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s <지붕 뚫고 하이킥>" /> KBS2 수-목 밤 9시 55분
지금까지의 는 평가하기 애매했다. 웰메이드한 것 같으면서도 질질 끄는데다가 언년이(이다해)를 위시한 여성상은 B급 공포영화 여주인공 수준으로 답답했다. 그런 여주인공이 연애하면서 끼치는 민폐는 그 정도만으로 회자될 만큼 심각하게 진부했다. 그럼에도 꼭 말미에 등장하는 액션신과 예고편은 예사롭지가 않아 매번 속는 셈치고 떡밥을 덥석 물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이제 떡밥이 양치기 소년이 될 이 시점에 그 지겹던 추노질이 끝나고, 선과 악이 갈렸다. 재밌게도 이야기가 명확해질수록 명분과 감정과 가치가 개인의 욕망 문제로 넘어간다. 모두가 임금인 세상을 살자고 하면서 양반과 상놈이 전복되는 세상을 만들자는 그분(박기웅)의 말씀에 업복이(공형진)는 헷갈려하고, 초복이(민지아)는 다른 세상을 떠나서 지금 양반들에게 복수를 하고 싶어 한다. 이것은 대의를 논하는 송태하(오지호)는 물론, 그 미심쩍은 선비 패거리도 마찬가지다. 언년이의 신분을 알고 괴로워하는 그에게 새로운 세상이란 영광스러웠던 제자리로 돌아가고 싶은 욕망인 것이었다. 그런데 그 욕망이 비교적 명확하고 순수한 천지호(성동일)와 대길이(장혁), 그리고 뒤늦게 깨닫는 송태하가 한 자리에 모였다. 각자 자신의 무대에 있던 등장인물들이 죽어나거나 한 장소로 모여든 것이다. 이제 반 황철웅(이종혁) 세력은 어떻게든 하나로 뭉쳐질 것이다. 나라와 세상을 바꾸진 못해도 ‘선’의 역할을 어떻게라도 할 것이다. 우리는 원터치 끝에 사나이의 우정을 나누기 시작한 대길, 태하가 결성할 다이나믹 듀오라는 또 하나의 떡밥을 물었다.
글 김교석 vs <지붕 뚫고 하이킥>" /> MBC 월-금 오후 7시 45분
현경과 보석이 눈싸움을 하는 장면에서도 인용되었던 채플린의 명언을 다시 한 번 빌려오자면,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의 세계에서 희극과 비극은 구분되지 않고 뒤섞여있고, 그래서 이 시트콤은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느껴지는 그 순간 잔인하게 현실의 비극을 드러낸다. “저 사실은 서울대생이 아니라, 서운대생입니다.” 비록 늦었지만 용기 있었던 정음의 고백은 현경의 분노와 차가운 무시 앞에 갈 길을 잃는다. 과외비를 받지 않고 사죄의 의미로 끝까지 준혁의 공부를 돕겠다는 간절한 부탁마저 현경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지훈과 연애를 한 뒤로 캐릭터의 개성이 덜해지기는 했지만, 정음은 과외를 하면서도 학벌을 속여야 했고, 취업에서 번번이 실패하면서 첫 직장에서는 거의 사기에 가까운 일을 당하기도 한, 보기 드물게 현실적인 면모가 있는 대한민국의 20대 캐릭터였다. 그런 정음을 다시 시작하게 하는 것은 그녀가 얼마나 성실하게 자신의 공부를 책임져 왔는지 알고 있는 수제자 준혁의 믿음이다. 그 믿음 하에서 정음은 창피했던 자신의 학교를 “자랑스러운 서운대”라고 말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눈물 나는 정음의 성장담에 ‘우왕우왕우왕왕왕~’이라는 효과음에 중독 된 보석의 이야기를 더하면, 의 비극이면서 희극인 세계가 된다. 식탁 밑에 숨어 있다가 순재에게 잡힌 뒤 “결국은 이렇게 걸리면서 끝나네”라고 보석이 중얼거리며 마무리되는 착각의 엔딩과, “새로운 시작”을 말하며 둘만의 과외를 새롭게 시작하는 엔딩 장면 모두 이 지금까지 쌓아온 세계에 어울리는 것이었다. 이제 진짜 엔딩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하루에 23분, 그 때까지 은 우리를 얼마나 더 웃기고 울릴 수 있을까.
글 윤이나
지금까지의 는 평가하기 애매했다. 웰메이드한 것 같으면서도 질질 끄는데다가 언년이(이다해)를 위시한 여성상은 B급 공포영화 여주인공 수준으로 답답했다. 그런 여주인공이 연애하면서 끼치는 민폐는 그 정도만으로 회자될 만큼 심각하게 진부했다. 그럼에도 꼭 말미에 등장하는 액션신과 예고편은 예사롭지가 않아 매번 속는 셈치고 떡밥을 덥석 물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이제 떡밥이 양치기 소년이 될 이 시점에 그 지겹던 추노질이 끝나고, 선과 악이 갈렸다. 재밌게도 이야기가 명확해질수록 명분과 감정과 가치가 개인의 욕망 문제로 넘어간다. 모두가 임금인 세상을 살자고 하면서 양반과 상놈이 전복되는 세상을 만들자는 그분(박기웅)의 말씀에 업복이(공형진)는 헷갈려하고, 초복이(민지아)는 다른 세상을 떠나서 지금 양반들에게 복수를 하고 싶어 한다. 이것은 대의를 논하는 송태하(오지호)는 물론, 그 미심쩍은 선비 패거리도 마찬가지다. 언년이의 신분을 알고 괴로워하는 그에게 새로운 세상이란 영광스러웠던 제자리로 돌아가고 싶은 욕망인 것이었다. 그런데 그 욕망이 비교적 명확하고 순수한 천지호(성동일)와 대길이(장혁), 그리고 뒤늦게 깨닫는 송태하가 한 자리에 모였다. 각자 자신의 무대에 있던 등장인물들이 죽어나거나 한 장소로 모여든 것이다. 이제 반 황철웅(이종혁) 세력은 어떻게든 하나로 뭉쳐질 것이다. 나라와 세상을 바꾸진 못해도 ‘선’의 역할을 어떻게라도 할 것이다. 우리는 원터치 끝에 사나이의 우정을 나누기 시작한 대길, 태하가 결성할 다이나믹 듀오라는 또 하나의 떡밥을 물었다.
글 김교석 vs <지붕 뚫고 하이킥>" /> MBC 월-금 오후 7시 45분
현경과 보석이 눈싸움을 하는 장면에서도 인용되었던 채플린의 명언을 다시 한 번 빌려오자면,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의 세계에서 희극과 비극은 구분되지 않고 뒤섞여있고, 그래서 이 시트콤은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느껴지는 그 순간 잔인하게 현실의 비극을 드러낸다. “저 사실은 서울대생이 아니라, 서운대생입니다.” 비록 늦었지만 용기 있었던 정음의 고백은 현경의 분노와 차가운 무시 앞에 갈 길을 잃는다. 과외비를 받지 않고 사죄의 의미로 끝까지 준혁의 공부를 돕겠다는 간절한 부탁마저 현경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지훈과 연애를 한 뒤로 캐릭터의 개성이 덜해지기는 했지만, 정음은 과외를 하면서도 학벌을 속여야 했고, 취업에서 번번이 실패하면서 첫 직장에서는 거의 사기에 가까운 일을 당하기도 한, 보기 드물게 현실적인 면모가 있는 대한민국의 20대 캐릭터였다. 그런 정음을 다시 시작하게 하는 것은 그녀가 얼마나 성실하게 자신의 공부를 책임져 왔는지 알고 있는 수제자 준혁의 믿음이다. 그 믿음 하에서 정음은 창피했던 자신의 학교를 “자랑스러운 서운대”라고 말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눈물 나는 정음의 성장담에 ‘우왕우왕우왕왕왕~’이라는 효과음에 중독 된 보석의 이야기를 더하면, 의 비극이면서 희극인 세계가 된다. 식탁 밑에 숨어 있다가 순재에게 잡힌 뒤 “결국은 이렇게 걸리면서 끝나네”라고 보석이 중얼거리며 마무리되는 착각의 엔딩과, “새로운 시작”을 말하며 둘만의 과외를 새롭게 시작하는 엔딩 장면 모두 이 지금까지 쌓아온 세계에 어울리는 것이었다. 이제 진짜 엔딩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하루에 23분, 그 때까지 은 우리를 얼마나 더 웃기고 울릴 수 있을까.
글 윤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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