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팬들조차 그를 ‘가호애비’라고 부른다. 이름 있는 집안의 개로 자라라는 소망을 담아 집 가(家) 부르짖을 호(號)를 써서 이름을 지어주고 방송 동행은 기본이요, 콧물도 닦아주고, 뽀뽀도 해주고, 산책을 시키면서 “엄청 엄청 귀여워!”를 연발하는 스물 두 살의 청년은 마치 사랑에 빠진 듯 온통 강아지 생각뿐인 것 같다. 어찌나 함함한 마음이 넘치시는지 카메라 앞에서 태연스레 용변을 보는 강아지에게 “방송을 안다”고 변명을 대신해 줄 정도. 요즘 들어 점점 가호의 눈빛이나 앉음새가 예사롭지 않다는 지적이 많은데, 혹시 집에서 몰래 쑥과 마늘을 먹이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어느 날 빅뱅이 6인조가 되어도 놀라지 않으리라.
<솔약국집 아들들> 대풍의 강아지 사랑
해병대도 아닌데 “한번 복실 강아지는 영원한 복실 강아지”란다. 하이스쿨에서 만나서 존스홉킨스 의대까지 함께 한 남자친구가 있다지만 대풍의 폭풍 같은 집착을 막을 순 없다. 이유도 논리도 다 접어두고 막무가내로 자신의 소유를 주장하며 “멍멍멍!”을 외쳐대면 정이 떨어질 만도 할 텐데, 정작 복실 강아지는 병원은 물론 극장, 레스토랑까지 따라다니는 스토커 짓에 경찰 신고도 하지 않는다. 헤어스타일은 변했지만 예전의 심성은 남아 있는지 누가 때리기라도 하면 뛰어가서 일으켜 주기까지 한다. 그래, 그녀의 또 다른 이름은 제니퍼. “휘리릭~ 뿅! 퓨~전”의 화신이었던 것이다.
글. 윤희성 (nin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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