를 조금씩 개척하는 것에 대한 뿌듯함이 있을 것도 같은데.
나영석 PD : 즐거움은 있다. ‘1박 2일’을 연출하면서도 이건 내가 해봤기 때문에 이런 판단을 하지, 다른 사람 같으면 그렇게 안 할 거라는 생각을 한다. 그런 즐거움이 있는데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힘들다. 아무도 모르는 즐거움이라고 해야 하나? 영업 비밀 같은 것들이 되게 많다. (웃음)
일종의 매뉴얼을 쌓아가는 건가.
나영석 PD : 이게 입문 단계의 장르인 만큼 앞으로도 다양한 방향으로 가지를 뻗을 거다. 지금 ‘1박 2일’을 하고 있지만 나중에 다른 프로그램을 하게 된다면 그렇게 새로 뻗은 장르에서 내가 익힌 걸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든다. 그런 실험을 우리 멤버들을 통해 조금씩 하고 있다. 그 친구들은 모르겠지만. (웃음)
“지난 여름에 친구들과 다녀온 여행을 0.2 정도 더 부풀린 이야기” 사실 카메라 앞에 PD가 나서는 것도 예전에는 볼 수 없던 풍경이다. 단순히 출연하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멤버들에게 제안을 하고 이끄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나영석 PD : 사실 예전에는 그런 협상이 오갈 때 짜증을 냈다. 언젠가부터 어떤 미션에 대해 3분 안에 하라고 하면 너무 짧으니 4분, 5분씩 달라고 하는 거다. 사실 그 3분이란 시간은 제작진이 많이 시뮬레이션 해보고 방송의 재미를 뽑을 수 있는 간당간당한 시간이다. 그런데 우리 마음은 모르고 이겨서 밥 먹을 생각만 하니까 짜증이 났지. 하지만 어떤 면에서 이건 그 친구들에게 그만큼 리얼한 상황인 거다. 배가 고파서 일종의 진정성을 가지고 임하는 거지. 이 때 카메라를 끄고 이러이러하고 좀 굶었을 때 재밌으니 그냥 하자고 해도 이해하겠지만 그들의 진정성 있는 반응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나의 반응이 나와도 예능 거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요소를 기획 안에서 활용할 생각을 할 때도 있나.
나영석 PD : 그런 건 전혀 없다. 나는 플레이어가 아니니까. 다만 이런 건 있다. 만약 5분짜리 미션이면 분명히 멤버들이 협상 들어올 테니까 처음에는 3분짜리라고 지른다. 안 그러고 배려해서 처음부터 5분을 제시하면 6분, 7분 달라고 하니까. (웃음) 그러면 내가 의도했던 것이 방송에 안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아예 처음부터 그렇게 간다.
PD로서 카메라 앞에 서는 건 어떤 느낌인가. 좀 남우세스러워 하는 거 같기도 하던데.
나영석 PD : 부끄럽다. 내 얼굴이 방송용 얼굴도 아니고. 하지만 이제 멤버가 다섯 명 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 이 친구들이 재밌는 상황을 만들어 돌파하기 위해 날 도구로 사용할 때가 있으면 순순히 거기 응해준다. 예를 들어 승기가 내 말투를 흉내내서 내 앞에서 보여주는 것들. 그걸 가지고 내가 창피하니 엮지 말라고 할 수는 없는 거지. 만약 새 멤버가 들어가고 거기에 포커스가 맞춰지면 그런 부분은 없어지지 않을까.
사실 그 부분을 많은 시청자들이 궁금해 하고 있다. 새 멤버는 어떤 사람이면 좋겠나. 또 언제 투입되면 좋겠나.
나영석 PD : 빨리 넣어야 된다. (웃음) 사실 솔직히 말하면 접촉한 쪽도 몇 명 있고 만나본 사람도 있었는데 사람이 우선 재미도 있어야겠지만 얼굴에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1박 2일’은 자기를 관리하려고 하면 오히려 관리가 안 되는 프로그램이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모든 걸 던져야 새로 들어오는 분도 가져갈 게 있는 거고, 우리도 가져갈 게 있어서 서로 즐거워진다. 그런 분을 찾고 있다. 그런데 이게 쉽지가 않다.
과거 김C나 이승기를 뽑을 때보다 힘들겠다.
나영석 PD : 그 때는 아무나 넣어도 뭐라는 사람이 없었으니까. 크게 관심도 없었고. 그런데 지금은 예전보다 관심도 많아지고 팬덤 아닌 팬덤도 생겼다. 지금 멤버에 대해 감정이입하는 분들은 새로 들어오는 분에 대해 마냥 좋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만큼 결정하는 것도 더 어려워지고, 실험할 것도 많아졌다. 그럼에도 ‘1박 2일’이 잃지 않았으면 하는 방향 같은 게 있나.
나영석 PD : 크게는 없다. 다만 이런 게 있다. 요즘 택시기사님들이 나를 되게 많이 알아본다. 4, 50대 남성분들? 그분들이 너무 재밌게 보고 있다고 인사하신다. 앞으로도 그런 프로그램이 되면 좋겠다. 가끔 주말에 집에 들어와서, 혹은 손님 없을 때 DMB로 우리 프로그램을 시청하며 보고 싶어 하는 건 뭘까. 이게 너무 재미나 웃음 위주로만 가도 안 되고 너무 감동에만 천착해도 교조적이 되어 시청자를 가르치려 들 수 있다. 그분들이 좋아하는 건 부담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일상에 있을 법한 이야기들이다. 내가 지난 여름에 친구들과 다녀온 여행을 0.2 정도 더 부풀린 이야기. 그게 0.5만 되어도 부담스럽고 아예 부풀리지 않으면 재미가 없는데 그 줄타기를 잘하면 좋겠다.
글. 위근우 eight@
사진. 채기원 ten@
편집. 이지혜 seven@
나영석 PD : 이건 연출자로서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인데, 오히려 앞서나가는 건 시청자들이다. 우리는 실패하면 손해를 입기 때문에 무엇이 좋을지 판단이 늦지만, 그분들은 재미있으면 그만, 재미없으면 안 보면 되기 때문에 가감 없이 빠른 판단이 가능하다. 프로그램이 재미있을 때도 없을 때도 있지만 아직 봐줄 용의가 있다고 판단할 정도의 수치가 나오니까 나는 시청자들이 내가 하는 일을 허락해준다고 생각하고 계속 그런 실험을 해보는 거지. 조금 더 멀리 가고, 조금 더 새로운.
하지만 그 스토리가 어떻게 진행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정서적인 요소, 여행과 사람끼리의 관계라는 부분을 더 깊이 고민하게 될 것 같다.
나영석 PD : 이번 외국인 근로자 특집 같은 경우에는 회의를 할 때 이런 얘기를 하는 거다. 내가 외국인과 여행을 간다면 어떡해야 할까. 그러려면 친해져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한 명씩 자기 파트너를 데리고 경포대로 오라고 한 거다. 부담스러워하기도 하지만 그렇게 두 세 시간 지나면 어쨌든 다른 멤버의 파트너보다는 더 동질감을 느끼게 된다. 그게 스토리의 발전이다.
“아무도 모르는 즐거움, 영업 비밀 같은 것들이 많다” 사실 그 부분은 어떤 면에서는 스태프 없는 여행보다 더 실험적이었다. 예능이라 할 수 있는 건 점심을 건 제로 게임 정도인데 거기에 가기까지의 과정을 순차적으로 보여준다.
나영석 PD : 실험적인데, 재밌는 건 시청자들은 그걸 위화감 없이 본다는 거다. 왜 예능에서 저럴까, 왜 재미없게 길에서 시간을 버릴까, 이러는 분들은 없다. 말하자면 이렇게 가는 게 맞는 건데 이런 방식을 찾고 결정하기까지 3년여가 걸린 거다. 리얼 버라이어티를 한다는 나도. 만약 예전이었으면 그냥 근로자들 불러다 놓고 소개하고 까르끼가 웃기면 그 쪽으로 포인트를 잡아서 방송 분량을 뽑았을 거다.
그건 연출 방식이기도 하지만 함께 여행할 사람을 배려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나영석 PD : 어디 입사해서 제일 싫은 게, 아이스 브레이킹이라고 막 억지스럽게 사람들과 친해지는 시간을 만드는 거다. 강사 와서 다들 앞사람 어깨에 손 얹게 하고 그런 거. 물론 그런 걸 하면 웃음은 나온다. 저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든 상관없이 찍으면. 하지만 내가 싫으면 다른 사람도 싫은 거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가려고 하는 거다. 다만 단점은 시간이 부족하다는 거다. 방송 시간이 한정되어 있어 하나하나 다 살려주기도 힘들고.
기승전결을 살려야 하니 편집 역시 힘들 텐데.
나영석 PD : 예전에는 저녁 복불복 네가 편집해, 잠자리 복불복은 내가 편집할게, 이런 식이었다. 그렇게 아무 말 없이 편집하고 나중에 쭉 붙여서 방송 내도 상관없었다. 그런데 요즘은 편집 회의가 굉장히 복잡해지고 힘들어졌다. 여기서 이런 분위기였으니까 그걸 잘 살려줘, 그러면 내가 여기서 그거랑 연결해서 이걸 살릴게, 그럼 네가 반전을 줘. 이러면서 더욱 힘들어졌다.
분명 연출도 편집도 힘든 과정이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아직 초창기인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장르를 조금씩 개척하는 것에 대한 뿌듯함이 있을 것도 같은데.
나영석 PD : 즐거움은 있다. ‘1박 2일’을 연출하면서도 이건 내가 해봤기 때문에 이런 판단을 하지, 다른 사람 같으면 그렇게 안 할 거라는 생각을 한다. 그런 즐거움이 있는데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힘들다. 아무도 모르는 즐거움이라고 해야 하나? 영업 비밀 같은 것들이 되게 많다. (웃음)
일종의 매뉴얼을 쌓아가는 건가.
나영석 PD : 이게 입문 단계의 장르인 만큼 앞으로도 다양한 방향으로 가지를 뻗을 거다. 지금 ‘1박 2일’을 하고 있지만 나중에 다른 프로그램을 하게 된다면 그렇게 새로 뻗은 장르에서 내가 익힌 걸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든다. 그런 실험을 우리 멤버들을 통해 조금씩 하고 있다. 그 친구들은 모르겠지만. (웃음)
“지난 여름에 친구들과 다녀온 여행을 0.2 정도 더 부풀린 이야기” 사실 카메라 앞에 PD가 나서는 것도 예전에는 볼 수 없던 풍경이다. 단순히 출연하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멤버들에게 제안을 하고 이끄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나영석 PD : 사실 예전에는 그런 협상이 오갈 때 짜증을 냈다. 언젠가부터 어떤 미션에 대해 3분 안에 하라고 하면 너무 짧으니 4분, 5분씩 달라고 하는 거다. 사실 그 3분이란 시간은 제작진이 많이 시뮬레이션 해보고 방송의 재미를 뽑을 수 있는 간당간당한 시간이다. 그런데 우리 마음은 모르고 이겨서 밥 먹을 생각만 하니까 짜증이 났지. 하지만 어떤 면에서 이건 그 친구들에게 그만큼 리얼한 상황인 거다. 배가 고파서 일종의 진정성을 가지고 임하는 거지. 이 때 카메라를 끄고 이러이러하고 좀 굶었을 때 재밌으니 그냥 하자고 해도 이해하겠지만 그들의 진정성 있는 반응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나의 반응이 나와도 예능 거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요소를 기획 안에서 활용할 생각을 할 때도 있나.
나영석 PD : 그런 건 전혀 없다. 나는 플레이어가 아니니까. 다만 이런 건 있다. 만약 5분짜리 미션이면 분명히 멤버들이 협상 들어올 테니까 처음에는 3분짜리라고 지른다. 안 그러고 배려해서 처음부터 5분을 제시하면 6분, 7분 달라고 하니까. (웃음) 그러면 내가 의도했던 것이 방송에 안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아예 처음부터 그렇게 간다.
PD로서 카메라 앞에 서는 건 어떤 느낌인가. 좀 남우세스러워 하는 거 같기도 하던데.
나영석 PD : 부끄럽다. 내 얼굴이 방송용 얼굴도 아니고. 하지만 이제 멤버가 다섯 명 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 이 친구들이 재밌는 상황을 만들어 돌파하기 위해 날 도구로 사용할 때가 있으면 순순히 거기 응해준다. 예를 들어 승기가 내 말투를 흉내내서 내 앞에서 보여주는 것들. 그걸 가지고 내가 창피하니 엮지 말라고 할 수는 없는 거지. 만약 새 멤버가 들어가고 거기에 포커스가 맞춰지면 그런 부분은 없어지지 않을까.
사실 그 부분을 많은 시청자들이 궁금해 하고 있다. 새 멤버는 어떤 사람이면 좋겠나. 또 언제 투입되면 좋겠나.
나영석 PD : 빨리 넣어야 된다. (웃음) 사실 솔직히 말하면 접촉한 쪽도 몇 명 있고 만나본 사람도 있었는데 사람이 우선 재미도 있어야겠지만 얼굴에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1박 2일’은 자기를 관리하려고 하면 오히려 관리가 안 되는 프로그램이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모든 걸 던져야 새로 들어오는 분도 가져갈 게 있는 거고, 우리도 가져갈 게 있어서 서로 즐거워진다. 그런 분을 찾고 있다. 그런데 이게 쉽지가 않다.
과거 김C나 이승기를 뽑을 때보다 힘들겠다.
나영석 PD : 그 때는 아무나 넣어도 뭐라는 사람이 없었으니까. 크게 관심도 없었고. 그런데 지금은 예전보다 관심도 많아지고 팬덤 아닌 팬덤도 생겼다. 지금 멤버에 대해 감정이입하는 분들은 새로 들어오는 분에 대해 마냥 좋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만큼 결정하는 것도 더 어려워지고, 실험할 것도 많아졌다. 그럼에도 ‘1박 2일’이 잃지 않았으면 하는 방향 같은 게 있나.
나영석 PD : 크게는 없다. 다만 이런 게 있다. 요즘 택시기사님들이 나를 되게 많이 알아본다. 4, 50대 남성분들? 그분들이 너무 재밌게 보고 있다고 인사하신다. 앞으로도 그런 프로그램이 되면 좋겠다. 가끔 주말에 집에 들어와서, 혹은 손님 없을 때 DMB로 우리 프로그램을 시청하며 보고 싶어 하는 건 뭘까. 이게 너무 재미나 웃음 위주로만 가도 안 되고 너무 감동에만 천착해도 교조적이 되어 시청자를 가르치려 들 수 있다. 그분들이 좋아하는 건 부담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일상에 있을 법한 이야기들이다. 내가 지난 여름에 친구들과 다녀온 여행을 0.2 정도 더 부풀린 이야기. 그게 0.5만 되어도 부담스럽고 아예 부풀리지 않으면 재미가 없는데 그 줄타기를 잘하면 좋겠다.
글. 위근우 eight@
사진. 채기원 ten@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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