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복수가 돌아왔다’의 곽동연이 시험지 유출이 발각돼 옥상에서 자살하려는 장동주에게 “죽으라”는 잔인한 말을 던지며 ‘성적 지상주의 세상’에 의해 짓이겨진 어린 세대들의 피폐한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이 장면은 이날 분당 최고 시청률 7.8%를 기록했다.
지난 22일 방송된 ‘복수가 돌아왔다’는 26회 수도권 시청률 5.2%, 전국 시청률 4.7%를 기록했다. 이날 방송은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사건을 비판한 시사적 스토리가 시선을 모았다. 엄마의 강압에 의해 교장이 빼낸 시험지로 전교 1등을 한 채민(장동주)은 손수정(조보아)이 일부러 작성한 오답지 함정에 빠져 유출 의심을 받았다. 그는 괴로운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옥상으로 달려가 난간에 섰다. 복수(유승호)와 수정은 9년 전 사건을 떠올리며 눈물을 참지 못했다. 하지만 세호는 “그럼 그냥 죽던가…거기서 그냥 죽어버려”라고 잔인한 말을 던졌다. 부모 세대들의 그릇된 욕망이 만들어낸 피해자들인 채민과 세호가 마주하는 이 장면은 오염된 대한민국 교육현장을 충격적으로 고발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또한 복수가 거대 사학 설송고의 비리를 세상에 알리는 ‘사이다 폭로’로 안방극장에 통쾌함을 선사했다. 복수는 채용 비리의 증인이 되겠다고 나선 수정(조보아), 복수를 돕기 위해 맹활약한 경현(김동영), 민지(박아인)와의 의기투합으로 ‘비리 천국’ 설송고의 증거를 모았다. 수정은 일부러 시험지 정답을 바꿔 기재, 채민 어머니(전수경)에게 기부금을 받는 대신 답안지를 유출한 증거를 찾는데 기여했다. 경현은 답안이 든 금고를 열어 사진을 찍는 교장(엄효섭)의 모습을 CCTV를 통해 확보했다. 복수는 학교에 복수하겠다는 의지를 엄마 정순(김미경)에게 내비쳤다. 그는 “학교가 엉망진창이 됐다고. 완전 이윤 창출 기업이 됐다고 완전히. 내가 어떻게 가만히 보고만 있어? 내 학창시절을 빼앗고, 지금 아이들의 학창 시절을 망치고 있는 것에 대한 내 복수야”라며 당찬 일격의 의지를 다졌다.
학교에서는 기말고사가 치러졌다. 결국 채민(채동주)은 만점으로 1등을 했지만, 왠지 모를 불안감에 떨었다. 수정이 채민에게 고백할 기회를 줬지만 채민은 이를 거부했다. 수정은 복수에게 채민이 미리 유출된 답안지로 시험을 봤음을 알렸다. 이때 학생들 사이에서 정답이 잘못됐다는 사실이 퍼져나갔고 도저히 맞출 수 없는 오답을 쓴 채민에게 의심의 눈초리가 더해졌다.
설송고 비리 자료와 증거를 확보한 복수는 수정, 경현, 민지와 함께 ‘설송고 비리, 그것이 알고 싶다’라는 제목으로 비리 고발 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에 업로드했다. 거대 사학의 힘에 언론 제보와 교육청 고발도 다 무산됐던 탓에 여론의 힘을 빌리기 위한 방법을 쓴 것. MC로 나선 복수는 “저는 오늘 사학비리의 끝판왕이라고 볼 수 있는 설송 고등학교의 비리를 고발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라고 운을 뗐다. 복수는 컨설팅학원과의 검은 커넥션으로 돈을 받고 교내 토론대회 정보를 건넨 것부터, 원가 대비 10배로 금액을 뻥튀기를 한 후 페이백을 받았던 기자재 납품 비리, 기부금 대가 정답지 유출, 그리고 마지막으로 수정이 내부 고발자로 직접 나선 채용 비리까지, 그동안 조사해온 설송고의 모든 비리를 폭로했다. 설송고는 충격에 휩싸였다.
빠르게 퍼진 영상은 뉴스까지 타게 됐다. 학부모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치는 등 학교 전체가 술렁였다. 복수는 교무실로 불려갔다. 교감(김광규)은 복수에게 “니가 어떤 사고를 쳤는지 몰라?”라고 화냈다. 복수는 “사고를 친 건 학교죠. 제가 아니라”라고 일갈하는가 하면 “애들 인생을 망친 게 전가요? 남들에게 알려져서는 안 되는 행동을 하신 분들이 아니고?”라고 일침을 날렸다.
복수의 통쾌한 폭로에도 불구하고 설송고는 특유의 꼬리 자르기로 위기를 모면했다. 세경(김여진)이 교장에게 대학 총장 자리를 제안하며 매수한 것. 교장은 모든 비리를 혼자 저질렀다고 발표했다. 단상에 선 ‘비리의 주체’ 세경은 자신이 이사장직에서 물러나 있는 동안 일어난 비리라 몰랐다며 교장과 현 이사장 세호(곽동연)를 해임할 것이라고 역공을 가했다. 복수의 폭로에도 여전히 흔들림 없는 거대 사학 설송고의 모습은 앞으로 더욱 거세게 몰아칠 복수의 복수전을 예측하게 했다.
복수의 폭로 영상 이후 아이비반 아이들의 경멸어린 시선을 받던 채민은 9년 전 세호처럼 옥상 난간에 선 채 자살을 시도했다. 복수와 수정, 세경의 독설에 상처받고 망연자실한 세호(곽동연)가 서로 맞닥뜨린 순간, 옥상으로 달려가는 채민이 목격됐다. 불안한 느낌에 복수와 수정, 세호는 옥상으로 향했다. 난간에 선 채민은 “오지마. 오면 죽어버릴 거야”라고 외쳤다. 순간 9년 전 세호의 모습이 떠오른 복수는 괴로워했다. 세호가 “그럼 그냥 죽던가. 거기서 그냥 죽어버려”라고 차갑게 말했다. 깜짝 놀란 복수와 수정, 채민과 서늘한 세호의 모습은 긴장감을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