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9번째를 맞는 국제방송영상 견본시 BCWW(Broadcasting Worldwide) 2009가 지난 9월 10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됐다. 이번 BCWW 2009는 과거 행사를 주관하던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이 한국콘텐츠진흥원에 통합된 후 시도된 첫 국제 방송 마켓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주관하는 단체의 덩치가 커진 만큼 행사 규모도 커져 전시 부스 운영이 지난해 24개국 160개 업체에서 27개국 200여 업체로 늘어났고, 예산도 10% 정도 증가했다. 최근 MIPTV를 비롯한 세계 유수 방송 마켓의 예산이 줄어든 걸 감안하면 상당히 과감한 투자인 것이다.

대중친화적 마켓으로의 이동

하지만 이번 행사의 가장 큰 차별점은 역시 2회째인 대한민국 콘텐츠 페어 안에 BCWW를 포함해 진행했다는 점이다. 전형적인 B2B(Business to Business) 행사인 BCWW를 반대로 전형적인 B2C(Business to Consumer) 행사에 포함시키는 것은 대중적이고도 대규모의 행사 안에서 BCWW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더 모으기 위한 전략이다. BCWW측은 콘텐츠 페어 특별 전시관의 콘텐츠 뮤지엄이나 킬러콘텐츠 터널, 코엑스 야외무대에 준비된 ‘안락한(安樂寒) 콘서트’ 등을 통해 방송 관계자가 아닌 대중들이 BCWW라는 낯선 브랜드를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특히 일반인 공개로 진행된 BCWW 글로벌 미디어 포럼 중 11일에 열린 ‘3개국 제작자와 함께하는 <꽃보다 남자>(이하 <꽃남>) 이야기’에는 한국 <꽃남> 제작사인 그룹에이트의 송병준 대표를 비롯해 대만 <꽃남>(현지 제목은 <유성화원>)의 연출자인 유 슌 차이 감독, 일본 <꽃남>과 영화판 <꽃남>을 연출한 이시이 감독이 참여,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할 제작 비화를 이야기하기도 했다.

물론 기본적으로 마켓 행사인 BCWW의 성공 여부는 국내 콘텐츠에 대한 해외 반응과 최종 판매 실적이다. 대중적 관심을 마켓에서의 콘텐츠 경쟁력으로 끌어오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지금 당장은 대중이 송병준 대표의 “<꽃남>은 지금 봐도 손발이 오그라드는 장면이 있다”는 기사를 클릭하는 수준이지만, 그런 사소한 현상 하나하나가 ‘TV 2.0 시대의 드라마’ 같은 전문적이지만 조금만 관심을 가지만 얼마든지 흥미롭게 참관할 수 있는 포럼으로 대중을 이끄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 올해 전시관에서 미디어 아트를 관람하고, 야외무대에서 스탠딩 공연을 즐긴 관객들이 얼마나 BCWW로 유입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럼에도 올해 BCWW는 최소한 실패라 할 수 없을 것이다.

사진제공_한국콘텐츠진흥원

글. 위근우 (eight@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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