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노규민 기자]
이시언: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셔서 감사하다. 배우와 스태프들 모두 더운 날 고생이 많았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10. 촬영이 끝났을 때 어떤 기분이 들었나?
이시언: 마지막에 2~3일 정도 밤을 새웠다. 시원섭섭했는데 섭섭한 마음이 조금 더 컸다.
10. 송승헌, 정수정, 태원석과 이번 드라마를 통해 처음 만났는데도 호흡이 남달랐다. 비결이 뭔가?
이시언: 처음 대본 리딩을 할 때만 해도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친해졌다. 승헌이 형이 많이 노력했다. 형이 주도해서 매일 밥을 같이 먹으며 뭉쳤다. 쉽지 않은 일이다. 쫑파티 때는 선물을 가득 준비해 와서 퀴즈를 냈다. 모든 스태프들이 다 받아 갈 수 있을 만큼 푸짐했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나라면 못할 것 같다.
10. 세 사람에게 발견한 의외의 모습이 있나?
이시언: 원석이는 데뷔 이후 처음으로 긴 호흡의 드라마를 했는데 솔직한 모습을 다 보여줬다. 수정이는 차가운 이미지라 새침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굉장히 털털하고 성격이 좋다. ‘편견이라는 게 이런 데서 나오는구나’ 싶었다. 이제는 남동생 같이 편하다. 너무 승헌이 형 자랑을 하는 것 같은데 진짜 의외의 인물이다. 처음엔 ‘연예인한테도 연예인 같은’ 존재라는 생각에 접근하기도, 말을 걸기도 불편할 줄 알았다. 지내보니 옆집 형처럼 다정했다. 화를 절대 안 내는 사람이다. 보통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등의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기면 짜증도 낼 법한데 미소를 잃지 않는다. 가식이 아니라는 게 보인다. 승헌이 형 같은 선배가 될 수 있을까 싶다.
10. 드라마가 호평받은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이시언: 감독님, 스태프들 모두가 고생했지만, 배우들이 정말 열연했다. 나는 딱히 내세울 게 없다. 다른 배우들보다 고생을 적게 했다. 그냥 얻어걸렸다. 하하. 후반부에 가서 얻어터진 것 빼고는 대부분 에어컨 빵빵한 차 안에서 연기했다. 승헌이 형은 더운 여름날 뇌진탕 때문에 고생했고, 원석이는 아침부터 밤까지 액션 장면을 찍었다. 수정이도 항상 뛰고 있었다.
10. 드라마가 끝난 후 송승헌, 태원석과 운동을 한다고 들었는데?
이시언: 승헌이 형이 같이 하자고 헬스장을 끊어 줬다. 그런데 승헌이 형은 스케줄이 안 맞아서 나랑 원석이만 하고 있다.(웃음)
10. 자신의 연기에 대해 아쉬움은 없나?
이시언: 초반에 힘이 너무 들어갔다는 평가가 있었다. 연기에 대해 잘 모르는 주변 친구들도 ‘다 좋은 데 힘이 들어간 것 같다’고 할 정도였다. 해커의 전형적인 모습을 벗고 새롭게 표현하려고 했는데 힘이 들어갔고, 혼자만 튀어 보였다. 결국 더 전형적으로 보였다. 감독님이 ‘병민은 유쾌해야 한다. 후반부에 온도 차를 크게 둘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런 걸 재빠르게 알아채지 못했다. 혼자만의 생각으로 고집을 부리기도 했다.
10. ‘플레이어’는 어떤 의미의 작품인가?
이시언: 연기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 작품이다. 지금까지 내가 한 연기에 잘못된 부분도 있었구나, 앞으로 어떻게 해야겠다는 걸 되새기게 했다. 감독님이 끝까지 믿어줬고, 잘 찍고 잘 편집해줘서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감독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10. 연기를 시작한 지 9년 정도 지났다. 배우가 된 계기가 궁금하다.
이시언: 딱히 잘 하는 건 없고 막연하게 연예인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하지만 부산에서는 뭔가를 하겠다고 마음먹어도 쉽게 움직여지질 않았다. 내가 어릴 땐 잘 생겼었다. 하하. 고3 때 짝꿍이 연기해 볼 생각이 없느냐며 학원에 같이 가보자고 했다. 그렇게 발을 들였다. 연기학원 선생님이 재능이 있다고 했고, 그때부터 제대로 시작해보자는 마음으로 달려들었다.
10.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생각하면 어떤 생각이 드나?
이시언: 일단 시간이 굉장히 빨리 갔다.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달랐다. 잘못된 건 아니지만 예능을 통해 이름을 알리게 됐다. 사실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얻은 게 더 많다. 100% 만족할 만한 성과는 아니지만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10. ‘나 혼자 산다’가 대표작이라는 우스갯 소리도 있다. 예능에서 보인 이미지가 굳어질까 걱정되지 않나?
이시언: ‘나 혼자 산다’가 대표작이라는 얘기는 맞는 말이다. 부정하고 싶지 않다. 오히려 ‘나 혼자 산다’를 하고 나서 더 많은 작품이 들어왔다. tvN 드라마 ‘라이브’의 노희경 작가님도 ‘나 혼자 산다’를 보다가 나를 캐스팅했다고 하셨다. 하지만 작품을 할 땐 연기로 예능 이미지를 깨고 싶다.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열심히 할 것이다.
10. ‘라이브’에 이어 ‘플레이어’까지 최근 출연한 작품이 다 잘 됐다. 차기작에 대한 부담은 없나?
이시언: ‘잘 안 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을 할 때는 있지만 크게 마음에 두려 하지 않는다. ‘나 혼자 산다’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 최고의 MC, 최고의 모델, 최고의 코미디언 사이에 어중이떠중이로 끼어있는 배우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속상하면서도 걱정이 된다. 이런 얘기를 멤버들에게 한 적도 있다.
10. 연예인에게 집을 공개한 건 예민할 수도 있다. ‘나 혼자 산다’ 초반에 지저분한 집 때문에 말도 많았는데.
이시언: 혼자 사는 남자들은 대개 나랑 더 가깝지 않나 싶었다. 고정으로 출연하기 전에 ‘나 혼자 산다’를 보면 넓고 깨끗한 집에 사는 연예인들이 많이 나왔다. ‘시청자들 편에서 보면 나 같은 사람도 있을 텐데’라고 생각했다. 그런 걸 보여주고 싶었다. 우리 집이 지저분하다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다. 하하.
10. ‘나 혼자 산다’에서 닉네임 제조기로도 활약하고 있다.
이시언: 제조기까진 아닌 것 같다. 사실 말수가 적다. 오랜 시간 녹화하는 동안 다섯 마디만 해도 그게 다 나온 적도 있고, 누구나 생각했던 걸 본의 아니게 먼저 얘기해서 그게 빵 터진 적도 있다. 생각 없이 툭툭 던지는 말을 좋아하는 편이다.
10. ‘나 혼자 산다’를 통해 ‘대배우’라는 별명도 얻었다. 만족하나?
이시언: 원래 대기를 많이 해서 대기 배우라는 의미였다. 어느 순간 대세 배우로 변했는데 너무 부담스럽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어디 가서 송강호 선배를 만나면 옆에 앉아보라고 할까 봐 인사도 못 한다. 아직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는데 대배우라니…. 다시 대기 배우로 되돌리고 싶다. 연기는 하면 할수록 어렵다. 아직 멀었다.
10. ‘나 혼자 산다’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 같다.
이시언: 월요일에 스튜디오 녹화를 한다. 갈 때마다 힐링이 된다. 멤버들을 만나서 웃으며 얘기하는 게 즐겁고 행복하다. 월요일이 기다려진다. 사실 불편한 시기도 있었고, 친해지기까지 오래 걸렸지만 지금은 너무 편하고 좋다.
10. 지난해 MBC 방송연예대상 버라이어티 남자 신인상을 받았다. 올해는 우수상, 최우수상을 노려볼 만하지 않나?
이시언: 예상치 못했는데 감사했다. 올해는…. 어쨌든 주는 건 잘 받는다. 하하.
10. 12월에 32평짜리 신축아파트로 이사한다고 ‘나혼자 산다’에서 밝혔는데 기분이 어떤가?
이시언: 키를 받아야 실감이 날 것 같다. 처음 주택청약에 당첨됐을 때 ‘누구나 될 수 있는 건가? 이게 된다고? 다른 곳으로 해볼 걸 그랬나?’라며 별생각을 다 했다. 우연히 지하철 광고를 보고 신청했는데 당첨돼서 깜짝 놀랐다. 내가 집 인테리어를 고민하게 될 줄 몰랐다.
10. 첫 집들이에는 누굴 초대할 생각인가?
이시언: 부산 친구들이 서울이 놀러 왔을 때 한 번도 우리 집에서 잔 적이 없다. 워낙 좁지 않나. 부모님도 마찬가지다. 어머니는 최근에 한 번 서울에 오셨는데, 아버지는 한 번도 오신 적이 없다. 새집으로 꼭 모시고 싶다.
10. 서울 상도동에 ‘상도목장’이라는 카페도 냈던데?
이시언: 좋은 동네라는 기운이 느껴져서 카페를 차렸다. 큰 수익이 나면 당연히 좋겠지만 부자가 되려고 시작한 건 아니다.
10. 공개 열애 중인데 결혼은 언제쯤?
이시언: 결혼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은 한 적이 없다. 아이를 갖고 싶은 마음도 크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좀 더 일을 많이 해야 아파트값을 낼 수 있다. 그래도 마흔 전에는 결혼해야 하지 않을까? (웃음)
10. 도전하고 싶은 장르나 캐릭터는?
이시언: 악역을 해보고 싶다. 겉으로 드러나는 나쁜 사람이 아니라 내면에 담고 있는 연기를 해보고 싶다.
10. 주연보다 조연으로 더 많은 활약을 했다. 주연 욕심은 없나?
이시언: 시켜주면 당연히 한다. 하하. 조바심은 없다. ‘주인공 아니면 안 해’ 이런 건 없다. 주인공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때가 되면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10. 배우로서 목표는?
이시언: 굳이 목표를 세우지 않는다.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을 때의 실망감을 괜히 느끼고 싶지 않다. 항상 ‘지금까지만 같아라’라고 생각한다. 꼭 좋은 모습, 다른 모습, 행복한 모습만 보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살다 보면 기쁜 일, 슬픈 일이 다 있지 않나.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살고 싶다.
10. ‘나 혼자 산다’에서 할리우드 진출에 대해 꿈을 내비쳤다. 아직 유효한가?
이시언: 꿈이다. 배우로서 꼭 서고 싶은 무대다. 일단 한국에서 더 잘하고, 그다음에 영어학원에 가보겠다. 미국을 가든, 일본을 가든, 중국에 가든… ‘나 혼자 산다’의 멤버라는 게 부끄럽지 않게 더 열심히 연기하겠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MBC 예능 ‘나혼자 산다’에 3년째 고정 출연 중인 이시언의 예전 애칭은 ‘대기배우’였다. 출연하는 것보다 대기하는 시간이 더 많아서였다. 지금은 애칭이 ‘대세배우’로 바뀌었다. 올해 초 방영한 tvN 드라마 ‘라이브’에 이어 최근 종영한 OCN ‘플레이어’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키운 결과다. ‘라이브’에선 경찰로서의 사명감과 생활인으로서의 애환 사이에서 고민하는 10년차 지구대 경사로 공감을 자아냈다. ‘플레이어’에서는 악당들로부터 불법 자금을 회수하는 천재 해커로 활약했다. ‘대세 배우’ 이시언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10. 주연작 ‘플레이어’가 호평 속에 종영했다. 소감은?
이시언: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셔서 감사하다. 배우와 스태프들 모두 더운 날 고생이 많았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10. 촬영이 끝났을 때 어떤 기분이 들었나?
이시언: 마지막에 2~3일 정도 밤을 새웠다. 시원섭섭했는데 섭섭한 마음이 조금 더 컸다.
10. 송승헌, 정수정, 태원석과 이번 드라마를 통해 처음 만났는데도 호흡이 남달랐다. 비결이 뭔가?
이시언: 처음 대본 리딩을 할 때만 해도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친해졌다. 승헌이 형이 많이 노력했다. 형이 주도해서 매일 밥을 같이 먹으며 뭉쳤다. 쉽지 않은 일이다. 쫑파티 때는 선물을 가득 준비해 와서 퀴즈를 냈다. 모든 스태프들이 다 받아 갈 수 있을 만큼 푸짐했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나라면 못할 것 같다.
10. 세 사람에게 발견한 의외의 모습이 있나?
이시언: 원석이는 데뷔 이후 처음으로 긴 호흡의 드라마를 했는데 솔직한 모습을 다 보여줬다. 수정이는 차가운 이미지라 새침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굉장히 털털하고 성격이 좋다. ‘편견이라는 게 이런 데서 나오는구나’ 싶었다. 이제는 남동생 같이 편하다. 너무 승헌이 형 자랑을 하는 것 같은데 진짜 의외의 인물이다. 처음엔 ‘연예인한테도 연예인 같은’ 존재라는 생각에 접근하기도, 말을 걸기도 불편할 줄 알았다. 지내보니 옆집 형처럼 다정했다. 화를 절대 안 내는 사람이다. 보통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등의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기면 짜증도 낼 법한데 미소를 잃지 않는다. 가식이 아니라는 게 보인다. 승헌이 형 같은 선배가 될 수 있을까 싶다.
10. 드라마가 호평받은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이시언: 감독님, 스태프들 모두가 고생했지만, 배우들이 정말 열연했다. 나는 딱히 내세울 게 없다. 다른 배우들보다 고생을 적게 했다. 그냥 얻어걸렸다. 하하. 후반부에 가서 얻어터진 것 빼고는 대부분 에어컨 빵빵한 차 안에서 연기했다. 승헌이 형은 더운 여름날 뇌진탕 때문에 고생했고, 원석이는 아침부터 밤까지 액션 장면을 찍었다. 수정이도 항상 뛰고 있었다.
10. 드라마가 끝난 후 송승헌, 태원석과 운동을 한다고 들었는데?
이시언: 승헌이 형이 같이 하자고 헬스장을 끊어 줬다. 그런데 승헌이 형은 스케줄이 안 맞아서 나랑 원석이만 하고 있다.(웃음)
10. 자신의 연기에 대해 아쉬움은 없나?
이시언: 초반에 힘이 너무 들어갔다는 평가가 있었다. 연기에 대해 잘 모르는 주변 친구들도 ‘다 좋은 데 힘이 들어간 것 같다’고 할 정도였다. 해커의 전형적인 모습을 벗고 새롭게 표현하려고 했는데 힘이 들어갔고, 혼자만 튀어 보였다. 결국 더 전형적으로 보였다. 감독님이 ‘병민은 유쾌해야 한다. 후반부에 온도 차를 크게 둘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런 걸 재빠르게 알아채지 못했다. 혼자만의 생각으로 고집을 부리기도 했다.
10. ‘플레이어’는 어떤 의미의 작품인가?
이시언: 연기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 작품이다. 지금까지 내가 한 연기에 잘못된 부분도 있었구나, 앞으로 어떻게 해야겠다는 걸 되새기게 했다. 감독님이 끝까지 믿어줬고, 잘 찍고 잘 편집해줘서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감독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이시언: 딱히 잘 하는 건 없고 막연하게 연예인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하지만 부산에서는 뭔가를 하겠다고 마음먹어도 쉽게 움직여지질 않았다. 내가 어릴 땐 잘 생겼었다. 하하. 고3 때 짝꿍이 연기해 볼 생각이 없느냐며 학원에 같이 가보자고 했다. 그렇게 발을 들였다. 연기학원 선생님이 재능이 있다고 했고, 그때부터 제대로 시작해보자는 마음으로 달려들었다.
10.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생각하면 어떤 생각이 드나?
이시언: 일단 시간이 굉장히 빨리 갔다.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달랐다. 잘못된 건 아니지만 예능을 통해 이름을 알리게 됐다. 사실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얻은 게 더 많다. 100% 만족할 만한 성과는 아니지만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10. ‘나 혼자 산다’가 대표작이라는 우스갯 소리도 있다. 예능에서 보인 이미지가 굳어질까 걱정되지 않나?
이시언: ‘나 혼자 산다’가 대표작이라는 얘기는 맞는 말이다. 부정하고 싶지 않다. 오히려 ‘나 혼자 산다’를 하고 나서 더 많은 작품이 들어왔다. tvN 드라마 ‘라이브’의 노희경 작가님도 ‘나 혼자 산다’를 보다가 나를 캐스팅했다고 하셨다. 하지만 작품을 할 땐 연기로 예능 이미지를 깨고 싶다.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열심히 할 것이다.
10. ‘라이브’에 이어 ‘플레이어’까지 최근 출연한 작품이 다 잘 됐다. 차기작에 대한 부담은 없나?
이시언: ‘잘 안 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을 할 때는 있지만 크게 마음에 두려 하지 않는다. ‘나 혼자 산다’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 최고의 MC, 최고의 모델, 최고의 코미디언 사이에 어중이떠중이로 끼어있는 배우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속상하면서도 걱정이 된다. 이런 얘기를 멤버들에게 한 적도 있다.
10. 연예인에게 집을 공개한 건 예민할 수도 있다. ‘나 혼자 산다’ 초반에 지저분한 집 때문에 말도 많았는데.
이시언: 혼자 사는 남자들은 대개 나랑 더 가깝지 않나 싶었다. 고정으로 출연하기 전에 ‘나 혼자 산다’를 보면 넓고 깨끗한 집에 사는 연예인들이 많이 나왔다. ‘시청자들 편에서 보면 나 같은 사람도 있을 텐데’라고 생각했다. 그런 걸 보여주고 싶었다. 우리 집이 지저분하다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다. 하하.
10. ‘나 혼자 산다’에서 닉네임 제조기로도 활약하고 있다.
이시언: 제조기까진 아닌 것 같다. 사실 말수가 적다. 오랜 시간 녹화하는 동안 다섯 마디만 해도 그게 다 나온 적도 있고, 누구나 생각했던 걸 본의 아니게 먼저 얘기해서 그게 빵 터진 적도 있다. 생각 없이 툭툭 던지는 말을 좋아하는 편이다.
10. ‘나 혼자 산다’를 통해 ‘대배우’라는 별명도 얻었다. 만족하나?
이시언: 원래 대기를 많이 해서 대기 배우라는 의미였다. 어느 순간 대세 배우로 변했는데 너무 부담스럽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어디 가서 송강호 선배를 만나면 옆에 앉아보라고 할까 봐 인사도 못 한다. 아직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는데 대배우라니…. 다시 대기 배우로 되돌리고 싶다. 연기는 하면 할수록 어렵다. 아직 멀었다.
10. ‘나 혼자 산다’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 같다.
이시언: 월요일에 스튜디오 녹화를 한다. 갈 때마다 힐링이 된다. 멤버들을 만나서 웃으며 얘기하는 게 즐겁고 행복하다. 월요일이 기다려진다. 사실 불편한 시기도 있었고, 친해지기까지 오래 걸렸지만 지금은 너무 편하고 좋다.
10. 지난해 MBC 방송연예대상 버라이어티 남자 신인상을 받았다. 올해는 우수상, 최우수상을 노려볼 만하지 않나?
이시언: 예상치 못했는데 감사했다. 올해는…. 어쨌든 주는 건 잘 받는다. 하하.
이시언: 키를 받아야 실감이 날 것 같다. 처음 주택청약에 당첨됐을 때 ‘누구나 될 수 있는 건가? 이게 된다고? 다른 곳으로 해볼 걸 그랬나?’라며 별생각을 다 했다. 우연히 지하철 광고를 보고 신청했는데 당첨돼서 깜짝 놀랐다. 내가 집 인테리어를 고민하게 될 줄 몰랐다.
10. 첫 집들이에는 누굴 초대할 생각인가?
이시언: 부산 친구들이 서울이 놀러 왔을 때 한 번도 우리 집에서 잔 적이 없다. 워낙 좁지 않나. 부모님도 마찬가지다. 어머니는 최근에 한 번 서울에 오셨는데, 아버지는 한 번도 오신 적이 없다. 새집으로 꼭 모시고 싶다.
10. 서울 상도동에 ‘상도목장’이라는 카페도 냈던데?
이시언: 좋은 동네라는 기운이 느껴져서 카페를 차렸다. 큰 수익이 나면 당연히 좋겠지만 부자가 되려고 시작한 건 아니다.
10. 공개 열애 중인데 결혼은 언제쯤?
이시언: 결혼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은 한 적이 없다. 아이를 갖고 싶은 마음도 크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좀 더 일을 많이 해야 아파트값을 낼 수 있다. 그래도 마흔 전에는 결혼해야 하지 않을까? (웃음)
10. 도전하고 싶은 장르나 캐릭터는?
이시언: 악역을 해보고 싶다. 겉으로 드러나는 나쁜 사람이 아니라 내면에 담고 있는 연기를 해보고 싶다.
10. 주연보다 조연으로 더 많은 활약을 했다. 주연 욕심은 없나?
이시언: 시켜주면 당연히 한다. 하하. 조바심은 없다. ‘주인공 아니면 안 해’ 이런 건 없다. 주인공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때가 되면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10. 배우로서 목표는?
이시언: 굳이 목표를 세우지 않는다.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을 때의 실망감을 괜히 느끼고 싶지 않다. 항상 ‘지금까지만 같아라’라고 생각한다. 꼭 좋은 모습, 다른 모습, 행복한 모습만 보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살다 보면 기쁜 일, 슬픈 일이 다 있지 않나.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살고 싶다.
10. ‘나 혼자 산다’에서 할리우드 진출에 대해 꿈을 내비쳤다. 아직 유효한가?
이시언: 꿈이다. 배우로서 꼭 서고 싶은 무대다. 일단 한국에서 더 잘하고, 그다음에 영어학원에 가보겠다. 미국을 가든, 일본을 가든, 중국에 가든… ‘나 혼자 산다’의 멤버라는 게 부끄럽지 않게 더 열심히 연기하겠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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