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왔던 <연극열전>, 죽지도 않고 또 왔네
<연극열전 3>는 12월 1일 <에쿠우스>를 시작으로 14개월동안 진행된다.
올 12월, 대학로에 가면 그동안 주로 TV와 스크린에서 볼 수 있었던 이순재, 조재현, 류덕환, 배종옥, 박철민을 30cm 앞에서 만날 수 있다. 이들은 <연극열전 3>를 통해 공연되는 <너와 함께라면>, <에쿠우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 출연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2004년 대학로와 연극 활성화를 위해 기획된 <연극열전>은 매년 작품성과 흥행성을 고루 갖춘 연극을 관객에게 소개해주고 있다. 특히 4년 만에 부활한 <연극열전 2>에서는 배우 조재현이 총괄 프로그래머를 맡아 더욱더 관객 친화적 페스티벌로 변모하기로 했다. 그 결과 <연극열전 2>에서 공연되었던 <늘근도둑 이야기>, <웃음의 대학>, <민들레 바람되어>는 프로젝트가 끝난 이후에도 앵콜을 이어나가며 <연극열전>의 주목할 만한 성과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지난 10일 대학로에 위치한 동숭아트센터에서는 3회를 맞은 <연극열전>의 라인업이 공개되었다. 이번 <연극열전 3>에는 8편의 연극과 한편의 뮤지컬이 관객들을 기다린다. 특히 올해는 <에쿠우스> 같은 클래식 명작, “30초에 한 번씩 웃기는” 미타니 코우키의 <너와 함께라면>, 노희경 작가의 단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올 12월부터 2011년 1월까지 장장 14개월의 시간동안 진행되는 <연극열전 3>의 작품들을 정리했다. 그 어떤 것도 쉽게 놓칠 수 없는 작품들로 그득하니, 예매는 필수다.



작년에 왔던 &lt;연극열전&gt;, 죽지도 않고 또 왔네
<에쿠우스> (EQUUS)
2009. 12. 1 ~ 2010. 1. 31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
2010. 2. 4 ~ 3. 14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작 : 피터 쉐퍼│연출 : 조재현
마틴 다이사트 : 송승환-조재현│알런 스트랑 : 정태우-류덕환

<연극열전 3>의 시작은 클래식 명작 <에쿠우스>가 연다. <연극열전>의 프로그래머 조재현은 이 작품을 통해 연출가에도 도전한다. <에쿠우스>는 1973년 초연된 피터 쉐퍼의 작품으로 파격적인 소재와 배우들의 전라 연기로 큰 반향을 일으킨 작품이다. 6마리 말의 눈을 쇠꼬챙이로 찌른 열일곱 소년의 실제 범죄를 바탕으로 한 연극으로, 최근 브로드웨이에서 영화 <해리포터>의 다니얼 래드클리프가 소년 알런 역을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09년 <에쿠우스>에서는 역대 알런이었던 송승환과 조재현이 그를 치료하는 마틴 다이사트로 변신하며, 정태우와 류덕환이 알런을 맡아 광기어린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작년에 왔던 &lt;연극열전&gt;, 죽지도 않고 또 왔네
<엄마들의 수다> (Mom`s the word)
2009. 12. 18 ~ 2010. 2. 28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작 : 캐나다 6인│연출 : 김영순
출연 : 정재은, 김민희, 김로사, 염혜란, 이선희

1993년 캐나다 초연 이후 15년간 오스트리아, 영국 등지에서 사랑을 받고 있는 <엄마들의 수다>는 실제 아이를 키우는 캐나다 주부 6명의 리얼한 체험담을 극화했다. 출산과 육아에 대한 솔직한 원작을 바탕으로 한국여성들이 더욱 공감할 수 있도록 각색되어 공연될 예정이다. 일요일 오전 캐리와 친구들이 만나듯, 토요일 오전 캐나다에서는 6명의 아줌마들이 모여 걸쭉한 수다를 풀어낸다. 기존 많은 작품들에서 소비된 ‘어머니’가 눈물을 쏙 빼게 만드는 희생의 아이콘이었다면 <엄마들의 수다> 속 ‘엄마’는 한 인간이자 여자로서의 삶을 리얼하게 보여준다. <엄마들의 수다>는 이번 <연극열전 3>를 통해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품이다.




<오빠가 돌아왔다>
2010. 3. 5 ~ 5. 23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원작 : 김영하│각색 및 연출 : 고선웅

최근 소설가 김영하의 작품이 종이를 뚫고 나오는 중이다. 2007년 출판된 <퀴즈쇼>는 뮤지컬로 변신해 올 12월 국립극장 토월극장에서 공연될 예정이며, 2004년 출판된 <오빠가 돌아왔다> 역시 <연극열전 3>를 통해 연극으로의 변신을 꾀한다. <오빠가 돌아왔다>는 알코올중독에 걸린 아버지, 아버지를 때리고 집 나갔던 ‘망나니’ 오빠 등 지긋지긋한 가족사를 유쾌한 언어로 풀어낸 소설로, 현재 지현우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작업 역시 진행 중이다. 가족 같지 않은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경제력이 곧 권력인 한국의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낼 예정이다. 연극 <강철왕>, <삼도봉美스토리> 등을 통해 독특한 이야기를 재치와 날선 비판으로 잘 버무려왔던 연출가 고선웅이 각색과 연출을 맡고, 캐스팅은 현재 진행 중이다.




작년에 왔던 &lt;연극열전&gt;, 죽지도 않고 또 왔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A Streetcar Named Desire)
2010. 3. 19 ~ 5. 16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작 : 테네시 윌리암스│연출 : 문삼화
블랑쉬 : 배종옥│스텔라 : 이지하

1947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환갑이 훌쩍 지났지만, 여전히 살아 숨 쉬는 명작이다. 1951년에는 비비안 리와 말론 브란도 주연의 영화로, 그 이듬해에는 발레로, 1955년에는 오페라 등으로 다양하게 각색되며 전 세계에서 공연 중이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블랑쉬라는 한 예민한 여인이 뉴올리언스 빈민가에 동생을 찾으러 갔다가 겪게 되는 일련의 사건을 그리며, 타락해가는 여성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여배우의 로망”이라는 블랑쉬 역에는 배종옥이 캐스팅 되어 <데드 피쉬> 이후 6년 만에 무대에 오른다. “며칠 전 조재현 씨가 돈 벌어서 다 뭐하냐고 하더라. 무대에 대한 그리움이 있었는데, 조재현 씨의 그 작은 두드림 덕에 좋은 작품을 할 수 있게 됐다.”




작년에 왔던 &lt;연극열전&gt;, 죽지도 않고 또 왔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2010. 4. 2 ~ 6. 27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작 : 노희경│연출 : 이재규

드라마가 무대로 거주지를 옮기면 어떤 그림을 그려낼 수 있을까. KBS <거짓말>, <그들이 사는 세상> 등을 통해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노희경 작가의 단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 <연극열전 3>를 통해 무대에 선보인다. 특히 이 작품은 MBC <다모>, <베토벤 바이러스>의 이재규 감독이 연출을 맡아 드라마 제작진이 만드는 연극인 셈이다. 이재규 감독은 “드라마로 봤을 때는 어머니에 이입해서 극을 봤는데, 다시 보게 되니 공기같이 살아가는 아내 생각이 많이 났다”며 작품에 대한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평생 며느리를 구박하며 고된 시집살이를 시키던 시어머니 상주댁, 그런 시집살이를 묵묵히 참아가며 치매 걸린 시어머니를 병간호하는 며느리 인희. 자신의 삶을 들여다 볼 여유도 없이 희생만 하던 인희에게 죽음의 그림자가 다가오고, 인희를 은연중에 외면했던 연수와 정수의 이야기가 눈물과 함께 펼쳐진다.




작년에 왔던 &lt;연극열전&gt;, 죽지도 않고 또 왔네
<경남 창녕군 길곡면> (Oberosterreich)
2010. 8. 6 ~ 10. 31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작 : 플란츠 크사버 크뢰츠│연출 : 류주연
종철 : 이주원│선미 : 김선영

하늘 높이 치솟는 사교육비 덕에 사실 대한민국에서 아이 셋은 부의 상징으로 대변되기도 한다. 돈이 없으면 아이도 못 낳고, 못 기르는 시대. 연극 <경남 창녕군 길곡면>은 이런 현대 사회를 리얼하게 그리는 작품이다. “번안을 너무 잘해서 처음 봤을 때 창작극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한국정서에 꼭 들어맞는 극이다. 같은 직장에서 배달과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종철과 선미는 우리 주변에 있는 평범한 부부이다. 큰 꿈 대신 월급을 쪼개 적금을 붓고 소박한 기념일을 챙기며 일상의 행복을 느끼고 살아가던 어느 날, 선미가 임신을 하게 되면서부터 이야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르게 된다. 2008년 초연부터 함께 해온 류주연 연출, 배우 김선영-이주원의 환상의 호흡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작년에 왔던 &lt;연극열전&gt;, 죽지도 않고 또 왔네
<너와 함께라면> (君となら)
2010. 9. 17 ~ 11. 28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작 : 미타니 코우키│연출 : 이해제
켄야 : 이순재-송영창│아유미 : 유선

집안 식구들이 둘러앉아 소면을 먹고 있다. 문이 열리며 한 할아버지가 들어오고, 할아버지를 본 한 여자는 당황하기 시작한다. 당황하는 여자는 서른 살의 아유미, 그리고 할아버지는 그녀의 70세 ‘남자친구’ 켄야다. 가족연례행사에 등장한 40살이나 많은 남자친구를 가족들에게 소개하며 일련의 해프닝이 펼쳐진다. 그야말로 ‘소란극’이라 불릴만한 <너와 함께라면>은 지난 <연극열전 2>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웃음의 대학>의 극작가 미타니 코우키의 작품이다. 작가 스스로 자신의 작품 중 코미디가 가장 강한 작품이라고 언급한 <너와 함께라면>. 특히 켄야 역에는 MBC <지붕 뚫고 하이킥>을 통해 이미 멜로와 코미디를 효과적으로 뒤섞는 이순재가 캐스팅 되어 더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작년에 왔던 &lt;연극열전&gt;, 죽지도 않고 또 왔네
뮤지컬 <트라이앵글> (Triangle)
2010. 10. 1 ~ 2011. 1. 31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작 : 류타 호라이

2004년의 뮤지컬 <판타스틱스>에 이어 올 <연극열전 3>에도 뮤지컬이 소개된다. 유일하게 선정된 뮤지컬은 1974년부터 88년까지 14년 동안 일본에서 공연된 <트라이앵글>이다. 작가를 꿈꾸는 나츠메와 록커를 꿈꾸는 코사부, 그리고 코사부를 스토킹 하는 메이가 우연히 동거를 시작하면서 각자의 꿈과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들의 황당하면서도 통통 튀는 이야기는 화려한 쇼와 함께 펼쳐진다. 2010년 한국형 주크박스 뮤지컬로 태어날 <트라이앵글>은 현재 연출 및 캐스팅이 진행 중이다.




작년에 왔던 &lt;연극열전&gt;, 죽지도 않고 또 왔네
<매년 이 맘 때> (Same Time, Next Year)
2010. 11. 5 ~ 2011. 1. 31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작 : 버나드 슬레드│연출 : 박승걸

<매년 이 맘 때>를 프로그래머는 “불륜성장드라마”라고 소개했다. 25년이라는 세월동안 매해 같은 날이면 같은 호텔방에서 만나는 두 사람이 있다. 남자는 건실하지만 단점이 많고, 여자는 맹해 보인다. 우연히 스쳤다가 운명적인 관계에 빠지는 두 사람은 25년을 보내며 얼굴에 새겨진 주름만큼 그들의 인생도, 사회도 변화를 맞는다. 연극, 드라마, 영화를 따지지 않고 소개되는 대부분의 불륜이 비장하고 파격적이지만, 이 작품은 다분히 코미디적 요소를 지녔다. “사랑을 그리지만 사회상을 반영했던” 드라마 <모래시계>처럼 이 작품 또한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도리스가 히피문화, 월남전 등을 거치며 사회적 신념가로 변화하는 등 미국의 사회상도 함께 그려진다. 연극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의 박승걸 연출가가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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