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우빈 기자]
‘아이돌학교’에 출연했던 이해인. / 사진제공=Mnet
‘아이돌학교’에 출연했던 이해인. / 사진제공=Mnet
Mnet의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X101′(이하 ‘프듀X’)과 ‘아이돌학교’를 둘러싼 조작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출연자였던 이해인이 직접 입을 열면서 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 선 Mnet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대중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016년 ‘프로듀스 101’ (이하 ‘프듀1’)과 2017년 ‘아이돌학교’에 출연했던 이해인이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이돌학교’ 출연 당시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해인은 ‘프듀1’을 통해 처음 얼굴을 알렸다. 예쁜 얼굴로 팬이 많았던 이해인은 그룹 배틀 당시 원더걸스의 ‘아이러니’를 선택해 뛰어난 춤 실력과 독한 모습을 보여줘 더욱 화제를 모았다. 경연에서 떨어진 이해인은 ‘프듀1’ 종영 이후 팬들이 만들어준 파생 그룹인 아이비아이(I.B.I)로 잠시 활동했다. 이듬해 ‘아이돌학교’에 출연한 이해인은 데뷔에 대한 간절한 모습을 보이며 또 한 번 화제가 됐다.

이해인은 ‘아이돌학교’ 방송 당시 높은 인지도로 주목받아 초반 상위권을 차지했으나 다른 출연자들이 뜨면서 순위가 점점 밀렸다. 하지만 이해인은 노련함으로 팀 대결 1위를 차지하는 등 데뷔와 점차 가까워졌다. ‘프듀1’과 아이비아이 활동으로 생긴 탄탄한 팬덤, 방송 내내 보였던 실력과 간절함으로 데뷔조로 예측됐던 이해인은 최종 멤버를 뽑는 생방송에서 11위로 탈락해 충격을 안겼다.

이해인은 Mnet이 사전에 섭외한 출연자들의 1차 오디션을 생략한 뒤 방송 출연 기회를 얻었다는 의혹에 대해 먼저 입을 열었다. 그는 “3000명 오디션과 관련해 처음에 참석하지 말라하는 요청을 받은 것이 맞다”고 밝혔다. 그는 제작진이 촬영 중간 경연의 규칙을 바꾸고 라이브 팀과 립싱크 팀의 대결로 구도를 바꾸는 방송 조작에 대한 내용도 폭로했다.

또 합숙 당시 제작진들의 비인간적 처사에 대해서도 모두 폭로했다. 촬영 시간을 준수하지 않았고, 제대로 된 식사도 없었으며, 창문 하나 없는 스튜디오에서 재워 출연자들이 피부병이 났지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고발했다.

특히 탈락 이후 CJ ENM과 아티스트 계약을 맺었음에도 제대로 활동이 보장되지 않아 계약해지 합의까지 이르렀다는 내용도 밝혔다. 이해인은 “‘아이돌학교’에서 떨어진 다음날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그 당시 있었던 조작 논란에 대해 진실이 뭔지 알려달라고 하였지만 ‘너가 실검에 떠 있지 않냐. 너가 더 승리자인 거다’ 라며 너를 위한 팀을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해인의 데뷔는 결국 이루어지지 못 했다.

다만 이해인은 조작 여부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그는 “실제로 저는 조작이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알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여부가 제 삶에 있어 그렇게 중요한 부분인지도 잘 모르겠다. 많은 시간을 통해 삶은 누구에게나 공평할 수 없다는걸 느꼈다”며 “진실은 경찰 조사에서 밝혀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해인의 아버지도 지난 2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언론 인터뷰를 통해 Mnet의 조작 의혹과 갑(甲)질에 대한 내용을 폭로했다. 이해인의 아버지는 최근 경찰 수사를 통해 ‘프듀X’의 투표 조작 정황이 포착됐다는 언론 보도를 접하고 용기를 내게 됐다고 전했다. ‘아이돌학교’ 팬들도 제작진을 업무방해 혐의로 지난달 6일 경찰에 고발한 상태다.

특히 이해인의 아버지는 “이번에 다른 오디션 조작 문제 때문에 출연했던 프로그램(‘프듀X’)도 고발해 조사하고 있다는데, 만약 조작 증거가 드러나면 두 번이나 어린 딸을 희롱한 것”이라며 “도저히 사람으로서 할 수 없는 비인간적 행동인 것 같아 너무 억울해 글을 올린다. 만약 증거가 확실히 나오면 꼭 바르게 정정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해인과 그의 아버지가 폭로하면서 ‘아이돌학교’ 방영 당시 제기됐던 ‘이해인 투표 조작설’도 다시 수면 위로 올랐다. 이해인의 최종 탈락에 충격을 받은 팬들은 방송 직후 생방송 문자 투표 인증 사진을 확보하기 시작했다. 당시 인증샷을 올린 팬들만 5000여 명. 하지만 실제 방송을 통해 공개된 투표수는 2700표에 그쳤다며 투표수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투표 인증이 조작됐을 가능성도 있으나 이를 감안해도 편차가 크다고 주장했다. 당시 확실한 근거가 없어 ‘조작설’로 그쳤다.

참가자의 폭로까지 나왔으나 Mnet은 아직 아무런 입장 발표 없이 침묵하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앞서 텐아시아와의 통화에서 “Mnet 입장에서도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는 게 맞다”며 “제대로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신뢰감이 무너질 수 있다. (조작)설과 상상으로만 넘어간다고 해도 방송은 작은 불씨에도 영향을 받는다. 잘못된 점이 있다면 정확하게 밝혀야 한다 “고 강조했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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