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호 기자]
왜 샤이니여야 하는가. 고(故) 종현의 비보 이후 끊임없이 따라붙던, 혹은 그들 스스로 가졌을지도 모를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이들의 정규 6집 ‘더 스토리 오브 라이트(The Story Of Light)’에 담겼다. 세 장으로 나뉘어 세상에 나왔던 ‘더 스토리 오브 라이트’가 한 장의 음반 안에 담겨 10일 오후 6시 발매됐다.
샤이니는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아 총 3장으로 구성된 정규 6집을 순서대로 공개하고 각 음반의 타이틀곡 ‘데리러 가(Good Evening)’ ‘아이 원트 유(I Want You)’ ‘네가 남겨둔 말 (Our Page)’로 연달아 활동했다. ‘더 스토리 오브 라이트 에필로그’라는 이름으로 공개된 이번 합본 음반에는 앞선 정규 6집 발표곡들과 함께 신곡 ‘셀 수 없는(Countless)’이 수록됐다.
‘셀 수 없는’은 트로피컬 하우스 요소를 곁들인 알엔비 장르의 노래다. 자신을 떠난 상대를 향한 그리움을 ‘그 어떤 깨기 싫은 꿈들을 다 포기해도 네 생각에 밤을 샐 셀 수 없는 이유들이 남아 있어’라는 가사에 담았다.
숫자(하나 둘 셋 넷 / 원 투 쓰리 포)와 한글(가나다라)을 사행시처럼 풀어낸 가사가 특히 기발하다. 하나 둘 셋 넷을 ‘한 발을 다가서면 두 발 물러서고 / 셋을 주고 나면 넷을 기대하고’라고 풀어 쓴 가사나 머리글자를 가나다라 순으로 맞춘 ‘가슴이 두근대면 나의 손을 잡고 / 다리가 떨려오면 라디오를 켜고’ 등이 그런 예다. 이 구간 멜로디는 화음을 연속적으로 연주하는 아르페지오 기법으로 만들어졌는데, 가사를 만든 원리와도 비슷해 듣는 재미를 더한다. 연인을 ‘단어, 문장, 언어’에 점진적으로 빗대어 표현한 후렴구도 인상적이다.
노래는 ‘더 스토리 오브 라이트’ 에피소드1과 에피소드2의 타이틀곡인 ‘데리러 가’와 ‘아이 원트 유’의 특징을 모두 취한 것처럼 들린다. 세련된 소리와 로맨틱한 멜로디는 ‘데리러 가’와 닮아 있고, 네 멤버가 후렴을 합창할 때 느껴지는 뭉클함과 벅차오름은 ‘아이 원트 유’를 들을 때와 비슷하다. ‘더 스토리 오브 라이트’를 마무리짓는 노래로는 가장 적절한 선택으로 보인다.
진보적, 실험적, K팝의 최첨단. 지난 10년 동안 샤이니는 이와 같은 말들로 설명됐다. 그리고 ‘더 스토리 오브 라이트’에 실린 음악들은 샤이니의 음악을 설명하는 단어들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샤이니다운 음악을 들려줄 수 있는 팀은 샤이니 뿐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그거면 ‘왜 샤이니여야 하는가’에 대한 충분한 답이 되지 않을까.
이은호 기자 wild37@tenasia.co.kr
샤이니는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아 총 3장으로 구성된 정규 6집을 순서대로 공개하고 각 음반의 타이틀곡 ‘데리러 가(Good Evening)’ ‘아이 원트 유(I Want You)’ ‘네가 남겨둔 말 (Our Page)’로 연달아 활동했다. ‘더 스토리 오브 라이트 에필로그’라는 이름으로 공개된 이번 합본 음반에는 앞선 정규 6집 발표곡들과 함께 신곡 ‘셀 수 없는(Countless)’이 수록됐다.
‘셀 수 없는’은 트로피컬 하우스 요소를 곁들인 알엔비 장르의 노래다. 자신을 떠난 상대를 향한 그리움을 ‘그 어떤 깨기 싫은 꿈들을 다 포기해도 네 생각에 밤을 샐 셀 수 없는 이유들이 남아 있어’라는 가사에 담았다.
숫자(하나 둘 셋 넷 / 원 투 쓰리 포)와 한글(가나다라)을 사행시처럼 풀어낸 가사가 특히 기발하다. 하나 둘 셋 넷을 ‘한 발을 다가서면 두 발 물러서고 / 셋을 주고 나면 넷을 기대하고’라고 풀어 쓴 가사나 머리글자를 가나다라 순으로 맞춘 ‘가슴이 두근대면 나의 손을 잡고 / 다리가 떨려오면 라디오를 켜고’ 등이 그런 예다. 이 구간 멜로디는 화음을 연속적으로 연주하는 아르페지오 기법으로 만들어졌는데, 가사를 만든 원리와도 비슷해 듣는 재미를 더한다. 연인을 ‘단어, 문장, 언어’에 점진적으로 빗대어 표현한 후렴구도 인상적이다.
노래는 ‘더 스토리 오브 라이트’ 에피소드1과 에피소드2의 타이틀곡인 ‘데리러 가’와 ‘아이 원트 유’의 특징을 모두 취한 것처럼 들린다. 세련된 소리와 로맨틱한 멜로디는 ‘데리러 가’와 닮아 있고, 네 멤버가 후렴을 합창할 때 느껴지는 뭉클함과 벅차오름은 ‘아이 원트 유’를 들을 때와 비슷하다. ‘더 스토리 오브 라이트’를 마무리짓는 노래로는 가장 적절한 선택으로 보인다.
진보적, 실험적, K팝의 최첨단. 지난 10년 동안 샤이니는 이와 같은 말들로 설명됐다. 그리고 ‘더 스토리 오브 라이트’에 실린 음악들은 샤이니의 음악을 설명하는 단어들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샤이니다운 음악을 들려줄 수 있는 팀은 샤이니 뿐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그거면 ‘왜 샤이니여야 하는가’에 대한 충분한 답이 되지 않을까.
이은호 기자 wild37@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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