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 다가가기
까다로운 미녀를 좋아하면 고생한다. 명품 선물을 사주면 싫어하는 브랜드라고, 기념일 케이크를 사가면 다이어트 중이라고, 자동차 사서 시승식 하자면 오픈카가 아니라며 “너같이 착해빠진 남자, 매력 없거든?”이라고 짜증내는 경아(김경아) 앞에 ‘착한 남자’(김기열)는 그저 작아질 뿐이다. 그러나 ‘나쁜 남자’(이승윤)는 다르다.

달콤한 말과 선물 대신 “오다 뽑았다!”라며 대파를 내팽개치고 눈을 희번덕거리며 “나 같은 귀공자가 이런 신선한 유기농 채소를 뽑아 오니까 몸 둘 바를 모르겠지? 그냥 먹어!”라 윽박지르는 ‘나쁜 남자’는 생 양파를 씹어 먹고 러닝셔츠를 손으로 찢어발기며 맨몸에 얼음 마사지를 함으로써 터프가이의 대명사 최민수를 능가하는 야성미를 보여 준다. 기습 키스를 하는 이유는 “나 감기 걸렸다. 진정한 사랑은 고통도 함께 나누는 거니까”라서고, 실수로 벌어진 스킨십에도 “나의 깊고 푸른 가슴 계곡에서 물장구라도 치고 싶었나? 저렴하게 굴지 마. 일요일은 쉬는 날이야!”라며 비싸게 구는 그는 근거 없는 자신감과 뻔뻔함으로 여심을 뒤흔들어놓는 게 특기다. 그래서 나를 위해 약수를 떠온 것처럼 “이 물 한번 마셔 봐”라던 ‘나쁜 남자’가 알고 보니 “정수기는 니가 산다! 이것만 팔면 난 다이아몬드로 진급할 수 있어!”라며 다단계 판매를 하고 있어도, 다른 남자와 영화를 보러 가는 내게 “부담 갖지 말고 이거 가지고 가. 마일리지는 내가 적립한다. 적립해 와!”라며 카드를 내밀어도 이 남자를 거부할 수는 없다. 왜? “자라다 만 삼등신에서 내뿜는 알 수 없는 박력”에 우린 이미 중독되었으니까.

갈래 : 희극, 멜로, 에로

[1점 문제]Q. 경아의 생일 날 미역줄기를 목에 감고 와서 국 끓여 먹으라고 한 이승윤의 다음 대사에서 괄호 안에 들어갈 인물의 이름을 고르시오.
“왜, 나 같은 완소남이 직접 요리까지 해 줘야 되나? 그런 건 ( )같이 부족한 애들한테 끓여달라고 해!”

1) 김기열
2) 알렉스
3) 한민관
4) 박영진
5) 마태풍

[2점 문제]Q. 다음 중 ‘나쁜 남자’ 이승윤이 ‘착한 남자’ 김기열을 향해 날린 작업 멘트가 아닌 것은?

1) 이제 보니까 굉장히 귀엽구만. 맘에 들어.
2) 날씨 많이 추워졌다. 따뜻하게 입고 다녀.
3) 목걸이는 내가 한다! 날 길들이기만 하면 돼.
4) 나는 여자를 품을 수 없는 몸이다.
5) 내 마음을 훔쳐간 넌, 무기징역인가?

[3점 문제]Q. 다음 중 ‘나쁜 남자’의 유혹 대사 가운데 틀린 것을 고르시오.

1) 왜, 나 같은 댄디보이가 널 위해 이런 괴력을 발휘하니까 고마워서 눈물이라도 흘리려나? 그 눈물 아껴 둬. 더 이상 널 울리지 않을 테니까.
2) 왜, 나 같은 롱다리 패션 리더가 이런 초감각적인 하이 웨이스트 스키니진을 입고 나오니까 눈을 어디 둬야 할지 모르겠나?
3) 나의 세렝게티 초원 같은 넓은 등짝에서 너와 나의 그림 같은 집이라도 짓고 싶었나. 이거 왜 이래. 여기 그린벨트야!
4) 넌 이 티켓을 충분히 가져갈 수 있어. 누가 봐도 내 팔이 니 팔보다 짧거든! 근데 넌 일부러 안 가져가고 있어. 왜? 나랑 같이 가고 싶으니까.
5) 넌 처음부터 결제 따위엔 관심이 없었어. 언제까지 사랑에 포인트를 적립할 생각이지? 싸구려처럼 굴지 마. 한도 초과야!

* 정답은 다음 주에 발표됩니다.

* 지난 주 정답
1점 문제 – 3
2점 문제 – 5
3점 문제 – 4

오답 꼼꼼 체크!
[3점 문제] 민여사가 민소희가 된 구은재에게 주문하는 커피에 대한 문제입니다. 민여사는 인스턴트커피를 마시지 않고 진한 원두커피를 방금 끓인 뜨거운 물로 타오는 것을 요구하지만 향에 대해서는 언급한 적 없습니다. 참고로 우리 소희가 단 한 번도 틀린 적 없는 커피 물 온도를 맞추려면 커피 잔을 미리 데워 놓는 것이 좋습니다. 명품 상식은 명품 사회생활의 길잡이입니다.

[실전! 고난도 말하기 전략]
* 지하철에서 치한과 싸울 때
왜, 나의 육감적인 쌍바윗골이 잠자고 있던 너의 욕망을 초대했나? 저렴하게 굴지 마! 지금 안식년이야!

* 싸움만 하더니 일 많이 했다고 자화자찬하면
넌 처음부터 법안 따위엔 관심이 없었어. 왜? 니가 원하는 건 따로 있었으니까. 이제 원하는 건 손에 넣었나? 싸구려처럼 왜 이래?

* 사람들 많은 데서 고백했는데 채였을 때
이거 제법 귀여운데. 물론 나 같은 매력 덩어리가 너같이 사소한 여자에겐 부담스럽겠지. 아무 말도 하지 마! 흔들리는 니 눈빛이 말하고 있어. 이미 너도 사랑에 빠졌단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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