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의 마지막 뚝심
의 마지막 뚝심" /> 마지막회 SBS 수-목 밤 9시 55분
엄마의 심장은 언제나 아기를 향해 뛴다. 엄마는 이미 세상을 떠나 존재하지 않지만, 다른 사람의 몸속에서 뛰고 있던 심장은 자신이 죽기 전 낳고 떠나간 아기에게 분명하게 반응한다. 그래서 자신에게 심장을 이식해준 사람의 아기를 입양하게 되는 의 마지막 에피소드는, 어떻게 보면 판타지일 수도 있다. 하지만 가 지금까지 수많은 엄마와 아기, 그리고 다양한 이유로 산부인과를 찾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가 결국 ‘생명의 소중함’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이는 납득하기 어려운 이야기라고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 ‘생명’은 단순히 숭고한 모성이나, 작은 핏덩이에게 붙어있는 숨뿐만이 아니라, 한 여자로, 인간으로 살아가야 하는 ‘나 자신’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본인이 산부인과 의사면서도 뜻하지 않게 갖게 된 아이를 버리고자 했었던 서혜영(장서희)은 드라마가 진행되는 동안 자신과 비슷한, 혹은 전혀 다른 상황에 처한 산모들을 보면서 조금씩 변화해 갔고, 자신보다 더 깊이 자신을 사랑해주는 이상식(고주원)을 통해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갔다. 그래서 반지도, 약속도 없이 상식을 기다리기로 결정한 혜영의 마지막 선택은, 자신을 버리지 않으면서 조금씩 성장해 간 사람이 할 법한 것이었다. 는 행복한 결말을 맺기 위해서 지금까지 드라마가 구축해 온 세계를 깨거나 변화시키는 선택을 하지 않았다. 가 여성과 모성이라는 이름에서 자유로운 메디컬 드라마였다고 평가하기는 어렵겠지만, “선택의 과정이 인생이고, 선택의 결과가 운명”이라는 의 기획 의도는 마지막까지 유효했다. 그 뚝심은 확실히 칭찬 받을 만한 것이다.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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