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주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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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번 주 칼럼은 가요계를 강타하고 있는 후크송의 뿌리를 찾아가보는 내용이 될 예정이었다. 슈퍼주니어의 신곡 쏘리쏘리와 남대문 시장 아저씨의 장단을 매치 해보기도 하고, 예를 들어 ‘Sorry Sorry Sorry Sorry 내가 내가 내가 먼저 네게 네게 네게 빠져 빠져 빠져 버려 baby’ ‘싸다 싸다 싸다 싸다 골라 골라 골라 골라 5000원 5000원 5000원 5000원 골라 골라 고르면 임자’ 후크송의 원조이신 빵상 걸스를 만나보기도 하며 소녀시대를 뛰어넘는 중독성을 지닌 소녀영옥의 그루브를 체험해보기도 하는 이벤트를 진행해보려고 했는데 아쉽게도 이 계획은 다음으로 미뤄야 할 것 같다. 그리고 그 ‘다음’이 언제가 될지는 나도 아직 정확하게 모른다. 왜냐하면 나 순결한 김작은 어제 부로 <10 아시아> 편집부에 의해 쉴 것을 ‘권고’ 받았기 때문이다. 크흐흐흑.

“뭐야! 당분간이라며! 근데 석별의 정은 왜 나눠?”

여러분, 꼭 돌아오겠어요!
여러분, 꼭 돌아오겠어요!
그러니까 어젠가 그젠가 일터로 향하는 내게 전화가 한 통 걸려왔던 것이다. 발신자는 <10아시아>의 이 모 기자. 밝은 목소리로 인사를 건네기에 그냥 심심해서 전화를 건 줄 알았다.
“안녕 김작? 뭐해?” “어 난 일하러 가는 중이지 왠일이야?” “어 아니 그냥~ 요즘 바쁘지?” “프로그램 들어가면 다 그렇지 뭐.” “그래서 말인데 김작 음~ 푸하하! 깔깔깔! 당분간 좀 쉬는 게 어때?” 아니 뭐 이런 사람이 다 있나! 이렇게 발랄하고 즐겁게 사람을 자를 수 있는 거야? 그래도 아쉬운 마음에 지푸라기라도 잡아보는 심정으로 슬쩍 물어보았다. “당분간 쉬는 거야 아님 영원히 쉬는 거야?” “당분간만 쉬는 거라니까~ 김작이 요즘 너무 피곤해 보여서 좀 재충전할 시간을 주려고.” “그럼 나중에 또 불러주는 거지? ㅡ.ㅜ” “그럼~ 근데 이번 주 언제가 편해? 편한 시간에 편집장님이랑 같이 만나서 석별의 정을 나누자고.”“뭐야! 당분간이라며! 근데 석별의 정은 왜 나눠? 그건 이민 가는 사람하고나 나누는 거라고! 나 다시 안 부르려고 그러지? 술 먹고 떨어지라는 거지? 내 이럴 줄 알았어! 우와아아앙!! 꺄아아아아앙!!”

일은 그렇게 진행되어 나는 오늘 ‘10세 미만 열람금지’의 마지막 원고를 쓰고 있다. 애독자 여러분들께 다시 한번 말씀 드리지만 쉬게 된 것은 나의 의지가 아니다. 어디까지나 ‘권고’를 받은 것이다. 다시 불러준다던 편집장님의 말씀이 언제 실현될지도 불투명하다. 잘하면 영원히 안 불러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니 혹시라도 이 개그칼럼이 사라지는 게 아쉬운 분들이 계시다면 내가 돌아오는 그 날까지 지속적으로 <10아시아>에 요구를 해주시길 바란다. 왜냐하면 나는 쉬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10아시아>와 애독자 여러분들을 너무 사랑하니까, 민경훈이 쌈자를 부르는 마음으로 격하게 그리워할 테니까. 반드시 돌아올 것이다. 언젠가는, 아 윌 비 백, 씨 유 순.

사실 저도 요새 본의 아니게 너무 많은 일들이 겹쳐 버거워하고 있었는데 편집장님께서 눈치를 채셨는지 당분간 쉬는 게 어떻겠냐는 제의를 해주셨습니다. 아님 칼럼이 재미없어서 잘린 건데 내가 착각 하는 건가? 어쨌거나 그 동안 저의 저질농담에 웃어주신 여러분들께 점프 큰절로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금방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꼭 다시 돌아올 것을 약속 드립니다. 왜냐하면 저는 진짜로 <10 아시아>와 애독자 여러분들을 너무 사랑하니까요. <10 아시아>가 절 불러주지 않아도 떼를 써서 돌아오겠습니다. 그러니 그때까지 모두들 건강하시구요. 오늘부터 방송되는 저의 새 프로그램 <난 알아요>도 많이 봐 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저질농담 저기 다 있어요.

글. 김종민 (방송작가)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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