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태유나 기자]
박세진: 마냥 신기하다. 스크린으로 보는 내 첫 작품이니까.(웃음) 부족한 부분들이 보여서 부끄럽기도 하고 관객들이 알아차릴까봐 걱정도 된다.
10. 어떤 점이 부족해 보였나?
박세진: 촬영 초반에 많이 긴장했다. 체력 분배를 제대로 못해서 컨디션이 안 좋은 날도 있었다. 그게 영화 속에서 보인 것 같다. 조금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아쉽다.
10. 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발탁됐다. 처음부터 이 역할로 오디션 준비를 했나?
박세진: 오디션 때는 두 여고생 윤아와 주리 모두 연기했다. 배역은 최종 오디션까지 합격한 뒤에 결정됐다.
10. 당시 더 끌렸던 배역이 있었나?
박세진: 어떤 배역이 더 끌렸다기보다 시나리오 자체가 너무 좋았다. 1차 오디션 때는 두 여고생이 대화하는 옥상 장면 시나리오만 받은 상태였다. 짧은 대본이었지만 대사 하나 하나가 너무 좋아서 어떤 배역으로 연기해도 감정이입이 잘됐다. 무조건 참여하고 싶은 작품이었다.
10. 윤아라는 인물을 어떻게 설정했고 연구했는지 궁금하다.
박세진: 처음에는 시나리오를 토대로 윤아의 삶을 상상했다. ‘윤아는 어떻게 살아왔을까, 속마음이 무엇일까.’ 그러다 보니 점점 윤아의 마음에 공감하기 시작했다. 윤아는 많이 외롭고 속이 여린 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겉으로 보이는 반항적인 모습들은 부모님에 대한 실망과 상처들로 인한 자기방어라고 느꼈다.
10. 극 중 윤아는 꾸미지 않은 단발머리에 화장기 없는 거친 얼굴이다. 좀 더 예쁜 모습으로 비춰지고 싶지는 않았나?
박세진: 지금 아니면 언제 이런 역할을 해볼 수 있겠느냐는 생각이었다. 새로운 캐릭터를 만난 즐거움이 더 컸다.
10. 상대역인 김혜준과의 호흡은 어땠나?
박세진: (혜준)언니와 나는 나이도 비슷하고 둘 다 주연이 처음이라 부담감도 컸다. 말하지 않아도 서로 어떤 마음인지 아니까 존재만으로도 많은 힘이 됐다. 호호. 서로 컨디션 안 좋은 날이 있으면 더 이끌어 주고, 어려운 장면을 연기할 때는 같이 “파이팅!” 하고 외치기도 했다.
10. 대선배인 염정아, 김소진과 연기할 때 긴장되진 않았나?
박세진: 첫 대본 리딩을 하는데 너무 떨렸다.(웃음) 나만 연기를 못하는 것 같았다. 처음에는 그런 생각을 떨쳐내기가 힘들어서 많이 위축되기도 했다. 선배님들 모두 너무 대단한 배우니까. 그 후 매일 매일 혼자서 시나리오를 읽으며 연기 공부를 했다. 끝없는 연습만이 답이라고 생각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부담감이 덜해졌고, 촬영장에서 선배님들이 많이 이끌어주셔서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
10. 염정아와는 두 번째로 함께한 작품이다.
박세진: 처음 호흡을 맞춘 건 JTBC 드라마 ‘마녀보감’이다. 나는 (염정아) 선배님을 따라다니면서 보호하는 호위무사 요비 역이었는데 대사는 거의 없었다. 하하. 워낙 대선배님이라 먼저 다가가기 힘들었는데 선배님이 먼저 다가와 말도 걸어주시고 딸처럼 편하게 대해주셨다. 너무 감사해서 작품이 끝난 뒤 직접 편지를 써서 드리기도 했다. ‘미성년’의 대본 리딩을 하는 첫날 선배님께 말씀드렸더니 놀라시면서 못 알아봤다고, 이렇게 만나게 되서 너무 기쁘다고 말해주셨다.
10. ‘미성년’은 배우 김윤석의 감독 데뷔작이다. 감독 김윤석은 어떤 사람이었나?
박세진: 감독님은 배우들을 인간적으로 아껴주셨다. ‘귀하게 대해준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연기 지도도 꼼꼼하게 해주셨다. 감독님이 항상 강조하는 부분이 ‘100% 그 상황을 느끼고 이해한 뒤에 연기해라’였다. 내가 조금이라도 흉내 내면 바로 짚어내셨고, 놓치고 갈 수 있는 사소한 부분이나 동선 까지도 세심하게 챙겨주셔서 연기에 많은 도움이 됐다.
10. 다음 작품에서 같이 연기하고 싶은 배우를 꼽자면?
박세진: 김윤석 선배님이다. 이번에는 감독과 배우로 만났지만 다음 작품에서는 배우와 배우로 만나고 싶다. 같이 호흡 맞출 수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일 것 같다.(웃음)
10. 어렸을 때부터 배우가 꿈이었나?
박세진: 그건 아니다. 나는 평범하게 학교를 다니다 좋은 직장에 들어가서 결혼하는 삶을 꿈꿨다. 그러다 열여덟 살 때 언니의 권유로 슈퍼모델 서바이벌 대회에 나가게 됐고, 운 좋게 슈퍼모델이 됐다. 그 후 자연스럽게 대학교를 연극영화과로 가게 돼 연기를 시작하게 됐다.
10. 갑작스럽게 삶이 바뀐 건데, 후회한 적은 없나?
박세진: 연극영화과에 진학한 뒤 수많은 오디션을 봤고, 수도 없이 떨어져봤다. 1년 정도 지나니 어느 순간 후회가 밀려왔다. 몸도 마음도 많이 지친 상태였다. 그때 받은 시나리오가 ‘미성년’이다. 이 영화를 촬영하면서 다시 활력을 찾게 됐다. 나에겐 너무 감사한 작품이다.
10.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다면?
박세진: 어떤 캐릭터, 어떤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기보다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 그런 내용이라면 어떤 캐릭터든 상관없다.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배우 박세진이 영화 ‘미성년’으로 스크린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두 가족의 비밀을 폭로하는 당돌한 여고생이지만 누구보다 책임감 강하고 여린 윤아 역이다. 박세진은 첫 주연 작품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만큼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다. 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발탁된 배우다웠다. 박세진은 “윤아의 삶을 상상하며 공감하려고 노력했더니 어느 순간 윤아가 되어있었다”고 했다. 신인배우라는 우려를 놀라움으로 바꾼 박세진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10. 완성된 영화를 본 소감이 어떤가?
박세진: 마냥 신기하다. 스크린으로 보는 내 첫 작품이니까.(웃음) 부족한 부분들이 보여서 부끄럽기도 하고 관객들이 알아차릴까봐 걱정도 된다.
10. 어떤 점이 부족해 보였나?
박세진: 촬영 초반에 많이 긴장했다. 체력 분배를 제대로 못해서 컨디션이 안 좋은 날도 있었다. 그게 영화 속에서 보인 것 같다. 조금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아쉽다.
10. 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발탁됐다. 처음부터 이 역할로 오디션 준비를 했나?
박세진: 오디션 때는 두 여고생 윤아와 주리 모두 연기했다. 배역은 최종 오디션까지 합격한 뒤에 결정됐다.
10. 당시 더 끌렸던 배역이 있었나?
박세진: 어떤 배역이 더 끌렸다기보다 시나리오 자체가 너무 좋았다. 1차 오디션 때는 두 여고생이 대화하는 옥상 장면 시나리오만 받은 상태였다. 짧은 대본이었지만 대사 하나 하나가 너무 좋아서 어떤 배역으로 연기해도 감정이입이 잘됐다. 무조건 참여하고 싶은 작품이었다.
10. 윤아라는 인물을 어떻게 설정했고 연구했는지 궁금하다.
박세진: 처음에는 시나리오를 토대로 윤아의 삶을 상상했다. ‘윤아는 어떻게 살아왔을까, 속마음이 무엇일까.’ 그러다 보니 점점 윤아의 마음에 공감하기 시작했다. 윤아는 많이 외롭고 속이 여린 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겉으로 보이는 반항적인 모습들은 부모님에 대한 실망과 상처들로 인한 자기방어라고 느꼈다.
박세진: 지금 아니면 언제 이런 역할을 해볼 수 있겠느냐는 생각이었다. 새로운 캐릭터를 만난 즐거움이 더 컸다.
10. 상대역인 김혜준과의 호흡은 어땠나?
박세진: (혜준)언니와 나는 나이도 비슷하고 둘 다 주연이 처음이라 부담감도 컸다. 말하지 않아도 서로 어떤 마음인지 아니까 존재만으로도 많은 힘이 됐다. 호호. 서로 컨디션 안 좋은 날이 있으면 더 이끌어 주고, 어려운 장면을 연기할 때는 같이 “파이팅!” 하고 외치기도 했다.
10. 대선배인 염정아, 김소진과 연기할 때 긴장되진 않았나?
박세진: 첫 대본 리딩을 하는데 너무 떨렸다.(웃음) 나만 연기를 못하는 것 같았다. 처음에는 그런 생각을 떨쳐내기가 힘들어서 많이 위축되기도 했다. 선배님들 모두 너무 대단한 배우니까. 그 후 매일 매일 혼자서 시나리오를 읽으며 연기 공부를 했다. 끝없는 연습만이 답이라고 생각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부담감이 덜해졌고, 촬영장에서 선배님들이 많이 이끌어주셔서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
10. 염정아와는 두 번째로 함께한 작품이다.
박세진: 처음 호흡을 맞춘 건 JTBC 드라마 ‘마녀보감’이다. 나는 (염정아) 선배님을 따라다니면서 보호하는 호위무사 요비 역이었는데 대사는 거의 없었다. 하하. 워낙 대선배님이라 먼저 다가가기 힘들었는데 선배님이 먼저 다가와 말도 걸어주시고 딸처럼 편하게 대해주셨다. 너무 감사해서 작품이 끝난 뒤 직접 편지를 써서 드리기도 했다. ‘미성년’의 대본 리딩을 하는 첫날 선배님께 말씀드렸더니 놀라시면서 못 알아봤다고, 이렇게 만나게 되서 너무 기쁘다고 말해주셨다.
10. ‘미성년’은 배우 김윤석의 감독 데뷔작이다. 감독 김윤석은 어떤 사람이었나?
박세진: 감독님은 배우들을 인간적으로 아껴주셨다. ‘귀하게 대해준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연기 지도도 꼼꼼하게 해주셨다. 감독님이 항상 강조하는 부분이 ‘100% 그 상황을 느끼고 이해한 뒤에 연기해라’였다. 내가 조금이라도 흉내 내면 바로 짚어내셨고, 놓치고 갈 수 있는 사소한 부분이나 동선 까지도 세심하게 챙겨주셔서 연기에 많은 도움이 됐다.
박세진: 김윤석 선배님이다. 이번에는 감독과 배우로 만났지만 다음 작품에서는 배우와 배우로 만나고 싶다. 같이 호흡 맞출 수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일 것 같다.(웃음)
10. 어렸을 때부터 배우가 꿈이었나?
박세진: 그건 아니다. 나는 평범하게 학교를 다니다 좋은 직장에 들어가서 결혼하는 삶을 꿈꿨다. 그러다 열여덟 살 때 언니의 권유로 슈퍼모델 서바이벌 대회에 나가게 됐고, 운 좋게 슈퍼모델이 됐다. 그 후 자연스럽게 대학교를 연극영화과로 가게 돼 연기를 시작하게 됐다.
10. 갑작스럽게 삶이 바뀐 건데, 후회한 적은 없나?
박세진: 연극영화과에 진학한 뒤 수많은 오디션을 봤고, 수도 없이 떨어져봤다. 1년 정도 지나니 어느 순간 후회가 밀려왔다. 몸도 마음도 많이 지친 상태였다. 그때 받은 시나리오가 ‘미성년’이다. 이 영화를 촬영하면서 다시 활력을 찾게 됐다. 나에겐 너무 감사한 작품이다.
10.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다면?
박세진: 어떤 캐릭터, 어떤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기보다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 그런 내용이라면 어떤 캐릭터든 상관없다.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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