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우빈 기자]
‘그것이 알고 싶다’ / 사진제공=SBS
‘그것이 알고 싶다’ / 사진제공=SBS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2001년 충북 영동군 한 신축 공사장 지하 차고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여고생 살인 사건을 조명했다

23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그것이 알고싶다’는 7.0% (전국기준)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0.7% 오른 기록이다.

살해된 故(고) 정소윤 양은 발견 당시 입고 있던 교복도 흐트러짐 없이 그대로 착용하고 있었으나 양 손목은 전달된 모습이었다. 절단된 양손은 사건 현장에서 발견되지 않았고 시신발견 다음 날 인근 하천에서 발견됐다. 발견된 손은 손톱이 짧게 깎여있어 충격을 줬다. 범인은 결국 잡히지 않았고 사건은 결국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았다. 한순간에 딸을 잃은 피해자 가족들은 18년 동안을 절규속에 살아야 했다.

공소시효를 1년여 앞둔 2014년 12월 13일 ‘그것이 알고 싶다’는 ‘사라진 손목, 영동 여고생 살인 미스터리(966회)’를 통해 이 사건을 알렸다. 당시 방송을 통해 간절히 제보를 요청했던 제작진 앞으로 도착한 한 통의 메일. 사건이 일어났던 그 날, 자신이 정소윤 양과 범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을 목격한 것 같다는 무척이나 조심스러운 내용. 몇 번의 설득 끝에 만난 제보자는 당시 초등학생이던 자신이 사건 현장 부근에서 마주한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가 공사장 옆 가게에서 일하던 한 여성에게 말을 걸었고, 가게에서 나온 여성이 그 남자와 함께 걸어가는 것까지 목격했다는 진술을 받았다.

이날 제보자는 당시 10살이었다며 “그쪽 골목이 시내 쪽에 볼일 있으면 차를 많이 대는 곳이다. 제가 치과치료를 받고 그 차로 가 있으면 엄마가 나중에 와서 픽업해서 가기로 했다”며 “가는 중 한 남자가 ‘화장실 어디냐’고 초등학생이던 저한테 존댓말로 물어봤었다. 안쪽으로 가보세요, 하니까 어딘지 잘 모르니까 같이 좀 가달라고 했었다. 큰 소리로 거절을 하자 근처 가게에서 사람이 나왔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게 차에 가서 아빠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다 고개를 들었는데 맞은편 가게 안에서 여자 분이 전화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아까봤던 그 남자도 가게를 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문을 열고 머리만 넣어서 남자가 뭘 물었고 여자 분이 가게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같이 이동했다”고 덧붙였다.

제보자는 두 사람이 사라진 뒤 여자 비명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금 센 비명 소린데 중간에 끊기는 소리였다. 그리고 그 남자가 검은 봉지를 들고 다시 나타난 걸 봤다. 라면이라고 하기엔 조금 더 묵직한 느낌이었다. 동그랗고 납작한 느낌”이라고 전했다.

특히 제보자는 방송 이후 직접 영동경찰서를 찾아 자신의 기억을 진술했다고 말했다. 당시 형사들은 “그러면 화장실에서 발견되어야 하는데 공사장에서 발견됐다”며 제보자의 진술을 의심했다. 제보자도 자신의 기억이 너무 어린 나이의 기억이라며 스스로 신뢰감을 갖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용의자가 손목을 자른 것에 대해서는 자신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서 였던 것으로 분석했다. 그리고 당시 용의자들이었던 공사장 인부들 중 한 명이 제대로 수사되지 않았던 것이 밝혀졌다. 당시 눈을 다쳤다는 이유로 부산으로 내려갔던 목수 김 씨가 있었다.

제작진은 부산으로 이동해 공사현장 인력사무소를 뒤져 김 목수를 찾았고 주소를 찾아 그의 집으로 향했다. 김 씨는 갑작스럽게 찾아온 제작진을 맞으며 “그때 눈을 다쳐서 내려왔었다”며 “그때 일했던 형님이 부산에서 ‘너 가고 나서 사고가 났다’고 말했었다. 산재기록이 공단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씨는 다친 눈을 설명하면서도 눈의 위치를 헷갈려 하기도 했다. 또 제작진에게 자신은 여고생을 죽이지 않았다고 반박하면서도 굳이 강간이라는 단어를 먼저 말하기도 했다.

김 씨가 부산으로 떠난다고 인부들에게 인사하고 떠나고 3시간 뒤 정소윤 양이 사망했다. 당시 함께 일하던 인부들은 김 씨가 등산가방 같은 것을 메고 떠났었다고 진술했다. 이는 제보자와의 진술과 일치했다. 이수정 교수는 제작진을 만난 김 씨의 태도를 보고 “사전에 약속하지 않고 찾아갔는데도 경계심 없이 너무나 이야기를 장황하게 했다. 상해를 부각시켜야만 하는 필연적 이유가 있으니까 이야기하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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