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설명 : 파워 숄더1) 2009년 형 제품 사양
어깨는 예로부터 인간의 위엄과 능력을 상징하는 부위로 여겨졌다. 경기 침체, 툭하면 ‘구조조정’이란 단어를 입에 올리는 윗사람들, 능력 있는 부하 직원들…. 날이 갈수록 어깨가 오그라드는, 그러나 파워 숄더 앞에서는 어깨가 더 오그라드는 평범녀들을 위한 파워 숄더 활용법.
1) 한동안 촌스럽게 여겨지던 어깨 패드-일명 ‘뽕’-를 넣어 부풀린 어깨를 일컬음.
2) 1980년대를 주름잡았던 ‘파워 수트’-경기가 호황을 누리던 그 시절, 사람들이 자신의 부와 사회적 지위를 드러내기 위해 입었던 고가의 수트로 패드를 넣어 각이 지게 만든 어깨가 특징이었음-에서 그 이름이 유래됨.
3) 2-3 시즌 전부터 몇몇 디자이너들이 내놓기 시작하면서 관심의 대상이 되어왔으나 이번 시즌에 이르러 그 형태가 더욱 세밀하고 다양해짐. 가장 인기를 끄는 것은 패드를 넣은 상태에서 어깨 끝이 위로 뾰족하게 솟은 디자인(피크드 숄더)이나 어깨 끝 부분에만 다른 장식을 더해 포인트를 준 것이나 앤 셜리의 원피스처럼 퍼프소매 형태로 부풀린 것 등도 종종 눈에 띔.
‘풍요의 시대’ 1980년대에는 어깨와 더불어 전반적인 상의의 실루엣이 탄탄하거나 풍성한 느낌을 주었던 것과 달리 2009년에는 어깨를 부풀리더라도 허리통과 소매는 날렵한 실루엣을 형성함. 재킷을 예로 들자면 1980년대의 파워 수트 재킷이 키도 크고 어깨도 넓으며 자신만만한 캘리포니아 스타일의 여성(“전 치즈와 우유만 먹고 자랐어요”)의 느낌이라면 2009년 식 파워 숄더 재킷은 너무 말라 몸에 남은 건 뼈밖에 없는 여성의 어깨뼈가 기형적으로 튀어나온 느낌(“라면이라도 실컷 한번 먹어봤으면 좋겠어요”)을 줌. 80년대 파워 숄더가 타원형이라면 2009년의 파워 숄더는 삼각형, 전자는 ‘둥글둥글’, 후자는 ‘뾰족뾰족’인 셈.
2) 취급시 유의사항
① 파워 숄더의 대표주자 발맹의 파워 숄더 재킷처럼 ‘대놓고’ 파워 숄더는 ‘아가씨’라면 몰라도 일반 직장 여성에게는 부담스러운 게 사실(만약 지하철을 탄다면 사람들의 눈총을 받을 수 있을뿐더러 옆 자리 사람들에게 불편을 주게 될 것이다). 특히 파워 숄더에 처음 도전하는 이라면 어깨에 패드가 과도하게 들어가 있지 않은 재킷을 선택할 것.
② (1번과 연속선상에서, 또 어깨가 인간의 존재감을 상징하는 부위라는 점을 감안할 때)파워 숄더, 그 중에서도 피크드 숄더는 그 자체로 하나의 ‘성명’처럼 여겨질 수 있음. 특히 보수적인 상사면 뾰족하게 솟은 어깨를 ‘반항’이나 ‘거들먹거림’ 등의 이미지와 연결 지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할 것.
③ 재킷이 부담스럽다면 어깨에 힘을 준 니트 풀오버나 블라우스를 선택하는 것도 한 방법(어깨에 스팽글을 장식하거나 스터드를 박은 디자인의 상의들이 현재 의류 매장을 점령하고 있다). 단, 어깨에 장식이 없는 디자인에 비해 입었을 때 어깨가 훨씬 넓어 보이고 두꺼워 보인다는 점을 명심하고 도전할 것.
3) 오작동을 막으려면
① 어깨에만 힘이 들어가 있고 다른 부위는 날렵하고 단순하게 디자인된 걸 고른다. 몸에 잘 맞는 사이즈를 선택하는 것도 관건. 사이즈가 커서 벙벙해 보이거나 전체적으로 풍성한 느낌의 실루엣을 골랐다간 ‘촌X’의 멍에를 쓰기 십상이다.
② 어깨에 포인트가 있으므로 다리는 많이 드러내는 것이 덜 답답해 보인다. 가능하다면 하의는 마이크로 미니스커트를 입거나 진짜진짜 타이트한 스키니진을 입어 완벽한 역삼각형 실루엣이 이루어지도록 연출한다.
③ 가방은 클러치 형태(중에서도 각이 진 디자인)가 가장 잘 어울린다. 어깨에 메는 형태의 백 착용은 어깨의 형태를 망가뜨릴 수 있을 뿐 아니라 보는 사람마저 불안하게 만들 수 있으므로 삼간다.
글. 심정희 ( 패션디렉터)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