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노> vs ‘무릎 팍 도사’
vs ‘무릎 팍 도사’" /> 첫 회 KBS2 수-목 밤 9시 55분
쫓는 자와 쫓기는 자. 는 우선 쫓는 자, 대길(장혁)의 이야기로 시작했다. 대길의 추노패가 도망친 노비들을 잡는 장면으로 시작해, 그 주변부의 인물들을 등장시키되, 극을 끌어가는 중심 이야기는 우선 대길에게만 집중시킴으로서 자칫 산만하게 흘러갈 수 있는 첫 회를 인상적으로 마무리 지었다. 처음에는 인간만도 못한 잔인하고 독한 추노꾼으로 보였던 대길의 캐릭터 위로, 자신이 잡아왔던 도망 노비들을 다시 도망칠 수 있게 돕는 모습이 겹쳐지고, 대길이 추노꾼으로 살게 된 과거사까지 덧입혀지면서 대길은 첫 회 만으로 충분히 드라마를 끌어갈 만 한 입체적인 인물로 모습을 갖추었다. 는 대개의 사극과는 달리, 역사의 줄기를 그 줄거리로 삼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사극의 외피를 쓰고 시대를 초월하는 내용을 담아내는 퓨전 사극도 아니다. 는 일일이 단어에 주석을 달고 양반의 표현에 해석을 달아야 할 만큼 시대적인 고증에 충실하면서도, 그 시대의 역사 속에는 기록되지 않았던 인물들을 되살려내 상상력으로 한 시대를 복원해 내고자 한다. 짧게 출연했지만 묵직한 존재감을 보이는 조연들에게도 각자의 사연을 부여하고, 그 사연들을 충분히 설명하고자 하는 노력이 드러나는 것도 이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첫 회로 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를 것 같다. 의 첫 회는 흘러 나갈 이야기의 밑그림을 그린다기 보다, 이미 완성되어 있는 하나의 큰 그림의 일부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그 조각을 보는 것만으로도 완성된 그림의 규모를 기대하게 만드는 것도 역시 사실이다. 만약 가 이대로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이어나가면서, 그 모두의 이야기가 맞물려 하나의 완벽한 톱니바퀴로 굴러가는 순간을 보게 해준다면, 거기에 더해 지금, 이 순간에 ‘도망친 노비’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메시지까지 전해줄 수 있다면 는 분명히 오래 기억할 만한 드라마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글 윤이나
<추노> vs ‘무릎 팍 도사’
vs ‘무릎 팍 도사’" /> ‘무릎 팍 도사’ MBC 수 밤 11시 5분
호랑이해, 야생 호랑이를 찾아온 첫 번째 손님은 타이거JK였다. 모두가 인정하는 실력을 갖췄으며 아픔을 이겨낸 남자. 그의 힙합 뮤지션이란 직업이나 외모는 거칠어 보이지만 윤미래, 서조단과 예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모습에 최근 호감도가 급상승한 아티스트다. 한국 힙합계의 거물이지만 거만하지 않은 그에게서 여유가 느껴졌다. 그런 타이거JK의 고민은 더 유명해지고 싶다는 것. 이에 걸맞게 그의 첫 번째 이야기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비버리힐즈 고등학교 이전 마이애미 생활을 들려주며 인간 서정권의 모습을 더 보여주었다. 조곤조곤 풀어내는 그의 질곡 많은 인생사. 듣다 보니 김용의 무협지에 등장하는 어느 주인공이 생각난다. 어린 시절 심약하였으나 어떤 일을 계기로 깨달음을 얻고, 자기를 몰아세우듯 단련해 그 분야의 고수가 된다. 그러나 큰 풍파에 떠밀려 어쩔 수 없이 무림을 떠나야 하고, 절치부심 노력해서 다시 중원으로 돌아와 대의를 위해 큰일을 해낸다. 이는 타이거JK의 청년기와 다를 바가 없다. 그가 유명해지고 싶은 이유도 대의를 위해서다. 거기다 가족과 민족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 불의를 못 참는 의협심, 어린 시절의 추억이 사부님이나 아버지 이야기로 점철되어 있다는 점이 더욱 그러하다. (지금도 칠순의 아버지와 T.I나 솔자보이와 같은 최신 힙합을 논한다고 한다) 힙합 신에서의 지위나, 미국에서 그가 개척하고 이룩한 것들, 아이스 큐브에 발끈해 고등학생의 신분으로 힙합 페스티벌에 출전해 큰 호응을 받았다는 전설, 거기다 토끼 같은 자식과 여우같은 마누라 앞에서 꼼짝 못 하는 가장의 모습까지. 우리가 익히 ‘남자’ 혹은 ‘남자라면’이라고 하는 가치를 가장 중요시 여기고 생활화하는 타이거JK는 마초가 어떻게 대중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글 김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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