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 다가가기
‘우리 소희’가 돌아왔다. 모친 민 여사의 증언에 의하면 “영어, 불어, 일어에 능통하고 뭐든 못하는 운동이 없고 새우는 질색이지만 와인을 즐기고 무릎길이의 치마를 입어 본 적이 없는, 그리고 커피 물 온도 한 번 틀린 적이 없는” 이 시대 ‘엄친딸’의 아이콘 민소희는 피가 섞이지 않은 오빠 건우가 자신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자 과감히 바다에 뛰어들었던 과거를 사뿐히 즈려밟고 화려하게 컴백했다.

하지만 은재와 결혼을 앞둔 건우에게 “오빠한테 실망이야. 날 바다 속에 버려두고 결혼을 할 맘이 났어? 평생 혼자 늙어죽더라도 어떻게 이런 식으로 날 배신해?”라며 트집을 잡더니 “나, 민건우라는 남자 때문에 죽으려고까지 한 사람이에요”라며 유세 아닌 유세를 떨고, “내가 이런 꼴 보려고 우울증 약 먹으며 죽을 힘 다해 버틴 줄 알아?” “내가 없었을 때 일어난 일들은 다 무효야. 내가 인정 못해!”라며 몽니를 부리는 소희에게 의사는 “여러 번의 자살시도로 심신이 황폐해진 상태”라는 진단을 내렸다. 그러니까 시도 때도 없이 허공을 향해 눈알을 희번덕대며 “구은재…구은재! 오빠한테 무슨 짓을 했길래 오빠 마음을 다 가져간 거야?”라며 울부짖거나 웨딩드레스 입은 은재에게 케첩 테러를 벌여 결혼식을 파토낸 뒤 집에 돌아와 엄마에게 해맑게 “갈비찜 먹고 싶어!”라고 조르는 식의 행동 역시 의사에 따르면 “심각한 우울증으로 감정의 기복이 심하고 때론 과격하거나 충동적으로 행동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그러나 오로지 은재로부터 뷰티샵을 빼앗기 위해 “그 샵 나 줘! 엄마 딸은 난데 당연히 내가 물려받아야지”라며 우기고 “저 여자가 오빠 좋아하면 나 죽인다고 했어”라고 거짓말하거나 “오빠를 얻을 수만 있다면 난 더한 일도 할 수 있어. 구은재 끌어안고 다시 바닷물로 들어가 줄까?”라고 협박한 끝에 소희가 얻은 것은 건우의 마음이 아니라 “신애리보다 독종”이라는 상처뿐인 영광이다.

갈래 : 드라마, 사이코드라마

[1점 문제]Q. 다음 중 민소희의 대사가 맞는 것을 고르시오.

1) 구은재…네 세상은 가고 이제 내 세상이 다시 열리는 거야.
2) 헤어져. 오빠랑 구은재랑 진짜 안 어울려서 그래. 당장 헤어져.
3) 아아아악! 으아악! 아악!
4) 제가 구은재 눈 밑에 점 지우고 지옥 가겠어요!
5) 참, 내가 아직 얘기 안 했지? 결혼식 내일로 앞당겨졌어.

[2점 문제]Q. 다음 대화에서 드러나는 소희의 심리 상태를 표현한 사자성어로 적절하지 않은 것을 고르시오.

소희 : 하루라도 빨리 별님이 언니 찾았음 좋겠다. 그래야 안심하고 오빠랑 결혼해서 따로 나가 살지.
건우 : 결혼을 너 혼자 하니? 오빨 사랑한다면서 왜 내 마음은 생각 안 하는데? 네가 이럴수록 난 점점 너한테서 도망치고 싶어져.
소희 : 오빠 진심, 내가 알아. 내가 없는 동안 나 대신으로 허깨비 구은재를 사랑했던 거고, 지금은 미안한 마음에 그 여잘 배신 못하는 거야.
건우 : 넌 자존심도 없니? 그 여자한테 마음을 다 줘서 내 마음은 빈껍데기라는데, 그런 나와 결혼하겠다고? 그게 정말 사랑이라고 생각해?
소희 : 뭐라고 날 비난해도 좋아. 빈껍데기로 와도 상관없어. 내가 사랑하는 오빠와 결혼해서 살고 싶을 뿐이야!

1) 점입가경
2) 동문서답
3) 아전인수
4) 우이독경
5) 춘광사설

[3점 문제](주관식) Q. 다음은 소희가 건우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노래방에서 부를 노래 가사의 일부이다. 괄호 안에 이어질 내용을 30자 이상 쓰고 안무와 함께 따라 부르시오.

“오빠 나만 바라봐 바빠 그렇게 바빠 ( )”

* 정답은 다음 주에 발표됩니다.

* 지난 주 정답
1점 문제 – 2
2점 문제 – 4
3점 문제 – 1

오답 꼼꼼 체크!
지난 주 문제는 난이도가 몹시 낮았으므로 오답 해설은 생략합니다.

[실전! 고난도 말하기 전략]
* 전화 없이 저녁 먹고 들어오는 남편 버릇 고치려면
거기 서! 내가 얼마 만에 차린 밥상인데 감히 그걸 거절해? (식탁 위 쓸어버리고) 으아아악! 당신이 나한테 이럴 순 없어! 평생 죄책감과 자책으로 살고 싶지 않으면 당장 숟가락 들어. 들란 말이야!

* 성적표 나와서 집안 분위기 안 좋으면
그렇군요. 이 집에서 나만 빠지면 아주 단란한 가정이 되겠네요. 언제나 늘 내가 화근이니까.

* 믿었던 정형돈마저 연애하고 있었다니
이게 다 구은재 때문이야!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편집. 장경진 (thre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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