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유청희 기자]
영화 ‘영주’에서 김향기는 부모를 죽게 한 가해자를 찾아나서는 열아홉 살 영주를 연기한다. 어린 동생의 생계를 책임지는 소녀가장의 모습부터 복수를 하기 위해 찾아간 상대 앞에서 약해지는 10대의 여린 모습까지, 진폭이 큰 연기로 100분을 이끌어 나가는 김향기의 새로운 얼굴을 볼 수 있다. 영화 ‘마음이…'(2006) ‘방울토마토'(2008)의 해맑은 아역, ‘신과 함께’의 1000만 배우를 거쳐 김향기가 저예산 영화 ‘영주’로 돌아온 것은 낯선 일만은 아니다. 학교 폭력을 말했던 영화 ‘우아한 거짓말'(2014), 위안부 피해자를 얘기했던 드라마 ‘눈길'(2015)에 이어 ‘영주’까지. 스무 살을 앞둔 13년 차 배우 김향기는 이미 오래 전부터 자신의 나이로 표현할 수 있는 최선의 표정으로 말을 걸어왔다. 작품에 대해 말할 때는 누구보다 골똘하지만 먹방과 쿡방을 좋아한다고 얘기할 때는 오롯한 10대인 배우 김향기를 만났다.
10. ‘영주’가 10대 마지막 작품이 됐다.
김향기:ㅤ영화에서 영주의 나이도 열아홉이고 나도 열아홉이다. 스무 살이 되기 전에, 좋은 시기에 개봉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
10. 연기 13년 차인데 단독으로 극을 이끄는 건 처음 아닌가?
김향기:ㅤ처음 시나리오를 읽고 작품에 들어갈 때 단독 주연 작품이라곤 의식하지 못했다. 부담감은 특별히 없었다. 어느 작품에 들어가든 매번 떨었기 때문이다. 작품을 하기 전에는 항상 예민해져 있다. 부산국제영화제에 가서 완성된 영화를 처음 봤다. 관객과의 대화 행사를 가졌는데 내가 그렇게 까지 떨 수 있다는 걸 거기서 처음 알았다. 지금까지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이 튀어나왔다. ‘아, 나 떨고 있구나’ 했다.
10. 영주는 가해자를 찾아가고 그들에게 감정적으로 동화된다. 감독님이 20대 배우를 캐스팅하려고 했을 정도로 어려운 역할일 수 있었지 않나?
김향기:ㅤ상황 자체가 영주에게 혼란스러웠을 거다. 가해자인 상문(유재명)을 찾아가는 것부터 시작해 그들에게 마음이 동요되고, 마지막에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걸어가는 것까지. 그 과정마다 선택의 순간이 있었다. 영주가 상문을 찾아가는 것은 ‘나의 삶에 한계가 왔다’는 자각, 그러니까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했던 당연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만큼이나 감정의 동요가 올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는데, 촬영을 하면서 영주에 대한 이해가 쌓였다. 특히 향숙(김호정)이 ‘영주야 너는 좋은 아이야, 아줌마는 알 수 있어’라고 말해주는 장면에서 그랬다. 뇌리에 박혔던 대사인데, 지금까지도 깊게 남아있다.
10. 가해자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은데.
김향기:ㅤ영화를 보면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미워할 사람이고 미워하고 싶지만, 아무도 미워할 수 없는 상황을 보게 될 거다. 사람이 나쁘다고는 할 수 없는 게, 자기 앞에 닥쳐오지 않으면 모르는 감정들이 정말 많다. 영주 뿐만아니라 나도 그렇다. 영화를 통해 영주를 이해하려는 노력보다 그냥 자신의 내면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ㅤ
10. 영주처럼은 아니어도, 누군가에게 깊게 의지하고 싶은 마음을 가진 적 있나?
김향기:ㅤ힘든 일이 있을 때 엄마와 얘기하는 편이다. 지금까지 내가 힘들었던 점을 가장 크게 표현했던 건 고등학교에 입학했을 때였다. 입학과 동시에 ‘신과 함께’ ‘덕춘이’를 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부담감이 나도 모르게 컸던 것 같다. 친해졌던 친구들과 학교가 갈리고, 새로운 친구·선생님들과 고등학교 생활을 한다는 것도 합쳐서. 사실 막상 생활하다 보니까 별 게 아니었는데, 이것도 잘하고 싶고 저것도 잘하고 싶어서 걱정이 많았다. 그때 가장 크게 힘들다고 표현했던 것 같다. 나중에는 학교를 다니면서 촬영하는 게 즐거워졌다.
10. ‘영주’를 보면서 가난한 여성캐릭터의 면면에 눈길이 갔다. ‘우아한 거짓말’이나 ‘눈길’도 그렇다. 작고 힘없지만 강단 있는 인물에 귀 기울이는 사람처럼 보인다.
김향기:ㅤ나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완벽히 파악은 못했다. 확실한 건, 내가 연기를 너무 좋한다는 사실이다. 나 또한 스스로 한 작품을 선택하고 인터뷰를 하면서 발전해나가고 있는 사람인 것 같다. 예전에는 내가 갖고 있는 생각을 말로 하기가 어려워 인터뷰도 잘 못했다. 촬영을 하면서 현장에 적응하는 시간도 이제는 단축됐다. 체력도, 멘탈도. 연기를 하는 몸을 유지하기 위해 잘 관리하려고 하면서 ‘계속 성장해 나가고 있는 사람이구나’ 한다.ㅤㅤ
10. ‘신과 함께’를 통해 ‘1000만 배우’가 됐다. 그런 타이틀이 부담스럽지는 않나?
김향기:ㅤ행복하고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나에게 큰 영향은 없는 말인 것 같다. 그것만 믿고 있기에는 앞으로 헤쳐 나가야 할 일들이 너무 많다. 스스로 더 잘하자는 다짐을 하게 만든 면은 있다. 주변 사람들과도 항상 ‘이렇게 사랑을 받은 만큼 이대로 잘 유지하고 계속 가는 게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10. ‘마음이…’로 연기를 시작했다. 워낙 어릴 때라 연기할 때 엄마에게 많이 의지했을 법도 한데.
김향기: 엄마는 ‘다른 게 더 좋으면 그걸 하라’고 하신다. 지금까지 연기를 해온 걸 보면 스스로 하고 싶었기때문에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 성격상 너무 힘들었으면 안 하겠다고 먼저 말했을 것이다. 그래도 ‘마음이…’ 당시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엄마, 나 이거 안 하면 안돼?’라고 물었다고 한다. 나는 기억이 안 나는데. 그런데 또 ‘방울토마토’ 때는 한다고 했다고 하더라.(웃음) 중학교 때 말해주셨다.
10. 왜 그런 말을 했을까?
김향기: 그날 어려운 촬영을 하고 돌아와 어린 마음에 내뱉은 말이 아닌가 한다. 연기는 내게 소중한 부분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건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쭉 연기를 해올 수 있게 도와준 분들께 너무 감사하다. 그런데 내겐 앞으로도 시간이 한참 남아있다. 어떤 어려움이 올지 예상도 안 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힘든 일이 닥치더라도 그걸 이겨낼 수 있을 만큼의 힘을 기르려고 노력 중이다.ㅤ
10. 어렸을 때부터 지표가 되는 연기 롤 모델이 있나?
김향기:ㅤ롤 모델은 정해놓지 않는다. 성격상 정해놓으면 자꾸 찾아보고, 그 분들을 닮고 싶어서 나도 모르게 따라 하게 되는 부분이 생길 것 같다. 좋아하는 배우들은 너무 많다. 함께 작업한 분들은 일단 다 좋아하고… 제임스 맥어보이를 되게 좋아한다. 다양한 모습을 담고 있는 눈빛. 그게 정말 좋다. 첫 영화는 ‘나니아 연대기’였다. 작지만 강한 힘을 느꼈다. 초등학교 2학년 때여서 그때는 잘 몰랐는데 다시 보니 그렇더라.ㅤ
10. 내년에 연극영화과 대학생이 된다. 대학생이 되면 가장 해보고 싶은 건?
김향기: 운전면허 따서 겨울 바다 가기. 그리고 경험이 쌓이면 그 옆에 누구를 태울 거다. 중학교 때부터 ‘대학을 가야 하는가’를 시작으로 진학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너는 현장에서 다 배우지 않았느냐’고 하는 분들도 있지만, 같은 꿈을 가진 친구들의 생각과 열정을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런 면에서 초, 중, 고 때와는 또 다른 이야기가 있을 것 같다. 열심히 잘 적응해야겠다는 생각이 첫 번째다.ㅤ
10. 쉴 때는 주로 뭘 하나?
김향기: 집순이다. 집에 있는 게 충전의 시간이다. 학기 중엔 학교 다니면서 일상적인 대화를 하는 게 좋지만, 집에 있을 때는 정말 집에만 있다. TV 다시보기, 패드로 영화 보고 유튜브 영상 보기, 강아지 산책 시키기… 연락도 잘 안 받아서 소문도 났다. 너무 죄송하다. 연락을 안 받는 게 아니라 영상을 보느라 핸드폰을 잘 못보는 거다.(웃음)
10. ‘영주’가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하나?
김향기: 영주가 이 사건을 통해서 스스로를 마주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현실적으로는 앞으로도 굉장한 어려움이 많겠지만. 그러나 더 단단해졌기 때문에, 엄마라고 외치고 다시 걸어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단단해진 마음으로 영인이(탕준석)와 살아나가기를, 믿고 있다.ㅤ
10. 가치관이나 좌우명은?
김향기: 정해 두진 않는다. 참, 좌우명은 없지만 내가 좋아하는 말이 있다. ‘인향만리’다. ‘향’이라는 내 이름의 글자가 들어 있어서 더 그런 것도 같다. ‘사람의 향기는 만리를 가고도 남는다’라는 뜻을 처음 들었을 때 괜히 마음이 좋았다. 한번에 딱 강렬한 향기를 주는 건 어렵더라도 은은하게 향기를 남기는 사람, 그런 배우가 됐으면 한다.
유청희 기자 chungvsky@tenasia.co.kr
10. ‘영주’가 10대 마지막 작품이 됐다.
김향기:ㅤ영화에서 영주의 나이도 열아홉이고 나도 열아홉이다. 스무 살이 되기 전에, 좋은 시기에 개봉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
10. 연기 13년 차인데 단독으로 극을 이끄는 건 처음 아닌가?
김향기:ㅤ처음 시나리오를 읽고 작품에 들어갈 때 단독 주연 작품이라곤 의식하지 못했다. 부담감은 특별히 없었다. 어느 작품에 들어가든 매번 떨었기 때문이다. 작품을 하기 전에는 항상 예민해져 있다. 부산국제영화제에 가서 완성된 영화를 처음 봤다. 관객과의 대화 행사를 가졌는데 내가 그렇게 까지 떨 수 있다는 걸 거기서 처음 알았다. 지금까지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이 튀어나왔다. ‘아, 나 떨고 있구나’ 했다.
10. 영주는 가해자를 찾아가고 그들에게 감정적으로 동화된다. 감독님이 20대 배우를 캐스팅하려고 했을 정도로 어려운 역할일 수 있었지 않나?
김향기:ㅤ상황 자체가 영주에게 혼란스러웠을 거다. 가해자인 상문(유재명)을 찾아가는 것부터 시작해 그들에게 마음이 동요되고, 마지막에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걸어가는 것까지. 그 과정마다 선택의 순간이 있었다. 영주가 상문을 찾아가는 것은 ‘나의 삶에 한계가 왔다’는 자각, 그러니까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했던 당연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만큼이나 감정의 동요가 올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는데, 촬영을 하면서 영주에 대한 이해가 쌓였다. 특히 향숙(김호정)이 ‘영주야 너는 좋은 아이야, 아줌마는 알 수 있어’라고 말해주는 장면에서 그랬다. 뇌리에 박혔던 대사인데, 지금까지도 깊게 남아있다.
김향기:ㅤ영화를 보면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미워할 사람이고 미워하고 싶지만, 아무도 미워할 수 없는 상황을 보게 될 거다. 사람이 나쁘다고는 할 수 없는 게, 자기 앞에 닥쳐오지 않으면 모르는 감정들이 정말 많다. 영주 뿐만아니라 나도 그렇다. 영화를 통해 영주를 이해하려는 노력보다 그냥 자신의 내면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ㅤ
10. 영주처럼은 아니어도, 누군가에게 깊게 의지하고 싶은 마음을 가진 적 있나?
김향기:ㅤ힘든 일이 있을 때 엄마와 얘기하는 편이다. 지금까지 내가 힘들었던 점을 가장 크게 표현했던 건 고등학교에 입학했을 때였다. 입학과 동시에 ‘신과 함께’ ‘덕춘이’를 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부담감이 나도 모르게 컸던 것 같다. 친해졌던 친구들과 학교가 갈리고, 새로운 친구·선생님들과 고등학교 생활을 한다는 것도 합쳐서. 사실 막상 생활하다 보니까 별 게 아니었는데, 이것도 잘하고 싶고 저것도 잘하고 싶어서 걱정이 많았다. 그때 가장 크게 힘들다고 표현했던 것 같다. 나중에는 학교를 다니면서 촬영하는 게 즐거워졌다.
10. ‘영주’를 보면서 가난한 여성캐릭터의 면면에 눈길이 갔다. ‘우아한 거짓말’이나 ‘눈길’도 그렇다. 작고 힘없지만 강단 있는 인물에 귀 기울이는 사람처럼 보인다.
김향기:ㅤ나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완벽히 파악은 못했다. 확실한 건, 내가 연기를 너무 좋한다는 사실이다. 나 또한 스스로 한 작품을 선택하고 인터뷰를 하면서 발전해나가고 있는 사람인 것 같다. 예전에는 내가 갖고 있는 생각을 말로 하기가 어려워 인터뷰도 잘 못했다. 촬영을 하면서 현장에 적응하는 시간도 이제는 단축됐다. 체력도, 멘탈도. 연기를 하는 몸을 유지하기 위해 잘 관리하려고 하면서 ‘계속 성장해 나가고 있는 사람이구나’ 한다.ㅤㅤ
김향기:ㅤ행복하고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나에게 큰 영향은 없는 말인 것 같다. 그것만 믿고 있기에는 앞으로 헤쳐 나가야 할 일들이 너무 많다. 스스로 더 잘하자는 다짐을 하게 만든 면은 있다. 주변 사람들과도 항상 ‘이렇게 사랑을 받은 만큼 이대로 잘 유지하고 계속 가는 게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10. ‘마음이…’로 연기를 시작했다. 워낙 어릴 때라 연기할 때 엄마에게 많이 의지했을 법도 한데.
김향기: 엄마는 ‘다른 게 더 좋으면 그걸 하라’고 하신다. 지금까지 연기를 해온 걸 보면 스스로 하고 싶었기때문에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 성격상 너무 힘들었으면 안 하겠다고 먼저 말했을 것이다. 그래도 ‘마음이…’ 당시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엄마, 나 이거 안 하면 안돼?’라고 물었다고 한다. 나는 기억이 안 나는데. 그런데 또 ‘방울토마토’ 때는 한다고 했다고 하더라.(웃음) 중학교 때 말해주셨다.
10. 왜 그런 말을 했을까?
김향기: 그날 어려운 촬영을 하고 돌아와 어린 마음에 내뱉은 말이 아닌가 한다. 연기는 내게 소중한 부분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건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쭉 연기를 해올 수 있게 도와준 분들께 너무 감사하다. 그런데 내겐 앞으로도 시간이 한참 남아있다. 어떤 어려움이 올지 예상도 안 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힘든 일이 닥치더라도 그걸 이겨낼 수 있을 만큼의 힘을 기르려고 노력 중이다.ㅤ
10. 어렸을 때부터 지표가 되는 연기 롤 모델이 있나?
김향기:ㅤ롤 모델은 정해놓지 않는다. 성격상 정해놓으면 자꾸 찾아보고, 그 분들을 닮고 싶어서 나도 모르게 따라 하게 되는 부분이 생길 것 같다. 좋아하는 배우들은 너무 많다. 함께 작업한 분들은 일단 다 좋아하고… 제임스 맥어보이를 되게 좋아한다. 다양한 모습을 담고 있는 눈빛. 그게 정말 좋다. 첫 영화는 ‘나니아 연대기’였다. 작지만 강한 힘을 느꼈다. 초등학교 2학년 때여서 그때는 잘 몰랐는데 다시 보니 그렇더라.ㅤ
김향기: 운전면허 따서 겨울 바다 가기. 그리고 경험이 쌓이면 그 옆에 누구를 태울 거다. 중학교 때부터 ‘대학을 가야 하는가’를 시작으로 진학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너는 현장에서 다 배우지 않았느냐’고 하는 분들도 있지만, 같은 꿈을 가진 친구들의 생각과 열정을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런 면에서 초, 중, 고 때와는 또 다른 이야기가 있을 것 같다. 열심히 잘 적응해야겠다는 생각이 첫 번째다.ㅤ
10. 쉴 때는 주로 뭘 하나?
김향기: 집순이다. 집에 있는 게 충전의 시간이다. 학기 중엔 학교 다니면서 일상적인 대화를 하는 게 좋지만, 집에 있을 때는 정말 집에만 있다. TV 다시보기, 패드로 영화 보고 유튜브 영상 보기, 강아지 산책 시키기… 연락도 잘 안 받아서 소문도 났다. 너무 죄송하다. 연락을 안 받는 게 아니라 영상을 보느라 핸드폰을 잘 못보는 거다.(웃음)
10. ‘영주’가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하나?
김향기: 영주가 이 사건을 통해서 스스로를 마주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현실적으로는 앞으로도 굉장한 어려움이 많겠지만. 그러나 더 단단해졌기 때문에, 엄마라고 외치고 다시 걸어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단단해진 마음으로 영인이(탕준석)와 살아나가기를, 믿고 있다.ㅤ
10. 가치관이나 좌우명은?
김향기: 정해 두진 않는다. 참, 좌우명은 없지만 내가 좋아하는 말이 있다. ‘인향만리’다. ‘향’이라는 내 이름의 글자가 들어 있어서 더 그런 것도 같다. ‘사람의 향기는 만리를 가고도 남는다’라는 뜻을 처음 들었을 때 괜히 마음이 좋았다. 한번에 딱 강렬한 향기를 주는 건 어렵더라도 은은하게 향기를 남기는 사람, 그런 배우가 됐으면 한다.
유청희 기자 chungvsky@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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