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악! 어떡해! 우리 온유가 신종 플루에 걸렸대. 별 일 없겠지? 응? 응? 응?
너 가끔 굉장히 오해하는데 나는 스포츠를 좋아하는 평범한 남자일 뿐 의사나 인체 구조 전문가가 아니라고. 그냥 내가 알기로는 신종 플루의 치사율이 0.1%이고, 온유는 이제 20대 초반 쌩쌩할 나이니까 별 일 없을 거야. 물론 한동안 많이 아프고 힘들겠지만.

정말 별 일 없겠지? 너도 알겠지만 우리 샤이니 아가들은 많이 말라서 허약하단 말이야.
많이 말랐다는 건 내가 인정하겠는데 허약하다는 말은 좀 동의하기 어렵다. 너 <출발 드림팀 시즌2>(이하 <드림팀>) 본 적 있어?

아니? 일요일 아침에 하는 거잖아. 보통은 그 시간에 자고 있지.
야, 샤이니를 좋아한다면서 <드림팀>을 안 봐? 여기에 민호가 나오는 거 몰라?

알긴 아는데 너무 혹독한 경기들이 많을 거 같아서 못 보겠어. 조성모도 발목 다쳤다는데 우리 민호 다치는 거 보면 어떡해.
그렇다면 할 말은 없는데 진짜 이 프로그램을 보면 민호가 더 좋아질걸? 심지어 나조차 민호의 운동능력을 보고 팬이 되어 버렸다니까? 긴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바람과 같은 속도로 뛰는 모습은…

정말? 멋있어? 멋있어?
멋있지. 기본적으로 다리도 긴데다가 진짜 잘 뛰더라. 여자는 구하라, 남자는 민호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비록 첫 도전 때는 가장 먼저 탈락하긴 했지만 2회에선 엄청난 스피드와 앞으로 튀어 오르는 탄력을 보여줬고, 3회에선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에게 뒤지지 않는 엄청난 스피드를 보여줬지. 아무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체력과 순발력, 근력이 종합적으로 필요한 스프린트 달리기에서 그 정도 능력을 보여주는 게 결코 우연이나 의외가 아니라는 거야.

우리 민호가 잘했다니까 좋기는 한데 민호가 축구를 좋아해서 그런 걸 수도 있잖아.
물론 그건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야. 하지만 그렇다고 민호가 스케줄 소화하면서 매일 공을 차고 드리블 할 수는 없는 거잖아. 난 그보단 평소 연습에 이유가 있다고 봐. 너 SM 엔터테인먼트 출신 아이돌들이 안무를 정말 딱딱 잘 맞추는 건 잘 알지? 그건 기본적으로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반복을 통한 숙달인 건데, 그토록 격렬한 안무를 쉬지 않고 반복했을 때의 운동량이 얼마나 대단하겠어.

그런데 전에는 무조건 운동 많이 한다고 좋은 건 아니라며. 오버 뭐 어쩌고.
그래, 오버트레이닝. 물론 그런 대형 기획사에서 나 같은 얼치기도 아는 운동 상식을 모르고 훈련시킬 거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어쨌든 너무 많은 훈련은 오히려 운동 능력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건 가능성일 뿐이고 실제로 이 친구들이 라이브에서 보여주는 능력은 경이로울 정도거든. ‘줄리엣’의 춤을 소화하면서 헉헉대지 않고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건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힘든 일이야. 군대 다녀온 남자라면 대부분 구보를 하면서 군가를 불러본 경험이 있는데 이게 정말 쉽지 않아. 그리고 이걸 매일 아침마다 하고서 나중에 오래달리기를 하면 입대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폐활량이 좋아진 걸 느끼지.

그러니까 네 말은 아이돌이 되기 위한 춤과 노래 훈련이 아이들을 건강하게 만든다는 뜻이야?
체지방이 너무 없으면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걸 생각하면 백 퍼센트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 하지만 기본적으로 운동을 따로 시간 내서 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는 상황에서 하드 트레이닝을 하는 연예인들의 폐활량, 근지구력이 일반인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인 건 확실해. 아까 말한 <드림팀>에서 굉장히 인상적이었던 게, 그렇게 스프린트 달리기를 몇 번만 하고 나면 단순히 오래달리기를 했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체력이 떨어지거든. 그런데 민호는 상당히 숨 차 하면서도 마지막까지 페이스를 잃지 않았어. 또 샤이니는 자체적 콘셉트 때문에 네 말대로 굉장히 마른 몸을 유지하지만 2PM의 재범과 닉쿤처럼 쉽게 볼 수 없는 근육질 몸매를 가지고 있는 아이돌도 많잖아. 그게 우선은 눈에 멋있게 보이기 위한 트레이닝이라고 해도 어쨌든 근육의 볼륨을 키우고 근력 역시 늘어나기 때문에 기본적 운동 능력은 상당히 높아진다고 봐야 해.

그런데 네가 말한 것처럼 민호는 다리가 길잖아. 그런 선천적 이유를 무시할 수는 없지 않아?
바로 그게 젊은 연예인들이 운동을 잘하는 이유가 될 수도 있어. 기본적으로 키도 크고 몸매도 좋은 친구들이 기획사의 연습생이 되거나 길거리 캐스팅을 받는 경우가 많잖아. 물론 태양이나 G-드래곤처럼 음악적 재능으로 뽑힌 케이스들도 적진 않지만. 어쨌든 보기에 좋은 체형이 구기 종목이나 달리기처럼 사람들이 주로 경쟁하는 스포츠에서도 유리할 때가 많기 때문에 아이돌들의 운동능력이 각별할 수 있는 거 아닐까?

하긴 게다가 어리기까지 하잖아.
그것도 중요하지. 이번에 <드림팀>에 같이 나온 청림 역시 무용으로 다져진 몸을 가지고 있어서인지 민호 못지않은 스피드를 보여준 반면, 드림팀의 터줏대감이자 게임의 달인인 이상인은 이 둘보다 먼저 탈락했어. 신체조건에서 이 어린 두 친구가 유리한 면도 없진 않았지만 나이를 먹은 이상인의 체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게 정답일 거야.

오늘따라 되게 아이돌 찬양이다?
사심은 없어. 그런데 저번 주에 추천 너무 없더라. 그래도 정말 사심은 없어.

그럼 이런 아이돌들이 다른 예능 게임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까?
나는 그렇다고 봐. 종목에 따라 다르겠지만 예능에서 하는 게임이라는 게 대부분 순발력을 요구하니까.

하지만… 그래도 역시 아이돌에게 어울리는 건 ‘아이돌 월드컵’ 같은 게임 아니겠어? 난 아직도 샤이니와 2PM이 뱉은 탁구공을 잊을 수 없어.
그래, 다시 태어나서 넌 탁구공이 되고, 난 사탕이 되면 딱이겠구나.

글. 위근우 (eight@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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