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지난 12일 방영된 MBC ‘뉴스데스크’ 방송화면.
지난 12일 방영된 MBC ‘뉴스데스크’ 방송화면.
엠넷의 오디션 조작과 관련해 신형관 CJ ENM 음악콘텐츠부문장 겸 부사장이 피의자로 입건됨에 따라 경찰의 수사 상황은 물론 엠넷(Mnet)의 향방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엠넷의 ‘프로듀스’ 시리즈 조작 파문과 관련해 ‘윗선’까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져서다.

이용표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지난 12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CJ ENM 고위 관계자를 포함해 10여 명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후 MBC ‘뉴스데스크’는 이날 경찰이 신 부사장을 피의자로 입건하고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고 보도했다.

신 부사장은 CJ ENM의 음악 방송 채널인 엠넷을 총괄하는 유일한 임원이자 대표 격이다. ‘프로듀스’ 시리즈의 조작 논란과 관련해 사기·업무방해·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구속된 안준영 PD, 김용범 CP의 윗선이기도 하다. 신 부사장은 1997년 CJ에 입사한 이후 ‘프로듀스’ 시리즈는 물론 ‘아이돌학교’ ‘슈퍼스타K’ 등 대표적인 오디션 프로그램을 주도해온 ‘오디션의 대부’로 알려져 있다. 또한 아시아권 최고의 K팝 축제 가운데 하나인 엠넷 아시아 뮤직 어워드(MAMA), 콘서트와 컨벤션을 결합한 한류축제 케이콘(KCON) 등 큰 행사도 이끌었다. 때문에 프로듀스 시리즈 뿐만 아니라 CJ ENM의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까지 조작 의혹을 받게 되자 프듀 조작과 관련해 구속된 두 PD를 넘어 신 부사장으로 수사가 확대된 것이다.

이에 따라 경찰 수사 결과 신 부사장의 관련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엠넷에 미칠 파장에 대해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우선 엠넷이 강점으로 내세워 온 오디션 프로그램을 계속할 것인가가 관심사다. 내년 초 ‘고등래퍼’ 대신 방영할 예정인 ‘십대 가수’는 일단 지원자 접수를 오는 24일까지 받고 있다. 오디션을 포기할 경우 엠넷은 조직 개편을 포함한 상당한 방향 전환이 불가피하다.

엠넷은 지난 7월 ‘프로듀스X101’ 파이널 생방송 이후 조작 논란이 일기 시작하자 “수사 결과에 따라 책임질 부분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금도 같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무엇을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수사 결과에 따라서는 인적 개편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 때문에 12월로 예정된 CJ의 연말 정기 인사와 조직 개편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엠넷의 주축 프로그램을 맡고 있던 PD와 책임프로듀서(CP)에 이어 윗선까지 물갈이될 경우 변화의 폭이 클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SBS 예능본부장으로 일하다 CJ ENM으로 옮긴 남승용 콘텐츠 이노베이션 담당 본부장이 주목받고 있다.

관건은 경찰의 수사 결과다. 경찰은 CJ ENM의 조직적 가담 여부, 특히 신 부사장을 포함해 윗선이 개입했는지를 수사 중이다. 신 부사장의 혐의에 대해선 “더 들여다봐야 한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안 PD와 김 CP에 대해서는 오는 14일쯤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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