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독보적인 연기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배우 박정민. 그는 변화무쌍하다. ‘동주’의 몽규처럼 결연하기도 하고 ‘변산’의 학수처럼 고달프기도 하다. ‘그것만이 내세상’의 진태처럼 따스함도 지니고 있다. 그의 얼굴은 하나가 아니다. 박정민은 “정해진 이미지가 없으니까 사람들이 이것저것 갖다 붙이는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가 ‘사바하’에서 보여주는 얼굴은 미스터리함이다. 사이비 종교 사슴동산과 정체를 알 수 없는 나한의 관계는 이번 영화에서 관객들에게 끝까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요소다.
10. ‘사바하’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었나?
박정민: ‘사바하’는 추리물의 구성으로 전개된다. 이번 영화에서는 박 목사(이정재 분)가 탐정의 역할을 한다. 탐정이 사건을 맞닥뜨리고 단서를 발견하고 사건을 캐나가는 것, 그런 영화를 재밌게 봐왔다. 연출부 동료들에게 ‘나, 지금 너무 영화 찍는 거 같다’고 자주 말했다. 쫑파티 때 연출부 친구들이 ‘그 말에 힘이 났다’고 하더라. 힘내라고 한 말은 아니었는데. 하하.
10. 지금까지도 영화를 찍었는데 ‘영화를 찍고 있다’고 느꼈다는 건 ‘사바하’에서만 특별히 다른 점을 느꼈다는 의미인가?
박정민: 지금까지도 다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영화들을 찍었다. 이번에는 ‘내가 이전에 열광했던 장르’를 찍은 거다. 이번 영화에서는 괜히 안 좋은 아이디어를 내서 영화의 긴장감을 떨어뜨리기보다 감독님이 그린 그림을 잘 따라가는 게 배우로서 해야 할 임무였다. 그렇게 했을 때보다 훨씬 좋은 장면이 나왔다. ‘그치, 영화는 이런 맛이 있지’ 하며 촬영하고 편집하고 자른 장면들을 붙여서 만들어내는 리듬감. 카메라와 배우와 배경, 미술 등이 어우러지는 리듬감. 이런 것들이 내가 예전에 좋아했던 영화에서 나왔던 것들이었다.
10. 전에 좋아했던 영화에는 어떤 것이 있나?
박정민: ‘세븐’ ‘다빈치 코드’ ‘유주얼 서스펙트’ ‘메멘토’ ‘스내치’… 장르물, 범죄물, 스릴러물 등 중학교 때 비디오로, DVD로 빌려서 숨도 못 쉬고 봤던 기억이 있다. 나중에 이런 영화를 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어느새 그런 영화를 하고 있어서 기분이 매우 좋았다.
10. 또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겠다.
박정민: 돈 받고 연기하는 입장에서 배웠다고 하면 아마추어 같은데, 이런 장르는 처음이라 많이 배웠다. 어떻게 준비해야 하고 어떤 식으로 아이디어를 내야 하는 지 알게 됐다. 또 할 기회가 있다면 조금 더 수월하게 할 수 있지 않겠나. 더 해보고 싶다.
10. 종교에 대해 따로 공부하진 않았나?
박정민: 불교적 색채가 들어간 영화라 관련된 책을 보고 싶어서 감독님께 추천해 달라고 했다. 그런데 감독님이 공부하지 말고 자기한테 물어보라고 했다. 따지고 보면 불교 영화가 아니고 장재현이라는 사람이 만든 새로운 세계관이 반영된 영화다. 괜히 어수룩하게 어디서 본 걸 들이밀면 충돌만 일어나겠다 싶었다.
10. 감독님이 연기에 대해 요구한 게 있나?
박정민: 감독님과 장면의 목적, 나한의 기능에 대한 대화를 많이 나눴다. 이전에 ‘변산’ ‘동주’ 등에서는 ‘이 장면의 목적과 인물의 기능이 무엇인가?’라고 물어보지 않고 연기했다. 이번 영화에서는 특정 장면에서 나한이 긴장감을 일으켜야 한다든지, 이런 식의 임무가 있었다. 그래서 감독님도 내가 연출자의 마인드에서 접근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10. 이번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신경 쓴 점은?
박정민: 영화 중반부까지 철저히 숨겼다. 웬만하면 뭐든 하지 말자, 어떤 감정이든 드러내지 말자고 생각했다. 내 피부톤도 어둡지 않나. 가만히 있어도 캐릭터가 어두워 보인다.(웃음) 사실 나한은 세상 물정 모르고 나이만 든 애다. 밤마다 악몽을 꾸며 엄마를 찾는데, 그렇다는 건 자신이 저지른 일을 괴로워한다는 것이다. 사이코패스가 아니라는 의미다. 나한은 아주 나약하고 많이 혼란스러운 상태다. 그의 정서 가장 깊숙한 곳에 엄마가 있다고 생각했다. 연기를 배울 때 누르면 무너지는 것이라는 의미에서 ‘빨간 단추’라는 말을 쓰는데, 나한에겐 엄마가 ‘빨간 단추’와 같다. 내면 깊숙한 상처, 말만 꺼내도 눈물을 나게 하는 존재.
10. 주문 같은 긴 진언은 어떻게 외웠나?
박정민: 그게 말썽이었다. 맥락이 없이 한 글자 한 글자 무작정 입에 붙도록 외워야 했기 때문이다.
10. 이정재와 함께 영화를 찍은 소감은?
박정민: 정재 선배는 나를 여느 배우와 마찬가지인 ‘상대 배우’라고 생각해주셨다. 그래서 편하게 연기했다. 내가 없는 현장에서 선배는 어떤 연기를 했을까 궁금했다. 촬영편집기사님에게 선배의 촬영분을 보여달라고 해서 어느 날 봤더니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재밌고 입체적인 박 목사 캐릭터를 만들어 놓으셨더라.
10. 쌍둥이 자매인 금화와 ‘그것’으로 1인 2역을 맡은 이재인의 연기도 인상적이었다. 촬영장에서는 어땠나?
박정민: 나는 누구를 잘 응원하지 않는다. 내가 뭐라고 감히 누구를 응원하겠나 싶어서, 건방진 게 아닌가 해서. 그런 말을 하는 내 자신이 재수 없기도 하고.(웃음) 그런데 재인은 이대로만 자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만이 풍기는 독보적인 분위기가 있다. 여성스러우면서도 남성적인 면모도 있는, 오묘한 매력이 있다. 보석 같은 친구를 만난 느낌이었다. 하지만 카메라 뒤에서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어제 뭐했냐고 물어보면 혼자 PC방 가서 게임하고 왔다고 했다.(웃음)
10. 캐릭터를 위해 외모에도 변화를 줬는데, 자신의 뜻이 들어간 설정이 있나?
박정민: 외모로는 하나도 없다. 이 영화에 캐스팅도 늦게 된 데다 죄송하게도 ‘변산’ 촬영이 끝나고 바로 다음날 이 영화에 들어갔다. 아이디어를 낼 시간이 없었다.
10. 래퍼(‘변산’에서 박정민이 연기한 학수의 직업)에서 다음날 바로 정비공(‘사바하’ 나한의 직업)이 된 건가?
박정민: 맞다. ‘변산’ 찍을 때 너무 고되서 집안에서도 기어 다닐 정도였다. 정상이 아닌 상태로 ‘사바하’ 촬영에 나갔다. 3회차쯤 찍던 날, 감독님이 촬영하다 말고 갑자기 약속 하나 하자고 했다. “내일부터 일주일 정도 시간을 드릴 테니 무조건 따뜻한 나라에 다녀오세요.” 비행기표를 끊고 바로 베트남으로 갔다. 일주일 정도의 휴식이 꿀 같았다. 갔다 와서는 너무 신나서 동네 미친 개처럼 현장을 돌아다녔다.
10. ‘변산’에서는 랩,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는 피아노…이번에는 굳이 따지자면 진언 외우기(?)…작품을 할 때마다 새로운 걸 배우는 것 같다.
박정민: 처음에는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 사실 그것도 맞다. 억지로라도 취미활동을 부여해 주니까. 어느 순간 이게 계속되니까 팔자인가 싶기도 하다.(웃음)
10. 쉴 새 없이 작품을 했는데 캐릭터도 변화무쌍하다.
박정민: 의도치 않게 그렇게 됐다. 그때그때 내가 가장 재밌을 거 같은 시나리오를 한 건데 캐릭터가 다들 달랐다. 여러 가지 해 볼 수 있는 게 좋다. 아마 내가 아직 만들어놓은 이미지가 없어서 그런 것 같다.(웃음) 정해진 이미지가 없으니까 사람들이 이것저것 갖다 붙이는 거다.
10. 하지만 언제나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지 않나?
박정민: 나는 특출난 사람이 아니다. 영화를 배우겠다고 쭈뼛대다가 남들보다 늦게 시작해서 열심히 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10. 연기하면서 어떤 점이 가장 재미있나?
박정민: 난 그냥 영화를 좋아하는 청년이다. 영화를 만들고 싶어서 영화과로 진학했지만, 연출에 재능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도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극단 생활을 하면서 선배들의 연기를 보곤 재밌고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연출과 연기, 둘 다 못한다면 차라리 재밌는 걸 해보자. 연기를 하면서 좋은 건 영화를 만드는 일원이 될 수 있다는 거다. 요즘엔 영화 안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돼 더욱 신난다. 좋은 영화를 만드는 과정 안에 내가 있다는 게 즐겁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10. ‘사바하’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었나?
박정민: ‘사바하’는 추리물의 구성으로 전개된다. 이번 영화에서는 박 목사(이정재 분)가 탐정의 역할을 한다. 탐정이 사건을 맞닥뜨리고 단서를 발견하고 사건을 캐나가는 것, 그런 영화를 재밌게 봐왔다. 연출부 동료들에게 ‘나, 지금 너무 영화 찍는 거 같다’고 자주 말했다. 쫑파티 때 연출부 친구들이 ‘그 말에 힘이 났다’고 하더라. 힘내라고 한 말은 아니었는데. 하하.
10. 지금까지도 영화를 찍었는데 ‘영화를 찍고 있다’고 느꼈다는 건 ‘사바하’에서만 특별히 다른 점을 느꼈다는 의미인가?
박정민: 지금까지도 다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영화들을 찍었다. 이번에는 ‘내가 이전에 열광했던 장르’를 찍은 거다. 이번 영화에서는 괜히 안 좋은 아이디어를 내서 영화의 긴장감을 떨어뜨리기보다 감독님이 그린 그림을 잘 따라가는 게 배우로서 해야 할 임무였다. 그렇게 했을 때보다 훨씬 좋은 장면이 나왔다. ‘그치, 영화는 이런 맛이 있지’ 하며 촬영하고 편집하고 자른 장면들을 붙여서 만들어내는 리듬감. 카메라와 배우와 배경, 미술 등이 어우러지는 리듬감. 이런 것들이 내가 예전에 좋아했던 영화에서 나왔던 것들이었다.
10. 전에 좋아했던 영화에는 어떤 것이 있나?
박정민: ‘세븐’ ‘다빈치 코드’ ‘유주얼 서스펙트’ ‘메멘토’ ‘스내치’… 장르물, 범죄물, 스릴러물 등 중학교 때 비디오로, DVD로 빌려서 숨도 못 쉬고 봤던 기억이 있다. 나중에 이런 영화를 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어느새 그런 영화를 하고 있어서 기분이 매우 좋았다.
10. 또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겠다.
박정민: 돈 받고 연기하는 입장에서 배웠다고 하면 아마추어 같은데, 이런 장르는 처음이라 많이 배웠다. 어떻게 준비해야 하고 어떤 식으로 아이디어를 내야 하는 지 알게 됐다. 또 할 기회가 있다면 조금 더 수월하게 할 수 있지 않겠나. 더 해보고 싶다.
박정민: 불교적 색채가 들어간 영화라 관련된 책을 보고 싶어서 감독님께 추천해 달라고 했다. 그런데 감독님이 공부하지 말고 자기한테 물어보라고 했다. 따지고 보면 불교 영화가 아니고 장재현이라는 사람이 만든 새로운 세계관이 반영된 영화다. 괜히 어수룩하게 어디서 본 걸 들이밀면 충돌만 일어나겠다 싶었다.
10. 감독님이 연기에 대해 요구한 게 있나?
박정민: 감독님과 장면의 목적, 나한의 기능에 대한 대화를 많이 나눴다. 이전에 ‘변산’ ‘동주’ 등에서는 ‘이 장면의 목적과 인물의 기능이 무엇인가?’라고 물어보지 않고 연기했다. 이번 영화에서는 특정 장면에서 나한이 긴장감을 일으켜야 한다든지, 이런 식의 임무가 있었다. 그래서 감독님도 내가 연출자의 마인드에서 접근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10. 이번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신경 쓴 점은?
박정민: 영화 중반부까지 철저히 숨겼다. 웬만하면 뭐든 하지 말자, 어떤 감정이든 드러내지 말자고 생각했다. 내 피부톤도 어둡지 않나. 가만히 있어도 캐릭터가 어두워 보인다.(웃음) 사실 나한은 세상 물정 모르고 나이만 든 애다. 밤마다 악몽을 꾸며 엄마를 찾는데, 그렇다는 건 자신이 저지른 일을 괴로워한다는 것이다. 사이코패스가 아니라는 의미다. 나한은 아주 나약하고 많이 혼란스러운 상태다. 그의 정서 가장 깊숙한 곳에 엄마가 있다고 생각했다. 연기를 배울 때 누르면 무너지는 것이라는 의미에서 ‘빨간 단추’라는 말을 쓰는데, 나한에겐 엄마가 ‘빨간 단추’와 같다. 내면 깊숙한 상처, 말만 꺼내도 눈물을 나게 하는 존재.
10. 주문 같은 긴 진언은 어떻게 외웠나?
박정민: 그게 말썽이었다. 맥락이 없이 한 글자 한 글자 무작정 입에 붙도록 외워야 했기 때문이다.
10. 이정재와 함께 영화를 찍은 소감은?
박정민: 정재 선배는 나를 여느 배우와 마찬가지인 ‘상대 배우’라고 생각해주셨다. 그래서 편하게 연기했다. 내가 없는 현장에서 선배는 어떤 연기를 했을까 궁금했다. 촬영편집기사님에게 선배의 촬영분을 보여달라고 해서 어느 날 봤더니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재밌고 입체적인 박 목사 캐릭터를 만들어 놓으셨더라.
10. 쌍둥이 자매인 금화와 ‘그것’으로 1인 2역을 맡은 이재인의 연기도 인상적이었다. 촬영장에서는 어땠나?
박정민: 나는 누구를 잘 응원하지 않는다. 내가 뭐라고 감히 누구를 응원하겠나 싶어서, 건방진 게 아닌가 해서. 그런 말을 하는 내 자신이 재수 없기도 하고.(웃음) 그런데 재인은 이대로만 자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만이 풍기는 독보적인 분위기가 있다. 여성스러우면서도 남성적인 면모도 있는, 오묘한 매력이 있다. 보석 같은 친구를 만난 느낌이었다. 하지만 카메라 뒤에서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어제 뭐했냐고 물어보면 혼자 PC방 가서 게임하고 왔다고 했다.(웃음)
박정민: 외모로는 하나도 없다. 이 영화에 캐스팅도 늦게 된 데다 죄송하게도 ‘변산’ 촬영이 끝나고 바로 다음날 이 영화에 들어갔다. 아이디어를 낼 시간이 없었다.
10. 래퍼(‘변산’에서 박정민이 연기한 학수의 직업)에서 다음날 바로 정비공(‘사바하’ 나한의 직업)이 된 건가?
박정민: 맞다. ‘변산’ 찍을 때 너무 고되서 집안에서도 기어 다닐 정도였다. 정상이 아닌 상태로 ‘사바하’ 촬영에 나갔다. 3회차쯤 찍던 날, 감독님이 촬영하다 말고 갑자기 약속 하나 하자고 했다. “내일부터 일주일 정도 시간을 드릴 테니 무조건 따뜻한 나라에 다녀오세요.” 비행기표를 끊고 바로 베트남으로 갔다. 일주일 정도의 휴식이 꿀 같았다. 갔다 와서는 너무 신나서 동네 미친 개처럼 현장을 돌아다녔다.
10. ‘변산’에서는 랩,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는 피아노…이번에는 굳이 따지자면 진언 외우기(?)…작품을 할 때마다 새로운 걸 배우는 것 같다.
박정민: 처음에는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 사실 그것도 맞다. 억지로라도 취미활동을 부여해 주니까. 어느 순간 이게 계속되니까 팔자인가 싶기도 하다.(웃음)
10. 쉴 새 없이 작품을 했는데 캐릭터도 변화무쌍하다.
박정민: 의도치 않게 그렇게 됐다. 그때그때 내가 가장 재밌을 거 같은 시나리오를 한 건데 캐릭터가 다들 달랐다. 여러 가지 해 볼 수 있는 게 좋다. 아마 내가 아직 만들어놓은 이미지가 없어서 그런 것 같다.(웃음) 정해진 이미지가 없으니까 사람들이 이것저것 갖다 붙이는 거다.
10. 하지만 언제나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지 않나?
박정민: 나는 특출난 사람이 아니다. 영화를 배우겠다고 쭈뼛대다가 남들보다 늦게 시작해서 열심히 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10. 연기하면서 어떤 점이 가장 재미있나?
박정민: 난 그냥 영화를 좋아하는 청년이다. 영화를 만들고 싶어서 영화과로 진학했지만, 연출에 재능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도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극단 생활을 하면서 선배들의 연기를 보곤 재밌고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연출과 연기, 둘 다 못한다면 차라리 재밌는 걸 해보자. 연기를 하면서 좋은 건 영화를 만드는 일원이 될 수 있다는 거다. 요즘엔 영화 안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돼 더욱 신난다. 좋은 영화를 만드는 과정 안에 내가 있다는 게 즐겁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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