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떠오르는 싱어송라이터부터 변화를 시도한 아이돌 그룹, 기대를 충족시킨 래퍼의 신보를 모았다. CIKI(시키), 온앤오프, 슬릭 오도마를 기억한다면 이번 달의 플레이리스트도 풍성해지지 않을까.

CIKI ‘BOKE’ 커버. 사진제공=서울소울그라운드
CIKI ‘BOKE’ 커버. 사진제공=서울소울그라운드
◆ CIKI, ‘BOKE’
시키는 몇 번의 피처링과 지난해 발매한 싱글 ‘사이’만으로도 주목받고 있는 뮤지션이다. ‘사이’에서 시키는 첫 구절부터 귀를 사로잡았다.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음색에 담은 절제된 감정은 자신의 세계로 듣는 이들을 금세 몰입하게 만들었다. 다른 뮤지션들과도 겹치지 않아 피로하지 않은 음색이다. 이를 돋보이게 하는 어쿠스틱 기타, 곡을 만들면서 고민의 흔적이 역력한 일렉트릭 피아노와 신디사이저의 합류는 산뜻한 시티팝 느낌의 트랙을 만들어냈다.

‘BOKE’(보케)는 ‘사이’를 들었을 때 느꼈던 만족감을 다시 안겨준다. ‘보케’는 일본 만담에서 바보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시키는 “이 곡은 가사 속 화자가 좀처럼 타인에게 표현하지 못하고 매번 감정을 숨기는 식으로 관계를 이어나가는 스스로를 보케 같다고 생각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미묘한 감정을 하나의 곡으로 우아하게 완성할 수 있는 뮤지션은 의외로 흔하지 않다. 시키가 앞으로 펼쳐 보일 음악 세계가 주목된다.

온앤오프 ‘WE MUST LOVE’ 커버. 사진제공=WM엔터테인먼트
온앤오프 ‘WE MUST LOVE’ 커버. 사진제공=WM엔터테인먼트
◆ 온앤오프, ‘WE MUST LOVE’

그룹 온앤오프가 지난 7일 컴백했다. 지난해 6월에 낸 미니 2집 ‘YOU COMPLETE ME’ 이후 8개월의 공백을 깨고 미니 3집 ‘WE MUST LOVE’를 공개했다. 멤버들은 성공적인 변신을 위해 앨범 준비에 사활을 걸었다고 했다.

타이틀곡 ‘사랑하게 될 거야’는 다른 아이돌들의 새 타이틀곡들에 비해 특출나게 눈에 띄지는 않는다. 그러나 온앤오프의 변화가 반가운 것은 수록곡들 덕분이다. 3번 트랙 ‘별일 아냐(Yayaya)’는 라틴풍의 바이올린 연주로 색다르게 시작된다. 초반의 작은 긴장감은 비트의 변화와 함께 터지고 고조된다. 특히 중반부의 바이올린 솔로 기타 연주는 영리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쾌감을 준다. 4번 트랙 ‘첫 사랑의 법칙(Happily never after)’도 평범할 수 있는 사랑 노래에 다채로움으로 변주를 줬다. 온앤오프가 더 다양한 색으로 반짝이기 시작했다.

슬릭 오도마 ‘ART POLIO’ 커버. 사진제공=워너뮤직코리아
슬릭 오도마 ‘ART POLIO’ 커버. 사진제공=워너뮤직코리아
◆ 슬릭 오도마, ‘ART POLIO’

지난 시즌 Mnet ‘쇼미더머니 777’도 뜨거웠고, 많은 래퍼들이 슈퍼스타로 떠올랐다. 결승까지 가지 못했더라도 실력으로 손에 꼽힌 출연자들도 있었다. 오사마리 크루의 래퍼 슬릭 오도마가 대표적이다. 슬릭 오도마가 올해 처음으로 선보인 앨범 ‘ART POLIO’에는 방송에서 돋보였던 실력과 기본기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앨범은 선공개 곡 ‘SOD’와 타이틀 곡 ‘건배와 평화(feat. Paloalto)’로 이뤄져 있다. ‘SOD’는 밴드 헤이트(HATE.)의 완성도 높은 연주와 슬릭 오도마의 랩이 세련된 조화를 이룬다. 특히 드러머 김형균의 연주가 기분 좋은 트랙을 완성한다. 팔로알토가 피처링으로 참여한 ‘건배와 평화’가 이 분위기를 이어간다. 팔로알토와 슬릭 오도마의 랩도 맞춘 듯이 매끄럽게 조화를 이룬다. 슬릭 오도마가 올해 예고한 정규 앨범까지 기대하게 만드는 싱글 앨범이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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