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이경희 작가와 SBS <발리에서 생긴일>의 최문석 감독. 그리고 한예슬과 고수. 25일 서울 임페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제작발표회를 가진 SBS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는 작품에 참여한 배우들만으로도 드라마의 분위기를 연상할 수 있는 드라마다. 첫사랑이었던 남자와 여자가 세월이 흘러 <미안하다 사랑한다>처럼 열정적으로 사랑하고, 여기에 <발리에서 생긴일>처럼 재벌가의 딸이 포함된 사각관계가 시작된다. 여기에 최문석 감독이 “멜로드라마라는 말 앞에 휴먼이라는 말을 붙여 휴먼 멜로드라마로 불렸으면 좋겠다”고 할 만큼 작품마다 인간의 끈끈한 감정들을 그려내는 이경희 작가의 필력이 더해질 예정이다.
이경희 작가가 그린 재벌가의 4각관계는 어떤 모습일까?
제작발표회에서 공개된 하이라이트 역시 이런 멜로드라마의 감정 선을 강조했다. 부모님 세대부터 관계가 어긋난 한지완(한예슬)과 차강진(고수)의 관계나 어른이 되어 재회한 뒤 박태준(송종호), 이우정(선우선) 등과 4각 관계에 빠진다는 설정은 여느 트렌디 드라마와 비슷하지만, 이경희 작가는 작품 초반 아역인 김수현과 남지현이 등장하는 부분을 통해 두 남녀가 어린 시절 첫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최대한 자세하게 묘사하며 그들의 감정선을 납득시키는데 주력했다. “어떤 직업이나 어떤 내용 보다는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드라마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경희 작가를 설득했다”던 최문석 감독의 말처럼, <크리스마스에는 눈이 올까요?>는 캐릭터나 스토리의 설정 자체 보다는 이야기가 주는 진득한 감정으로 승부할 듯하다. 크리스마스의 눈, 그리고 첫사랑은 이젠 너무 낭만적이기에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과연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는 여전히 이 세상에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 것이라는, 그리고 낭만적인 멜로는 계속 될 수 있다는 믿음을 줄 수 있을까.
SBS는 최근 MBC <선덕여왕>, KBS <아이리스> 등의 대작들로 인해 미니시리즈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경희 작가와 최문식 감독, 한예슬과 고수의 조합은 내놓을 수 있는 거의 최상의 카드. 특히 대작 드라마와 가족 드라마, 혹은 막장 드라마들 사이에서 정통 멜로드라마를 들고 나온 것은 상당한 승부수라 할 수 있다. 첫 방송은 오는 12월 2일 밤 9시 55분.
글. 강명석 (two@10asia.co.kr)
사진. 채기원 (ten@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이경희 작가가 그린 재벌가의 4각관계는 어떤 모습일까?
제작발표회에서 공개된 하이라이트 역시 이런 멜로드라마의 감정 선을 강조했다. 부모님 세대부터 관계가 어긋난 한지완(한예슬)과 차강진(고수)의 관계나 어른이 되어 재회한 뒤 박태준(송종호), 이우정(선우선) 등과 4각 관계에 빠진다는 설정은 여느 트렌디 드라마와 비슷하지만, 이경희 작가는 작품 초반 아역인 김수현과 남지현이 등장하는 부분을 통해 두 남녀가 어린 시절 첫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최대한 자세하게 묘사하며 그들의 감정선을 납득시키는데 주력했다. “어떤 직업이나 어떤 내용 보다는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드라마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경희 작가를 설득했다”던 최문석 감독의 말처럼, <크리스마스에는 눈이 올까요?>는 캐릭터나 스토리의 설정 자체 보다는 이야기가 주는 진득한 감정으로 승부할 듯하다. 크리스마스의 눈, 그리고 첫사랑은 이젠 너무 낭만적이기에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과연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는 여전히 이 세상에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 것이라는, 그리고 낭만적인 멜로는 계속 될 수 있다는 믿음을 줄 수 있을까.
첫 사랑을 위해 10년을 기다린 남자 차강진, 고수관전 포인트
고수는 제작 발표회에서 계속 굳은 표정을 짓고 있는 이유에 대한 질문을 받자 “역할의 특성상 나도 모르게 표정이 굳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에서 고수가 연기하는 차강진은 그렇게 굳은 얼굴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캐릭터. 아버지 없이 자라 언제나 세상과 싸우듯 살았고, 어떤 상황에서든 무조건 이기는 것만 생각했다. 고교시절 만난 지완은 그렇게 살았던 자신을 유일하게 편안하게 해줬던 여성. 자신의 어머니와 지완의 아버지 사이에 있는 깊은 갈등 탓에 처음에는 지완과 가까워질 수 없었지만, 운명과 우연이 섞인 여러 사건을 통해 지완에게 마음을 열게 된다. 그 후 10년 뒤, 지완과 재회하면서 다시 사랑에 빠진다. “캐릭터가 굉장히 철두철미하고 정확한 성격이다. 그 역할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이라이트 영상을 봤는데, 아직은 유한 부분도 있는 것 같아 걱정이다.”
“어떻게 하면 더 예쁘고 사랑스럽게 보일 수 있을까 노력한다” 한지완, 한예슬
이경희 작가의 작품 속 여주인공들은 대게 당차고 씩씩하다.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의 한지완 역시 밝고 씩씩한 것이 매력인 캐릭터. 어린 시절 차강진의 마음을 얻기 위해 저돌적으로 고백도 하고, 슬픈 일이 있어도 남들 앞에서는 밝은 모습을 보여주려는 강한 의지를 가졌다. 그래서 한예슬은 “강인하고 낙천적인 성격을 보여주려고 드라마 초반에는 밝은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예슬은 드라마의 대본이 나오기 전부터 이경희 작가와 최문석 감독의 작품을 하고 싶었고, 시놉시스를 읽은 뒤 “한지완이라는 인물과 사랑에 빠졌다”고 할 만큼 캐릭터에 의욕을 보였다. “빠르고 각박하게 돌아가는 요즘 세상에서 시청자들이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드라마가 됐으면 좋겠다.”
사랑밖에 모르는 재벌가의 딸 이우정, 선우선
재벌가의 딸, 사랑에 빠지면 앞 뒤 가리지 않는 열정, 화려함이 어울리는 얼굴. 이미 MBC <내조의 여왕>에서 이 모든 걸 보여준 선우선이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에 캐스팅된 건 당연한 수순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이우정은 선우선의 말대로 “극단적으로 뜨겁거나 차갑고, 일은 열정적이고 사랑은 순수한” 캐릭터. 그래서 재벌 그룹 총수의 딸임에도 불구하고 집안이 몰락한 박태준과 사랑에 빠지고, 박태준이 떠난 뒤 마음을 닫았던 자신에게 다가온 차강진에게 다시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사치스럽고 예민한 캐릭터라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3kg 정도를 감량했다”는 선우선의 말처럼 ‘재벌 가문의 딸’이라는 캐릭터의 외적인 분위기가 잘 살아나는 것이 중요한 캐릭터이기도 하다. <내조의 여왕>으로 스타덤에 오른 선우선이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로 자신의 자리를 굳힐 수 있을까.
“이 작품 무조건 하자고 매니저를 졸랐다” 박태준, 송종호
송종호는 박태준을 “슬픔이 많은 배역”이라고 소개했다. 박태준의 가족은 IMF로 몰락했고, 신분을 모른 채 사랑에 빠졌던 이우정은 이우정의 집안의 반대로 힘겨운 사랑을 해나가니 슬픔이 많을 수밖에 없을 듯. 송종호는 “대본상으로 화가 나는 부분인데도 웃어야 하는 장면이 많은” 배역이라 대본에 대해 깊게 생각하면서 연기를 해야 했다고. “대본을 처음 보고 울었다. 너무 재밌고, 슬프고, 좋은 대사들이 많았다. 태준이를 연기하는 사람은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지금 너무 행복하게 촬영하고 있다.”
SBS는 최근 MBC <선덕여왕>, KBS <아이리스> 등의 대작들로 인해 미니시리즈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경희 작가와 최문식 감독, 한예슬과 고수의 조합은 내놓을 수 있는 거의 최상의 카드. 특히 대작 드라마와 가족 드라마, 혹은 막장 드라마들 사이에서 정통 멜로드라마를 들고 나온 것은 상당한 승부수라 할 수 있다. 첫 방송은 오는 12월 2일 밤 9시 55분.
글. 강명석 (two@10asia.co.kr)
사진. 채기원 (ten@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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