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vs <아이비백>
vs <아이비백>" /> 첫회 SBS 밤 9시 55분
변두리의 작은 공동체가 있다. 사람들은 긴밀하고, 그래서 더욱 쉽고 잔인하게 상처를 준다. 상처를 받지만 좀처럼 위로는 받으려 하지 않는 남자가 있다. 그에게 어머니는 가장 지독한 가시이자, 그의 전부다. 공동체는 남자에게 친절하지 않고, 그래서 남자는 이 집단의 법칙에 복수를 결심한다. 그때 여주인공이 등장한다. 순백의 영혼을 가진 그녀는 남자의 보호막을 일거에 뚫어내고 그의 심장에 도달한다. 이것은 1회의 요약인 동시에 이경희 작가가 집필한 거의 대부분 드라마의 도입부를 정리한 것이기도 하다. 그만큼 이 드라마의 세계관과 캐릭터들은 낯익다. 자본으로 계급이 나뉘고, 그것이 다시 선과 악을 가르는 기준이 되는 방식이나 운명이 대물림되는 구조 역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장치들이다. 그래서 의 시작은 새로운 이야기에 대한 기대를 심어 주지 못한다. 대신, 이 드라마가 보장 할 수 있는 것은 농도에 관한 것이다. 여자 주인공은 한층 대책 없고, 긍정적인 인물이 되어 보는 이를 저절로 긴장하게 만들고, 남자 주인공은 성인이 되기도 전에 “관심은 없는데, 이상하게 자꾸 니가 눈에 들어오네” 정도의 대사를 읊을 수 있는 옴므파탈이다. 벌써 드라마에는 비극의 징후가 감돌고 있는데, 본격적인 이야기는 10년 세월을 뛰어 넘어 시작할 작정이라고 하니 그 동안의 오해와 사연들은 또 얼마나 쌓일 것인가. 모처럼 빛을 발하는 김수현과 제 몫을 다 해주는 남지현의 연기를 계속 보고 싶은 마음에도 불구하고 는 다음이 궁금한 드라마다. 어떻게 전개되는가보다 얼마나 울릴 수 있을까, 그것이 호기심의 핵심이지만 말이다.
글 윤희성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vs <아이비백>
vs <아이비백>" /> Mnet 밤 11시
은 말 그대로 아이비가 돌아왔다는 것을 선언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냥 오는 것과 돌아오는 것은 다르다. 후자는 이미 있었던 그녀의 것이었던 어떤 지점을 전제한다. 하지만 그것은 과연 어디인가? 그녀의 잘못은 아니었던 불미스러운 사건 때문에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떠났어야 했던 그녀에게 귀환의 장소는 시장 자체인가, 혹은 과거의 영광인가. 2007년 MKMF에 참가하지 못해 받지 못했던 여자가수상 트로피를 2년 만에 돌려받은 어제의 에피소드는 이 프로그램이 지향하는 바를 그대로 보여준다. 이번 MAMA에서 여자가수상을 받는 백지영을 바라보는 아이비의 모습과 2007년 MKMF에서 주인을 찾지 못한 트로피의 모습을 몇 번이나 대조하더니 제작진은 거짓말 탐지기 게임을 통해 그 때 받지 못했던 트로피를 아이비에게 돌려준다. 리얼한 일상보다는 아이비의 리얼한 반응이 중요하다면,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감동을 연출하기 위해 인위적 장치를 했다는 것은 사실 큰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아이비가 돌아올, 혹은 돌아와야 할 그 영광의 자리를 과거 영상의 반복을 통해 인위적으로 재구성한다는 점이다. 그녀는 이만큼 인기가 높았고 그런 그녀가 돌아왔다는 것을 강조할 때, 오히려 국군 위문 무대에서의 열광적 반응으로 용기를 되찾는 아이비의 새 출발의 의미는 퇴색된다. 물론 아이비와 에 대한 무반응에 대해 그녀가 얼마나 대단했던지 항변하는 의도를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바로 그 무반응이 현재 아이비가 돌아온 장소다. 카메라가 꿋꿋하게 그 텅 빈 자리를 채워나가는 과정을 비출 때 우리는 진짜 아이비의 ‘쌩얼’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글 위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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