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맘 돼버린 영애씨’다. 2007년 시즌1부터 시즌16까지 노처녀 이영애(김현숙)의 일과 사랑이 극을 이끌었다면, 다음달 8일 첫 방송되는 시즌17부터는 ‘엄마 영애’의 파란만장한 육아 스토리가 뒤를 잇는다.
김현숙은 30일 오후 서울 도화동 베스트 웨스턴 프리미어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7’의 제작발표회에서 엄마가 된 극중 이영애의 고충을 토로했다.
“실제로 다섯 살 아들을 두고 있다”는 김현숙은 “육아만 해도 힘들고 촬영만 해도 힘들다. 실제 육아를 하면서 촬영을 함께 하고 있는 느낌”이라고 했다.
이어 “극중 아기가 영애를 닮아서 우량아”라며 “6개월인데 10kg이다. 다른 드라마에서는 육아가 휙 지나가는 느낌이라면, 영애의 육아는 그 자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공감이 많이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7’ 김현숙, 이승준 / 사진제공=tvN
‘막돼먹은 영애씨’는 10년 넘는 세월동안 사랑을 받은 유일무이 최장수 시즌제 드라마다. 직장인들의 분투와 삶을 현실적으로 담아내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아왔다. 영애의 처절한 연애, 눈물의 다이어트, ‘짠내’나는 노처녀 시절을 지나 새 시즌은 결혼에 성공한 ‘맘 영애’의 모습을 그린다. 엄마이자 아내, 워킹맘으로 펼칠 인생 2막이다.
지난 시즌8부터 시즌15까지 가장 오랫동안 연출을 맡아온 한상재 PD는 시즌17의 차별점에 대해 “영애의 러브라인이 사라진 첫 번째 시즌”이라며 “원래부터 러브라인 중심으로 돌아가는 드라마는 아니었다. 육아를 중심으로 오피스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봤다”고 설명했다.
충무로 대세 배우이자 감초 역할로 빠질 수 없는 라미란도 이번 시즌에 낙원사 부장으로 활약한다. 한때 하차를 결심하기도 했지만 다시 한번 열정을 쏟는다.
라미란은 “항상 매년 ‘막영애’를 우선순위로 두고 스케줄을 짰다. 하지만 이번해에는 시작하기까지 어려움이 있었다”며 “영애가 워킹맘이 되니, 제 원래의 롤인 워킹맘과 겹치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할 역할이 없을 것 같아 하차를 제안했는데 제작진이 다른 조건을 이야기했고, 결국 이번 시즌에도 합류하게 됐다. 극중에서 라부장이 시샘은 어디 가지 않는다. 항상 매시즌 흥미로워지는 것 같고 ‘막영애’는 안할 이유가 없다”고 전했다.
기존 낙원사 식구들과 함께 새 얼굴도 등장한다. 정보석은 빨리 해야 직성이 풀리는 낙원사의 새 사장으로 나타난다. 2009년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코믹 연기를 선보이며 사랑 받았던 만큼 뜨거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라미란과 가장 많이 호흡하는 정보석은 “처음에 두려워서 라미란과 눈도 못마주쳤다”며 “실제로 만나니 팬이 됐다. 어마어마한 꾀꼬리 같은 목소리를 듣고 가슴이 떨렸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장수 드라마에 합류하는 소감으로는 “감사할 따름이다. 근래 힘든 역할들을 하면서 다음엔 코믹을 하고 싶었는데 이 드라마 제안을 받아서 기꺼이 참여하고 있다”며 “시청자들과 세월을 같이 가는 드라마이고 시즌 60~80까지 갔으면 좋겠다. 내가 그 디딤돌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7’ 박수아(리지) 스킬컷. / 사진제공=tvN
걸그룹 애프터스쿨 출신 리지(본명 박수아)는 낙원사의 통통 튀는 신입 경리사원을 맡는다. 회사의 터줏대감 라미란에게 밀리지 않는 범상치 않은 기운을 뿜어낸다. 자연스러운 사투리 연기와 특유의 넉살이 극에서도 빛을 발할 예정이다.
박수아는 “선배들께 굉장한 도움을 받고 있다. 라미란 선배님과 많이 촬영 했는데 이렇게 연기를 가르쳐준 사람이 처음이다. 엄마에게 전화를 해 ‘라미란 사단’에 들어가겠다고 했다”며 특별한 애정을 나타냈다.
끝으로 김현숙은 시즌17의 기대포인트로 “워킹맘들이 공감할 만한 내용이 많을 것”이라며 “요즘에는 아빠들도 육아에 많이 참여 한다. 이승준 씨도 육아에 본격적으로 합류하는 시즌이 됐다. 육아를 하는 아버지에 대한 공감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