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 MBC 밤 9시 55분
영화보다도 연속극에서 공포를 구현하는 것이 더 어려운 이유는 다음 회까지 그 분위기를 이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공포가 한정된 시간 안에서 조율되는 긴장감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그런 의미에서 <혼>의 첫 회는 단막 구성이 아닌 공포물의 첫걸음으로서는 나쁘지 않은 출발을 선보였다. 물론 한 회의 구성으로만 보자면 하나(임주은)의 꿈과 트라우마가 교차되며 다소 느리게 전개된 이야기와 어색한 특수 효과 덕분에 긴장감과 공포를 느끼기에는 부족한 부분도 있었다. 뚜렷한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정황에 말려들며 모호한 모습을 보여야 하는 인물들의 특성상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 역시 시청 후가 개운하지 못한 지점이다. 그러나 첫 대면에서 <혼>이 선택한 것이 선명한 인상을 남기기보다는 극의 분위기를 전달하고, 그것을 통해 다음 전개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라면 이는 오히려 도움이 되는 방식일지도 모른다. 특히 양호 선생님의 “괜찮아?”라는 물음 뒤에 물속에서 고개를 가로 젓는 하나의 얼굴을 클로즈업 하거나, 시우(건일)의 얼굴 위로 “범인은 겁쟁이 입니다”라는 류(이서진)의 목소리를 오버랩 시킨 후 하나의 웃음소리를 연결하는 식의 연출은 딱히 무서운 장면이 아니더라도 미묘하게 불편한 극의 분위기를 유지하는데 좋은 장치가 되었다. 도무지 알 수 없는 이 징후들을 어떻게 꿰어 나갈 것인가, 그것이 궁금해 진 것만으로도 첫 방송의 수확은 충분한 셈이다.
글 윤희성
‘라디오 스타’ MBC 밤 11시 5분
예능버라이어티는 개그맨과 배우, 가수 등이 혼전을 벌이는 웃음의 메이저리그다.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 출신 개그맨 중에는 유세윤 등 극소수만 건너와 살아남았다. 웃기기를 직업으로 삼은 이들이지만 그들이 설수 있는 무대는 각 방송사마다 하나 있는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에 한정되어있다. 장동민, 유세윤, 유상무 등 데뷔 5년차 코미디언들에게 김구라는 “아무리 빨아도 안 나오는 고동도 있다”고 하고, 옹달샘 멤버들의 출연을 보이콧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워낙 기대치가 낮아서 의외로 신선하다며, 안 그래도 무대가 적은 개그맨들의 처지를 놀리기만 한다. 통과의례라고 하기엔, 웃음의 방정식이라고 하기엔 무대에서 쌓아온 그들의 노력과 경력이 너무 무시되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대학 친구 셋이 나란히 개그맨이 된 옹달샘이 내어줄 웃음 소재는 자조적인 에피소드밖에 없었다. ‘라디오 스타’의 가장 큰 재미는 가식과 포장을 까는 것이다. 지난주 힘겹게 티아라를 접대한 MC들은 마음 놓고 홀대할 수 있는 게스트 위로 날아다녔고 눈빛은 모처럼 편해보였다. 그러나 코미디의 다양성을 무시하고 마치 출연료 등급과 같은 기준으로 나누는 것 같아 씁쓸했다. 심지어 그마저 못 미더웠던지 몇 분을 할애해 지난주에 못 보여주었던 티아라 편 미방영분을 새로 편집해 내보냈다. 신인 가수에게는 이렇게 인자하면서 콩트를 하는 코미디언을 마이너 취급을 하는 분위기. 웃음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도 극복해야 할 지점이다.
글 김교석
영화보다도 연속극에서 공포를 구현하는 것이 더 어려운 이유는 다음 회까지 그 분위기를 이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공포가 한정된 시간 안에서 조율되는 긴장감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그런 의미에서 <혼>의 첫 회는 단막 구성이 아닌 공포물의 첫걸음으로서는 나쁘지 않은 출발을 선보였다. 물론 한 회의 구성으로만 보자면 하나(임주은)의 꿈과 트라우마가 교차되며 다소 느리게 전개된 이야기와 어색한 특수 효과 덕분에 긴장감과 공포를 느끼기에는 부족한 부분도 있었다. 뚜렷한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정황에 말려들며 모호한 모습을 보여야 하는 인물들의 특성상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 역시 시청 후가 개운하지 못한 지점이다. 그러나 첫 대면에서 <혼>이 선택한 것이 선명한 인상을 남기기보다는 극의 분위기를 전달하고, 그것을 통해 다음 전개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라면 이는 오히려 도움이 되는 방식일지도 모른다. 특히 양호 선생님의 “괜찮아?”라는 물음 뒤에 물속에서 고개를 가로 젓는 하나의 얼굴을 클로즈업 하거나, 시우(건일)의 얼굴 위로 “범인은 겁쟁이 입니다”라는 류(이서진)의 목소리를 오버랩 시킨 후 하나의 웃음소리를 연결하는 식의 연출은 딱히 무서운 장면이 아니더라도 미묘하게 불편한 극의 분위기를 유지하는데 좋은 장치가 되었다. 도무지 알 수 없는 이 징후들을 어떻게 꿰어 나갈 것인가, 그것이 궁금해 진 것만으로도 첫 방송의 수확은 충분한 셈이다.
글 윤희성
‘라디오 스타’ MBC 밤 11시 5분
예능버라이어티는 개그맨과 배우, 가수 등이 혼전을 벌이는 웃음의 메이저리그다.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 출신 개그맨 중에는 유세윤 등 극소수만 건너와 살아남았다. 웃기기를 직업으로 삼은 이들이지만 그들이 설수 있는 무대는 각 방송사마다 하나 있는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에 한정되어있다. 장동민, 유세윤, 유상무 등 데뷔 5년차 코미디언들에게 김구라는 “아무리 빨아도 안 나오는 고동도 있다”고 하고, 옹달샘 멤버들의 출연을 보이콧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워낙 기대치가 낮아서 의외로 신선하다며, 안 그래도 무대가 적은 개그맨들의 처지를 놀리기만 한다. 통과의례라고 하기엔, 웃음의 방정식이라고 하기엔 무대에서 쌓아온 그들의 노력과 경력이 너무 무시되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대학 친구 셋이 나란히 개그맨이 된 옹달샘이 내어줄 웃음 소재는 자조적인 에피소드밖에 없었다. ‘라디오 스타’의 가장 큰 재미는 가식과 포장을 까는 것이다. 지난주 힘겹게 티아라를 접대한 MC들은 마음 놓고 홀대할 수 있는 게스트 위로 날아다녔고 눈빛은 모처럼 편해보였다. 그러나 코미디의 다양성을 무시하고 마치 출연료 등급과 같은 기준으로 나누는 것 같아 씁쓸했다. 심지어 그마저 못 미더웠던지 몇 분을 할애해 지난주에 못 보여주었던 티아라 편 미방영분을 새로 편집해 내보냈다. 신인 가수에게는 이렇게 인자하면서 콩트를 하는 코미디언을 마이너 취급을 하는 분위기. 웃음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도 극복해야 할 지점이다.
글 김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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