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야! 당분간이라며! 근데 석별의 정은 왜 나눠?”
“안녕 김작? 뭐해?” “어 난 일하러 가는 중이지 왠일이야?” “어 아니 그냥~ 요즘 바쁘지?” “프로그램 들어가면 다 그렇지 뭐.” “그래서 말인데 김작 음~ 푸하하! 깔깔깔! 당분간 좀 쉬는 게 어때?” 아니 뭐 이런 사람이 다 있나! 이렇게 발랄하고 즐겁게 사람을 자를 수 있는 거야? 그래도 아쉬운 마음에 지푸라기라도 잡아보는 심정으로 슬쩍 물어보았다. “당분간 쉬는 거야 아님 영원히 쉬는 거야?” “당분간만 쉬는 거라니까~ 김작이 요즘 너무 피곤해 보여서 좀 재충전할 시간을 주려고.” “그럼 나중에 또 불러주는 거지? ㅡ.ㅜ” “그럼~ 근데 이번 주 언제가 편해? 편한 시간에 편집장님이랑 같이 만나서 석별의 정을 나누자고.”“뭐야! 당분간이라며! 근데 석별의 정은 왜 나눠? 그건 이민 가는 사람하고나 나누는 거라고! 나 다시 안 부르려고 그러지? 술 먹고 떨어지라는 거지? 내 이럴 줄 알았어! 우와아아앙!! 꺄아아아아앙!!”
일은 그렇게 진행되어 나는 오늘 ‘10세 미만 열람금지’의 마지막 원고를 쓰고 있다. 애독자 여러분들께 다시 한번 말씀 드리지만 쉬게 된 것은 나의 의지가 아니다. 어디까지나 ‘권고’를 받은 것이다. 다시 불러준다던 편집장님의 말씀이 언제 실현될지도 불투명하다. 잘하면 영원히 안 불러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니 혹시라도 이 개그칼럼이 사라지는 게 아쉬운 분들이 계시다면 내가 돌아오는 그 날까지 지속적으로 <10아시아>에 요구를 해주시길 바란다. 왜냐하면 나는 쉬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10아시아>와 애독자 여러분들을 너무 사랑하니까, 민경훈이 쌈자를 부르는 마음으로 격하게 그리워할 테니까. 반드시 돌아올 것이다. 언젠가는, 아 윌 비 백, 씨 유 순.
사실 저도 요새 본의 아니게 너무 많은 일들이 겹쳐 버거워하고 있었는데 편집장님께서 눈치를 채셨는지 당분간 쉬는 게 어떻겠냐는 제의를 해주셨습니다. 아님 칼럼이 재미없어서 잘린 건데 내가 착각 하는 건가? 어쨌거나 그 동안 저의 저질농담에 웃어주신 여러분들께 점프 큰절로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금방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꼭 다시 돌아올 것을 약속 드립니다. 왜냐하면 저는 진짜로 <10 아시아>와 애독자 여러분들을 너무 사랑하니까요. <10 아시아>가 절 불러주지 않아도 떼를 써서 돌아오겠습니다. 그러니 그때까지 모두들 건강하시구요. 오늘부터 방송되는 저의 새 프로그램 <난 알아요>도 많이 봐 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저질농담 저기 다 있어요.글. 김종민 (방송작가)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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