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가수 윤종신. / 제공=월간 윤종신
가수 윤종신. / 제공=월간 윤종신
‘마지막 녹화 잘 마쳤습니다. 그동안 함께한 MC들, PD와 작가, 관계자들. 우리와 솔직하게 얘기 나눠준 1000명이 넘는 게스트에게 감사드립니다. 즐거웠고 고마웠어요.’

가수 윤종신이 2007년부터 12년 동안 자리를 지킨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 스타’를 떠나면서 남긴 글이다. 그는 지난 4일 마지막 녹화를 마쳤다. ‘라디오스타’ 제작진은 프로그램의 첫걸음부터 12년간 활약해온 윤종신의 노고에 감사하며 ‘윤종신 특집’으로 꾸몄다. 윤종신과 절친한 사이인 영화감독 장항준을 비롯해 ‘라디오스타’의 전(前) MC인 코미디언 유세윤, 작사가 김이나, 가수 박재정 등이 출연한다. 오는 11일 방송될 예정이다.

녹화를 마친 직후 윤종신은 ’12년간 나의 수요일 일터’라며 ‘라디오스타’의 세트장 및 동료들과 찍은 사진을 SNS에 올렸다. 비단 윤종신과 그의 동료뿐만 아니라 10년 넘게 수요일마다 ‘라디오스타’를 통해 윤종신을 봐온 시청자들도 뭉클하게 만들었다. 그의 SNS에는 ‘윤종신 없는 라디오 스타라니’ ‘그동안 수고많으셨습니다’ ‘꼭 돌아오세요’ 등 응원과 아쉬움의 글이 쏟아졌다.

윤종신은 지난 6월 “방송 활동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음악 활동에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가수 윤종신의 ‘늦바람’ 재킷./ 제공=미스틱스토리
가수 윤종신의 ‘늦바람’ 재킷./ 제공=미스틱스토리
그는 “2019년, 태어난 지 50년, 노래 만들고 부른 지 30년이 됐다”며 “그동안 노래를 만들고 부르고 방송에서 웃고 웃기고 울기도 하며 미스틱이라는 회사도 만들고, 참 부지런히 걷고 뛰고 달리며 지금까지 왔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2010년 시작한 ‘월간윤종신’이 2020년 10주년을 맞는다. 10주년이 되는 해에 꿈꾸고 바랐던 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방인 프로젝트’로, 윤종신은 내년 자신이 살아온 곳을 떠나 낯설고 익숙하지 않은 곳을 떠돌면서 이방인의 시선으로 새 콘텐츠를 만들어 볼 계획을 세웠다고 했다.

그는 “사람의 인생으로서, 또 창작자로서 2020년은 큰 전환점이 될 것 같다”며 “재작년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왔고 남은 기간 착실히 준비해서 올해 10월에 떠난다. 해왔던 방송은 아쉽지만 그 전에 유종의 미를 잘 거두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당시에는 떠나기 네 달 전이어서 그의 부재가 크게 와 닿지 않았지만, 프로젝트의 시작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고 출연 중인 방송에서도 하나 둘 하차하면서 서서히 피부에 와 닿는다. ‘라디오스타’에 앞서 JTBC 예능프로그램 ‘방구석1열’과 Mnet 음악 예능프로그램 ‘더콜2’의 마지막 녹화도 마쳤다. 대중들은 떠나는 그를 아쉬워하면서도 새로운 도전을 응원하고 반겼다. 음악을 위한 윤종신의 여행이라니, 또 얼마나 멋진 음악을 우리에게 선사할지.

‘이방인’이 되겠다며 윤종신이 남긴 글의 마지막 구절이 찡하게 남는다.

“도태되지 않고 고인 물이 되지 않으려는 한 창작자의 몸부림이라 생각해 주시고, 2020 월간윤종신 ‘이방인 프로젝트’ 잘 준비하겠습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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