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JTBC 월화드라마 ‘검사내전’의 ‘검사 엄마’ 이상희의 일상과 그런 그에게 “힘내라”고 말한 정려원의 진심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지난 14일 방송된 ‘검사내전'(극본 이현·서자연, 연출 이태곤)에서 오윤진(이상희 분)은 새벽부터 분주한 하루를 시작했다. 오전 6시 30분, 두 아이의 울음소리에 눈을 떠 아이들 기저귀를 갈고 우유를 먹이는 등 정신없이 바쁜 아침을 보내다 헐레벌떡 출근하는 것이 그의 일상이다. 지각을 면하기 위해 지청 엘리베이터로 돌진하는 윤진에게 홍종학(김광규 분)은 “매일 그렇게 뛰어오지 말고 조금만 일찍 일어나면 어때?”라고 물었다. 윤진은 그저 쓴웃음을 지었다.
간신히 지각을 피했으나 윤진의 고된 하루는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회의에서는 형사2부 미제 사건 수가 최고치를 찍었다며 조민호(이성재 분) 부장에게 핀잔을 들었고, 설상가상으로 시어머니로부터 아이가 열이 난다는 전화까지 걸려왔다. 조민호의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다급하게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다녀왔지만, 소환 조사 일정을 깜빡 잊고 말았다.
참고인을 기다리게 한 것으로 주의를 받은 것도 모자라, 다른 아이마저 열이 난다는 연락에 서둘러 퇴근하던 윤진에게 차명주(정려원 분)는 기름을 부었다. “맡은 일을 제대로 못 하는 것보단 휴직이 나을 수도 있다”고 했다. 화는 났지만 “이래서 여자 검사들은 안 된다는 말, 듣기 싫으니까요”라는 명주의 단호한 한마디에 윤진은 아무런 대꾸도 할 수 없었다.
정신없던 그 날의 여파였을까, 윤진은 공판에서 힘도 써보지 못하고 패소했고, 수사 검사였던 명주는 “애 보느라 정신이 없었나요?”라며 따져 물었다. 이틀간 여기저기서 치이며 몸도 마음도 지친 윤진은 결국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 쓰러졌고, 병원 응급실에서 눈을 떴다. 병원을 찾아온 시어머니마저 슬그머니 휴직을 권했지만, 윤진은 “저도 회사 가면 어엿한 검사고, 우리 집에서는 가문의 영광인 자랑스런 검사 딸”이라는 마음속 응어리처럼 박혀있는 말을 끝내 내뱉지 못했다.
다음 날, 퇴원한 윤진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시어머니는 아이를 돌보다 허리를 삐끗해 윤진의 남편까지 병원에 가야 하는 상황. 윤진은 어디서 무얼 하는지 연락이 닿지 않았고, 관사에 남아있던 명주가 아이들을 돌보고, 이선웅(이선균 분)이 사라진 윤진을 찾아 나섰다. 순간 명주는 공판에서 진 윤진이 “항소해서 다시 다투면 되지 않습니까?”라며 발끈했던 걸 떠올렸고, 예상대로 윤진은 검사실 안에서 패소한 사건을 분석하다 웅크려 잠들었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형사2부. 윤진은 휴직하지 않고 보란 듯이 더욱 서슬 퍼렇게 항소를 준비했고, 그런 그에게 명주는 자신이 던졌던 말들을 사과하듯 따뜻한 격려를 건넸다. “애 키우면서 일하는 게 쉽지 않을 텐데. 힘들겠지만, 힘내요”라고 말이다.
한편 선웅은 상습 추행으로 상사를 고소한 피해자 정윤아를 조사했다. 정윤아의 직장 동료이자 참고인들은 하나같이 피의자인 배부장을 옹호했다. 정윤아가 원래 남자 선배들에게 아부를 잘하고 오해를 부를 만한 사람이었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러나 정윤아의 입장은 달랐다. 사회생활을 하며 여자로서 부당함을 느꼈고, 이를 따라잡기 위해 변해갈 수밖에 없었지만 그로 인해 자신에게 돌아오는 또 다른 부당함을 견디고 있었던 것이다. ‘여직원’인 정윤아와 ‘여검사’ 오윤진, 이들 모두 그냥 ‘직원’이고 그냥 ‘검사’라고 할 때도 되었다는 선웅의 내레이션이 가볍지 않게 느껴졌다.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며 한 회의 막을 내렸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지난 14일 방송된 ‘검사내전'(극본 이현·서자연, 연출 이태곤)에서 오윤진(이상희 분)은 새벽부터 분주한 하루를 시작했다. 오전 6시 30분, 두 아이의 울음소리에 눈을 떠 아이들 기저귀를 갈고 우유를 먹이는 등 정신없이 바쁜 아침을 보내다 헐레벌떡 출근하는 것이 그의 일상이다. 지각을 면하기 위해 지청 엘리베이터로 돌진하는 윤진에게 홍종학(김광규 분)은 “매일 그렇게 뛰어오지 말고 조금만 일찍 일어나면 어때?”라고 물었다. 윤진은 그저 쓴웃음을 지었다.
간신히 지각을 피했으나 윤진의 고된 하루는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회의에서는 형사2부 미제 사건 수가 최고치를 찍었다며 조민호(이성재 분) 부장에게 핀잔을 들었고, 설상가상으로 시어머니로부터 아이가 열이 난다는 전화까지 걸려왔다. 조민호의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다급하게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다녀왔지만, 소환 조사 일정을 깜빡 잊고 말았다.
참고인을 기다리게 한 것으로 주의를 받은 것도 모자라, 다른 아이마저 열이 난다는 연락에 서둘러 퇴근하던 윤진에게 차명주(정려원 분)는 기름을 부었다. “맡은 일을 제대로 못 하는 것보단 휴직이 나을 수도 있다”고 했다. 화는 났지만 “이래서 여자 검사들은 안 된다는 말, 듣기 싫으니까요”라는 명주의 단호한 한마디에 윤진은 아무런 대꾸도 할 수 없었다.
정신없던 그 날의 여파였을까, 윤진은 공판에서 힘도 써보지 못하고 패소했고, 수사 검사였던 명주는 “애 보느라 정신이 없었나요?”라며 따져 물었다. 이틀간 여기저기서 치이며 몸도 마음도 지친 윤진은 결국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 쓰러졌고, 병원 응급실에서 눈을 떴다. 병원을 찾아온 시어머니마저 슬그머니 휴직을 권했지만, 윤진은 “저도 회사 가면 어엿한 검사고, 우리 집에서는 가문의 영광인 자랑스런 검사 딸”이라는 마음속 응어리처럼 박혀있는 말을 끝내 내뱉지 못했다.
다음 날, 퇴원한 윤진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시어머니는 아이를 돌보다 허리를 삐끗해 윤진의 남편까지 병원에 가야 하는 상황. 윤진은 어디서 무얼 하는지 연락이 닿지 않았고, 관사에 남아있던 명주가 아이들을 돌보고, 이선웅(이선균 분)이 사라진 윤진을 찾아 나섰다. 순간 명주는 공판에서 진 윤진이 “항소해서 다시 다투면 되지 않습니까?”라며 발끈했던 걸 떠올렸고, 예상대로 윤진은 검사실 안에서 패소한 사건을 분석하다 웅크려 잠들었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형사2부. 윤진은 휴직하지 않고 보란 듯이 더욱 서슬 퍼렇게 항소를 준비했고, 그런 그에게 명주는 자신이 던졌던 말들을 사과하듯 따뜻한 격려를 건넸다. “애 키우면서 일하는 게 쉽지 않을 텐데. 힘들겠지만, 힘내요”라고 말이다.
한편 선웅은 상습 추행으로 상사를 고소한 피해자 정윤아를 조사했다. 정윤아의 직장 동료이자 참고인들은 하나같이 피의자인 배부장을 옹호했다. 정윤아가 원래 남자 선배들에게 아부를 잘하고 오해를 부를 만한 사람이었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러나 정윤아의 입장은 달랐다. 사회생활을 하며 여자로서 부당함을 느꼈고, 이를 따라잡기 위해 변해갈 수밖에 없었지만 그로 인해 자신에게 돌아오는 또 다른 부당함을 견디고 있었던 것이다. ‘여직원’인 정윤아와 ‘여검사’ 오윤진, 이들 모두 그냥 ‘직원’이고 그냥 ‘검사’라고 할 때도 되었다는 선웅의 내레이션이 가볍지 않게 느껴졌다.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며 한 회의 막을 내렸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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