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희원이 영화 ‘신의 한 수: 귀수편’(이하 ‘신의 한 수2’)에서 진지함과 코믹함의 수준을 조절하는 연기가 어려웠다고 밝혔다.
30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신의 한 수2’에 출연한 배우 김희원을 만났다. 김희원은 내기바둑의 세계에 뛰어든 주인공 귀수(권상우 분)의 조력자인 똥선생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김희원은 “이 영화에 출연을 결정하기까지 많이 고민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주인공을 옆에서 따라다니는, 그저 웃긴 역할처럼 보이지 않으려고 최대한 노력했다. 감독님은 무조건 진지하게 연기하면 된다고 했다. 그런데 진지하게만 하면 오케이를 안 하더라. 살짝 재밌게 하면 오케이를 했다”고 전했다. 이어 “테이크마다 다 다르게 찍었다. 진지하게도, 살짝 장난기가 들어가게도 찍었다. 우는 것도 살짝 울고 겁먹을 때도 살짝 겁먹는 느낌의 연기였다. 감독님의 디렉션은 매번 똑같았다. ‘진지하게’였다”며 웃었다.
김희원은 “소위 말해서 감초 역할, 감독님은 내가 이런 걸 해본 적 없으니 해보면 좋겠다고 했다. 지금까지 영화를 선택하면서 사전 미팅일 가장 많이 한 작품이다. 상투적인 감초 역은 싫은데 나까지 진지해버리면 영화가 너무 하드해지는 거다. 반드시 위트를 넣어야 하는데 너무 까부는 가짜 연기는 싫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래도 작품이 마음에 들었던 김희원은 “고민을 많이 하다 감독님을 만나는 날이 됐는데 전날 목감기에 걸렸다. 말 한마디가 안 나올 정도로 심한 목감기는 평생 처음이었다. 그래도 전화로 약속을 미루면 안 하겠다는 결정을 한 것으로 오해할까봐 아픈 몸을 이끌고 나가서 ‘나 목소리가 안 나오니 다음에 만나자’ 한마디만 하고 바로 병원에 갔다. 시나리오가 마음에 안 들었다면 그냥 전화로 아프니 다음에 보자고 했을 것 같다. 시나리오는 마음에 드는데 자신은 없고, 그렇다고 날름 거절하긴 아까웠던 마음이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김희원은 영화에서 홍 마담 역의 유선과 깜찍한 멜로를 선보이며 웃음을 선사한다. 그는 “멜로 장면은 좀 아쉽다. 시간상 편집된 장면이 있는데 그게 들어갔으면 두 사람 사이의 ‘썸’ 뉘앙스가 더 재밌게 살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역할을 하기로 결정하는 데 있어서 사실 멜로가 있다는 점이 더 크게 작용했다. 기존의 감초 역할을 탈피하면서 멜로도 있으니 좋았다. 그러니 (멜로가 짧게 들어간 점은) 내가 약간 속은 거다”며 웃었다. 그는 “내 욕심엔 멜로가 살짝 더 아기자기하게 한두 장면 더 들어갔다면 좋았을 거 같다”고 덧붙였다.
‘신의 한 수2’는 바둑으로 모든 것을 잃고 홀로 살아남은 귀수가 냉혹한 내기 바둑판의 세계에서 귀신 같은 바둑을 두는 자들과 사활을 건 대결을 펼치는 영화. 오는 11월 7일 개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