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분기 드라마 <흔해 빠진 기적>을 보면서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이 있었다. 여주인공 카나를 연기하는 나카마 유키에의 모습이다. 카세 료의 경우 야마다 타이치 작가가 그를 두고 대본을 썼음이 분명해 보일 정도로 자연스러웠다. 반면 나카마는 뭐라 딱 꼬집어 말하긴 힘들지만 보고 있기 편하지 않은 느낌이 줄곧 들었다. 그런데 이 위화감의 이유를 지난 3월 말 방송된 <고쿠센 졸업 스페셜 09 ~ 양쿠미 최후의 졸업식>(이하 <고쿠센 스페셜>)을 보면서 깨달았다. 그것은 바로 그녀가 <흔해 빠진 기적>에서는 그다지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시청자들은 나카메 유키에의 청순한 외모에 속으면 안 된다. 정통파 미녀의 얼굴을 가진 이 여배우는 의외로 발군의 개그 센스를 감추고 있고, 그것이 제대로 발휘된 것이 바로 <트릭>과 <고쿠센> 시리즈였다. 그것을 이번 <고쿠센 스페셜>에서 어김없이 트레이닝복을 입고 돌아 온 ‘양쿠미’를 보면서 새삼 깨달았다.
7년 동안 사랑 받은 학원물의 고전
<고쿠센> 시리즈는 2002년에 첫 방송된 <고쿠센>을 시작으로 2005년 <고쿠센2>, 그리고 지난 2008년의 <고쿠센3>까지 긴 시간 동안 니혼TV의 간판 드라마로 활약했다. 모리모토 코즈에코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삼은 <고쿠센>은 우는 아이도 그치게 한다는 야쿠자 가문인 오오에도 일가의 손녀, 야마구치 쿠미코(나카마 유키에)가 선생님이 되어 최고의 문제아 집단인 3학년 D반 학생들을 교화시켜 나가는 학원물이다. 제목의 ‘고쿠센’은 야쿠자를 의미하는 ‘고쿠도’와 선생님을 뜻하는 ‘센세-’를 합친 말이다. 양갈래 머리에 안경, 그리고 유니폼처럼 늘상 입고 다니는 트레이닝복까지 딱 봐도 촌스러운 모습이지만 학생들에 대한 믿음과 애정만큼은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열혈 선생님 양쿠미를 만난 지 벌써 7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원래 학원물이 사랑 받는 일본 드라마지만 <고쿠센>은 특히 많은 인기를 얻었다. 그 이유로는 ‘양쿠미’라는 신선한 교사 캐릭터를 멋지게 연기한 나카마와 양쿠미와 앙숙인 사와타리 교감(나마세 카츠히사)을 비롯한 개성 있는 조연들, 그리고 무엇보다 <고쿠센> 시리즈를 거쳐 간 수많은 꽃미남 배우들을 꼽을 수 있다. <고쿠센>의 마츠모토 준, 오구리 슌, 나리미야 히로키 등을 시작으로 <고쿠센2>에서는 카메나시 카즈야, 아카니시 진, 하야미 모코미치, 코이케 텟페이 등이 3학년 D반을 맡았다. 미즈시마 히로가 단역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그리고 <고쿠센3>의 타카키 유야, 미우라 하루마, 키리야마 아키토, 나카마 준타 등까지 <고쿠센> 시리즈를 거쳐 간 남자 배우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게다가 이들 대부분이 지금 일본 드라마를 대표하는 배우로 성장했거나 차세대 배우로 주목 받고 있으니 더욱 놀랍다.
얼굴로 지지 않는 아이들, 진심으로 지지 않는 선생님
물론 학원물의 특성상 쟈니즈를 비롯하여 젊은 유망주들이 캐스팅 1순위에 오르는 것이 당연하지만, <고쿠센> 시리즈는 특히 꽃미남 배우들이 많아 보는 이를 즐겁게 했다. 특히 시리즈가 계속 되면서 반복되는 패턴이 지루하다고 느낀 시청자들도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고공 행진을 계속 할 수 있었던 데에는 양쿠미의 표현대로 “얼굴로는 지지 않는” 이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이번에 방송된 <고쿠센 졸업식>은 지난 <고쿠센3>의 3학년 D반 학생들이 졸업을 앞두고 또 다시 문제를 일으키는 이야기다. 그들의 염원이자 양쿠미의 ‘약속의 선언’인 ‘모두 다 함께 졸업하기’에 제동이 걸리는 듯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양쿠미의 등장으로 사건은 무사히 해결, 그리고 해피엔딩이다.
사실 시리즈 내내 반복된 패턴이 다시 나오는데다 급조한 듯한 느낌도 드는 스폐셜이었다. 하지만 지난 7년간 <고쿠센> 시리즈를 지켜 본 사람들이라면 보지 않고 넘기기엔 아쉬울 것 같다. 그리고 드라마의 마지막, 양쿠미가 졸업생들에게 보내는 송사는 마음을 울리기도 한다. “지금 이 시대, 아이들을 둘러 싸고 있는 환경은 결코 좋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시대의 탓으로 돌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시대에도 변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전하는 것이 어른의 의무라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그저 말로는 쉬운, 듣기 좋은 말일지도 모르지만 그 누구보다 ‘교사’라는 자리의 책임감을 온몸을 던져 보여 준 양쿠미의 말이기에 와 닿는다. 언제부턴가 학원물의 명맥이 끊겨 버린 우리나라 드라마에도 혼란스런 시대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가르쳐 주는 양쿠미 같은 선생님이 나타나길 바래 본다.
글. 김희주 (칼럼니스트)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7년 동안 사랑 받은 학원물의 고전
<고쿠센> 시리즈는 2002년에 첫 방송된 <고쿠센>을 시작으로 2005년 <고쿠센2>, 그리고 지난 2008년의 <고쿠센3>까지 긴 시간 동안 니혼TV의 간판 드라마로 활약했다. 모리모토 코즈에코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삼은 <고쿠센>은 우는 아이도 그치게 한다는 야쿠자 가문인 오오에도 일가의 손녀, 야마구치 쿠미코(나카마 유키에)가 선생님이 되어 최고의 문제아 집단인 3학년 D반 학생들을 교화시켜 나가는 학원물이다. 제목의 ‘고쿠센’은 야쿠자를 의미하는 ‘고쿠도’와 선생님을 뜻하는 ‘센세-’를 합친 말이다. 양갈래 머리에 안경, 그리고 유니폼처럼 늘상 입고 다니는 트레이닝복까지 딱 봐도 촌스러운 모습이지만 학생들에 대한 믿음과 애정만큼은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열혈 선생님 양쿠미를 만난 지 벌써 7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원래 학원물이 사랑 받는 일본 드라마지만 <고쿠센>은 특히 많은 인기를 얻었다. 그 이유로는 ‘양쿠미’라는 신선한 교사 캐릭터를 멋지게 연기한 나카마와 양쿠미와 앙숙인 사와타리 교감(나마세 카츠히사)을 비롯한 개성 있는 조연들, 그리고 무엇보다 <고쿠센> 시리즈를 거쳐 간 수많은 꽃미남 배우들을 꼽을 수 있다. <고쿠센>의 마츠모토 준, 오구리 슌, 나리미야 히로키 등을 시작으로 <고쿠센2>에서는 카메나시 카즈야, 아카니시 진, 하야미 모코미치, 코이케 텟페이 등이 3학년 D반을 맡았다. 미즈시마 히로가 단역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그리고 <고쿠센3>의 타카키 유야, 미우라 하루마, 키리야마 아키토, 나카마 준타 등까지 <고쿠센> 시리즈를 거쳐 간 남자 배우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게다가 이들 대부분이 지금 일본 드라마를 대표하는 배우로 성장했거나 차세대 배우로 주목 받고 있으니 더욱 놀랍다.
얼굴로 지지 않는 아이들, 진심으로 지지 않는 선생님
물론 학원물의 특성상 쟈니즈를 비롯하여 젊은 유망주들이 캐스팅 1순위에 오르는 것이 당연하지만, <고쿠센> 시리즈는 특히 꽃미남 배우들이 많아 보는 이를 즐겁게 했다. 특히 시리즈가 계속 되면서 반복되는 패턴이 지루하다고 느낀 시청자들도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고공 행진을 계속 할 수 있었던 데에는 양쿠미의 표현대로 “얼굴로는 지지 않는” 이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이번에 방송된 <고쿠센 졸업식>은 지난 <고쿠센3>의 3학년 D반 학생들이 졸업을 앞두고 또 다시 문제를 일으키는 이야기다. 그들의 염원이자 양쿠미의 ‘약속의 선언’인 ‘모두 다 함께 졸업하기’에 제동이 걸리는 듯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양쿠미의 등장으로 사건은 무사히 해결, 그리고 해피엔딩이다.
사실 시리즈 내내 반복된 패턴이 다시 나오는데다 급조한 듯한 느낌도 드는 스폐셜이었다. 하지만 지난 7년간 <고쿠센> 시리즈를 지켜 본 사람들이라면 보지 않고 넘기기엔 아쉬울 것 같다. 그리고 드라마의 마지막, 양쿠미가 졸업생들에게 보내는 송사는 마음을 울리기도 한다. “지금 이 시대, 아이들을 둘러 싸고 있는 환경은 결코 좋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시대의 탓으로 돌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시대에도 변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전하는 것이 어른의 의무라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그저 말로는 쉬운, 듣기 좋은 말일지도 모르지만 그 누구보다 ‘교사’라는 자리의 책임감을 온몸을 던져 보여 준 양쿠미의 말이기에 와 닿는다. 언제부턴가 학원물의 명맥이 끊겨 버린 우리나라 드라마에도 혼란스런 시대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가르쳐 주는 양쿠미 같은 선생님이 나타나길 바래 본다.
글. 김희주 (칼럼니스트)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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