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씨 대체 뭐가 문제예요?
개인 씨 대체 뭐가 문제예요?
개인 씨 대체 뭐가 문제예요?
개인 씨 대체 뭐가 문제예요?
그게 그렇더라고요. 주는 거 없이 얄미운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열불 날 짓을 허구한 날 저질러도 밉지 않은 사람이 있더군요. 박개인(손예진) 씨의 경우, 제게는 후자에 해당합니다. 미워해야 마땅하거늘 왠지 밉지가 않거든요. 평소라면 ‘어이쿠, 저런 진상’하며 채널을 돌리고도 남을 일들이 허다하건만 구시렁거리면서도 보게 되니 말이에요. 개인 씨를 배신한 한창렬(김지석) 말마따나 비오는 날 흠뻑 젖어 동네를 돌아다니는 강아지 모양 청승맞아 보여서, 보호본능이 일어나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아니면 , 이 드라마에 ‘진상’이 너무 많이 등장하기 때문일 수도 있어요. 하도 많은 진상들이 도처에서 시간차 공격을 해대다 보니 개인 씨가 벌이는 사건 정도는 ‘그래도 착하잖아’하며 봐주게 되는 것 같다는 얘기에요.

개인 씨도 딱하지만 잘못이 없다고 할 순 없어요
개인 씨 대체 뭐가 문제예요?
개인 씨 대체 뭐가 문제예요?
개인 씨가 가진 것이라면 뭐든 뺏으려드는 친구 김인희(왕지혜)도 그렇고, 꾀려 든다고 애인의 절친에게 홀랑 넘어간 줏대 없는 한창렬도 그렇고, 낄 데 안 낄 데 모르는 김태훈(임슬옹)도 그렇고, 이해 안 가는 인물이 어디 한둘인가요. 만화 에 나오는 일라이자 같은 나혜미(최은서)는 말할 것도 없고요. 전진호(이민호) 소장이 모처럼 데려간 파티에서 철모르는 두 사람이 한판 붙었을 때는 가히 목불인견이더군요. 혜미가 개인 씨 얼굴에 물을 끼얹는 바람에 다행히 제동이 걸렸지, 만약 진도가 계속 나갔으면 어찌 되었을까요. 와인 몇 잔에 술기운이 오른 개인 씨가 또 “아이고 답답해라. 이 사람, 게이라니까요!”라고 소리쳤을 걸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이왕 얘기가 나온 김에 개인 씨한테 물어볼게요. 도대체 왜 또 쓸데없는 얘길 꺼내려 한 겁니까? 술만 들어가면 번번이 실수를 저지르는 거야 그렇다 쳐도 지극히 사적인 남의 비밀을 왜 자꾸 떠벌리는 건데요? 사람은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스스로 깨우치는 것들이 있어요. 태어나 반년 쯤 지나면 기기 시작하고 그러다 돌쯤 되면 걷기 시작하고, 또 그러다 글자를 하나 둘 씩 알기 시작하는 것처럼 누가 굳이 일러주지 않아도 혼자 알아가는 것들이 있다고요. 남의 비밀을 여러 사람 앞에서 떠벌려서는 안 된다는 것도 예닐곱 살만 먹으면 저절로 알게 되는 거거든요. 아마 눈치 빠른 아이는 다섯 살만 되어도 알 걸요. 그런데 왜 나이는 먹을 만치 먹은 어른이 입단속이 안 되는 건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개인 씨가 좋은 사람이라는 건 물론 잘 알죠. 그러나 ‘지나치게 순수해서, 내숭 없고 솔직해서’라는 변명이 통할 것 같나요? 진호 씨가 실제로 성적 소수자였대도 문제고 아니어도 큰 문제지 않습니까?

대체 어디가 잘못 되었길래 그렇게 허술합니까
개인 씨 대체 뭐가 문제예요?
개인 씨 대체 뭐가 문제예요?
개인 씨는 자택 ‘상고재’를 담보 삼아 사채를 썼다는 사실이 아버지께 알려질까 두려워 떨지만 돈 때문에 생긴 문제야 돈으로 해결하면 되는 겁니다. 더 큰 문제는 서른 다 된 처자가 지금처럼 분별없이 남에게 피해나 입히며 살아간다는 사실이거든요. 물가에 내놓은 어린아이처럼 아슬아슬한 딸을 왜 방치해두시는지 아버지께 한번 묻고 싶더군요.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상처가 깊고 커 현실도피를 하셨지 싶은데 그 상처가 설마 엄마 잃은 어린아이만 하겠어요? 그리고 그렇게 아내를 사랑하셨다면 아내가 남긴 마지막 선물도 잘 간수하셨어야죠. 엄마가 없어 겪어야 했던 개인 씨의 어린 시절 가슴 아픈 사연들을 아버님은 통 모르시죠? 유치원 재롱잔치 때 저고리 고름을 맬 줄 몰라 혼자 우두커니 서있을 수밖에 없었다는 얘길 들으니 풀 죽은 어린아이가 그려져 저는 눈물이 나던 걸요.

게다가 피해를 남에게만 입히는 게 아니라 스스로도 상처입고, 망가지고, 아주 난리가 아니더군요. “엄마가 보내준 선물 같아요. 우리 집에 온 거 환영해요“라고 하며 진호 씨에게 안기고 기대는 개인 씨를 보면 기가 막힙니다. 다행히 진호 씨가 나쁜 사람이 아니기 망정이지 누가 맘먹고 속이려 들면 집이고 뭐고 홀랑 다 내주겠던 걸요. 믿었던 친구 원호(봉태규)에게 인감 맡겼다가 돈 잃고, 오갈 데 없는 친구 인희에게 방 내줬다가 남자 친구 뺏기고, 그 다음엔 누구에게 뭘 뺏길지 걱정입니다. 언젠가 들은 얘긴데요 자신감과 자존감이 결여된 사람은 뇌가 줄어들면서 기억력과 학습능력 같은 뇌기능도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개인 씨도 같은 경우가 아닐지 부쩍 의심이 갑니다. 아니라면 도대체 멀쩡한 처자가 왜 그리 허술하겠어요. 그리고 그 상실된 자신감과 자존감을 다시 회복시켜줄 사람은 오직 아버님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부디 아버님이 돌아오시면 지금껏 꾹꾹 눌러 감추어온 속 얘기를 다 털어놓으시길 바랍니다. 어렵고 어색하다며 무작정 피하려고만 들지 말고요. 하기는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할 사람은 개인 씨가 아니라 마음의 빗장을 건 아버님 아닐까요?
개인 씨 대체 뭐가 문제예요?
개인 씨 대체 뭐가 문제예요?
글. 정석희 (칼럼니스트)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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