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우빈 기자]
KBS2가 선보인 유일한 설 특집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이하 ‘당나귀 귀)’가 지난 5일 방송됐다. 1회부터 8.1%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시청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출연자들의 이름과 일터 등이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로 오르면서 화제성도 입증했다. 출발이 좋은 ‘당나귀 귀’가 추석 파일럿에서 정규 편성에 성공한 ‘옥탑방의 문제아들’처럼 정규 편성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당나귀 귀’는 자신을 꽤 좋은 상사라고 굳게 믿고 있는 보스와 직원들의 극과 극 동상이몽을 통해서 일터에서 받았던 스트레스를 화끈하게 날려주는 예능프로그램. 역지사지, 자아성찰을 토대로 시청자들의 ‘갑갑(甲甲)함’을 풀어주며 통쾌한 웃음을 주기 위해 기획됐다.
거침없는 입담의 배우 김수미, 코미디언 김숙과 양세형이 MC로 뭉쳤고, 게스트로 초청된 박원순 서울시장과 40년 차 중식 대가 이연복 셰프, ‘개그콘서트’의 맏형 개그맨 김준호가 보스로 출연해 화제가 됐다.
시작은 보스에 대한 직원들의 폭로였다. 박원순 시장의 비서관 김홍진과 이연복 셰프의 아들이자 부산점 팀장 이홍문, 김준호의 개그맨 후배들은 그들에게서 느끼는 불편함과 어려움을 토로했다. 영상을 보던 MC들은 직원들의 입장에서 ‘갑갑함’이 느껴질 때마다 앞에 놓인 ‘갑(甲)’ 버튼을 눌러 이의를 제기했다. 보스로 출연한 게스트들도 영상을 보다 저도 모르게 행동을 지적해 ‘3자 디스전’으로 웃음을 안겼다.
박 시장은 자신과 3년을 함께한 김홍진 비서관과의 일상을 공개했다. 조깅으로 시작하는 사적인 시간부터 청와대 회의부터 공식적인 일정과 업무까지 모두 밝혔다. 비서관과 직원들이 불편함을 느낀 부분은 박원순의 지나친 소통 노력. 박원순이 직원들과 더 친해지기 위한 노력들이 직원들에게는 부담과 불편함으로 다가왔던 것. 이를 보던 김숙과 양세형은 “시장이 저러면 부담스러워 오히려 역효과”라고 지적하기도 하고 “소통을 하려고 노력하시는 거 보니까 짠한 것도 있다. 너무 안 받아주는 것 같기도 하다”며 편을 들어주기도 했다.
셰프 이연복이 아닌 식당 대표로서 모습도 공개됐다. 이연복은 부산점을 급습해 매출, 메뉴, 위생 등을 살펴봤다. 이연복의 아들인 이홍운 팀장은 아버지의 방문에 당황했다. 이연복은 요리하는 모습을 지켜보다 간을 보거나 지적 및 조언을 했다. 손님들의 불만사항이 접수되면 말없이 웍을 뺏어 직접 요리를 해 주방 분위기를 싸하게 만들었다. 이홍운은 “부담스러울 때가 많다. 비교할 수밖에 없고 음식을 낼 때 아버지가 피해를 볼까 걱정이 된다”고 고백했다.
김준호의 후배 개그맨 이세진은 김준호의 아무말과 이중성이 불만. 김준호는 자신의 집 전구가 켜지지 않자 후배 이세진에게 전화해 떡만두국을 끓여주겠다며 올 때 전구를 사오라고 했다. 하지만 전구를 사 온 후배에게 김준호가 만들어 준 음식은 떡라면이었다. 이후 개그계의 대선배인 전유성, 최양락, 팽현숙, 김학래, 배동성이 김준호의 집을 찾았다. 앞서 후배 앞에서 주름잡던 김준호의 모습은 사라졌고 선배들 앞에서 쩔쩔매며 재롱을 피워 큰 웃음을 선사했다.
직원들의 속마음 영상과 MC들의 지적을 듣고 난 후 보스들의 반응은 같았다. 박 시장은 “나를 저렇게까지 어려워한다면 반성해야겠다. 좋은 리더가 되자는 게 취지 아니냐. 내가 깨지긴 했지만 좋은 모델이 되어드렸다”고 말했다. 이연복 역시 “직접 보고 들으니 짠해진다. 나를 이렇게까지 어려워했나 반성하게 된다”고 착잡한 모습을 보였다.
파일럿 프로그램은 시험 제작·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의 반응을 바탕으로 정규 편성을 결정한다. ‘당나귀 귀’도 정규 편성 가능성을 열어 두고 먼저 선보인 파일럿 예능이다.
첫 회는 꽤 호의적이었다. ‘당나귀 귀’는 방송 내내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화제성을 입증했다. 시청자들이 몰랐던 박원순과 이연복의 일상과 일터는 흥미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세 MC의 사이다 발언들에 상사들의 생활 속 갑질을 속 시원하게 콕 찍어준다는 호평도 잇달았다. 하지만 뻔한 관찰 예능이라는 혹평과 셀럽들의 이미지 메이킹 방송이 아니냐는 혹평도 있었다.
추석이나 설 특집으로 방송되는 파일럿 프로그램이 정규로 편성될 확률은 조금 더 높다. 현재 KBS2 수요일 밤 예능으로 자리 잡은 ‘옥탑방의 문제아들’도 지난해 추석 특집으로 기획된 파일럿 예능프로그램이었다.
‘옥탑방의 문제아들’은 옥탑방에 갇혀 상식문제를 풀며 뇌를 채워나가는 지식 토크쇼. 예능 베테랑 김용만, 송은이, 정형돈, 김숙과 예능 치트키로 급부상한 가수 민경훈의 조합과 5인방의 솔직한 지식수준이 웃음 포인트였다. 단순히 문제를 푸는 것에 국한된 것이 아닌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다양한 분야의 토크와 기상천외한 오답 퍼레이드는 시청자들에게 기대를 갖게 했다. 재미와 유익함을 다 잡으며 KBS 순수 예능의 부활이라는 기대 이상의 호평을 받은 ‘옥탑방의 문제아들’은 자연스럽게 정규편성됐다.
‘옥탑방의 문제아들’처럼 ‘당나귀 귀’도 ‘재미+공감’ 코드를 내세웠다. 2049 시청자를 겨냥한 ‘직장 생활의 갑질’이 주된 주제였다. 관찰 예능이긴 하지만 연예인이 중심이 아니라 보스와 직원 관계가 중심이었다. 뿐만아니라 공무원과 요식업, 위계질서가 확실한 개그계까지 여러 업계의 보스들과 직원들의 모습을 통해 공감대를 넓혔다.
‘옥탑방의 문제아들’의 파일럿 방송 당시 시청률은 3.9%. ‘당나귀 귀’는 평균 8.1%(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최고 12.3%(수도권기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는 물론 화요일 전체 예능 1위를 차지했다.
정규 편성은 단순히 시청률만 따져 확정하는 건 아니다. 여러 반응들과 화제성, 편성 타이밍, 출연진 스케줄, 방송 시간대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한다. 산뜻하게 시작한 ‘당나귀 귀’가 여러 시험대를 거쳐 정규 편성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기대된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당나귀 귀’는 자신을 꽤 좋은 상사라고 굳게 믿고 있는 보스와 직원들의 극과 극 동상이몽을 통해서 일터에서 받았던 스트레스를 화끈하게 날려주는 예능프로그램. 역지사지, 자아성찰을 토대로 시청자들의 ‘갑갑(甲甲)함’을 풀어주며 통쾌한 웃음을 주기 위해 기획됐다.
거침없는 입담의 배우 김수미, 코미디언 김숙과 양세형이 MC로 뭉쳤고, 게스트로 초청된 박원순 서울시장과 40년 차 중식 대가 이연복 셰프, ‘개그콘서트’의 맏형 개그맨 김준호가 보스로 출연해 화제가 됐다.
시작은 보스에 대한 직원들의 폭로였다. 박원순 시장의 비서관 김홍진과 이연복 셰프의 아들이자 부산점 팀장 이홍문, 김준호의 개그맨 후배들은 그들에게서 느끼는 불편함과 어려움을 토로했다. 영상을 보던 MC들은 직원들의 입장에서 ‘갑갑함’이 느껴질 때마다 앞에 놓인 ‘갑(甲)’ 버튼을 눌러 이의를 제기했다. 보스로 출연한 게스트들도 영상을 보다 저도 모르게 행동을 지적해 ‘3자 디스전’으로 웃음을 안겼다.
박 시장은 자신과 3년을 함께한 김홍진 비서관과의 일상을 공개했다. 조깅으로 시작하는 사적인 시간부터 청와대 회의부터 공식적인 일정과 업무까지 모두 밝혔다. 비서관과 직원들이 불편함을 느낀 부분은 박원순의 지나친 소통 노력. 박원순이 직원들과 더 친해지기 위한 노력들이 직원들에게는 부담과 불편함으로 다가왔던 것. 이를 보던 김숙과 양세형은 “시장이 저러면 부담스러워 오히려 역효과”라고 지적하기도 하고 “소통을 하려고 노력하시는 거 보니까 짠한 것도 있다. 너무 안 받아주는 것 같기도 하다”며 편을 들어주기도 했다.
셰프 이연복이 아닌 식당 대표로서 모습도 공개됐다. 이연복은 부산점을 급습해 매출, 메뉴, 위생 등을 살펴봤다. 이연복의 아들인 이홍운 팀장은 아버지의 방문에 당황했다. 이연복은 요리하는 모습을 지켜보다 간을 보거나 지적 및 조언을 했다. 손님들의 불만사항이 접수되면 말없이 웍을 뺏어 직접 요리를 해 주방 분위기를 싸하게 만들었다. 이홍운은 “부담스러울 때가 많다. 비교할 수밖에 없고 음식을 낼 때 아버지가 피해를 볼까 걱정이 된다”고 고백했다.
김준호의 후배 개그맨 이세진은 김준호의 아무말과 이중성이 불만. 김준호는 자신의 집 전구가 켜지지 않자 후배 이세진에게 전화해 떡만두국을 끓여주겠다며 올 때 전구를 사오라고 했다. 하지만 전구를 사 온 후배에게 김준호가 만들어 준 음식은 떡라면이었다. 이후 개그계의 대선배인 전유성, 최양락, 팽현숙, 김학래, 배동성이 김준호의 집을 찾았다. 앞서 후배 앞에서 주름잡던 김준호의 모습은 사라졌고 선배들 앞에서 쩔쩔매며 재롱을 피워 큰 웃음을 선사했다.
직원들의 속마음 영상과 MC들의 지적을 듣고 난 후 보스들의 반응은 같았다. 박 시장은 “나를 저렇게까지 어려워한다면 반성해야겠다. 좋은 리더가 되자는 게 취지 아니냐. 내가 깨지긴 했지만 좋은 모델이 되어드렸다”고 말했다. 이연복 역시 “직접 보고 들으니 짠해진다. 나를 이렇게까지 어려워했나 반성하게 된다”고 착잡한 모습을 보였다.
파일럿 프로그램은 시험 제작·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의 반응을 바탕으로 정규 편성을 결정한다. ‘당나귀 귀’도 정규 편성 가능성을 열어 두고 먼저 선보인 파일럿 예능이다.
첫 회는 꽤 호의적이었다. ‘당나귀 귀’는 방송 내내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화제성을 입증했다. 시청자들이 몰랐던 박원순과 이연복의 일상과 일터는 흥미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세 MC의 사이다 발언들에 상사들의 생활 속 갑질을 속 시원하게 콕 찍어준다는 호평도 잇달았다. 하지만 뻔한 관찰 예능이라는 혹평과 셀럽들의 이미지 메이킹 방송이 아니냐는 혹평도 있었다.
추석이나 설 특집으로 방송되는 파일럿 프로그램이 정규로 편성될 확률은 조금 더 높다. 현재 KBS2 수요일 밤 예능으로 자리 잡은 ‘옥탑방의 문제아들’도 지난해 추석 특집으로 기획된 파일럿 예능프로그램이었다.
‘옥탑방의 문제아들’처럼 ‘당나귀 귀’도 ‘재미+공감’ 코드를 내세웠다. 2049 시청자를 겨냥한 ‘직장 생활의 갑질’이 주된 주제였다. 관찰 예능이긴 하지만 연예인이 중심이 아니라 보스와 직원 관계가 중심이었다. 뿐만아니라 공무원과 요식업, 위계질서가 확실한 개그계까지 여러 업계의 보스들과 직원들의 모습을 통해 공감대를 넓혔다.
‘옥탑방의 문제아들’의 파일럿 방송 당시 시청률은 3.9%. ‘당나귀 귀’는 평균 8.1%(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최고 12.3%(수도권기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는 물론 화요일 전체 예능 1위를 차지했다.
정규 편성은 단순히 시청률만 따져 확정하는 건 아니다. 여러 반응들과 화제성, 편성 타이밍, 출연진 스케줄, 방송 시간대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한다. 산뜻하게 시작한 ‘당나귀 귀’가 여러 시험대를 거쳐 정규 편성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기대된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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