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배우 박신양·전도연 주연의 영화 ‘약속'(감독 김유진)이 올해 개봉 20주년을 맞아 연극 무대로 옮겨졌다. 지난 12일 서울 동숭동 콘텐츠 그라운드에서 개막한 연극 ‘돌아서서 떠나라'(연출 김지호)이다. 20년 전 감성을 고스란히 녹였고 무대 배경은 아름답게 꾸몄다.
사실 ‘약속’은 연극을 원작으로 한다. ‘돌아서서 떠나라’는 1996년 초연됐다. 이만희 작가의 작품으로, 1997년 동아연극상과 남녀 주연상을 수상하며 흥행과 작품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1998년 ‘약속’과 2006년 드라마 ‘연인'(극본 김은숙, 연출 신우철)으로 각색돼 더 인기를 얻었다. 대중들에게는 연극보다 영화로 더 유명하다. 이룰 수 없는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오는 9월 21일까지 콘텐츠 그라운드에서 공연되는 ‘돌아서서 떠나라’는 ‘약속’ 개봉 20주년 기념이라는 설명을 내건 만큼 원작이 지닌 분위기를 최대한 살렸다. 20년 전 완성된 상황과 대사 등이 다소 오래된 느낌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도 ‘정면 돌파’를 택했다. 대신 여자 주인공의 집 등 무대 세트는 세련되고 예쁘게 만들었다.
지난 24일 열린 프레스콜에서 김지호 연출가는 “이 작품이 갖고 있는 오래됨을 그대로 유지했다. 현대적으로 풀어낼 것인가, 고민하면서 극적인 상황을 넣어보려고도 했지만 반대로 덜어냈다. 담백하게, 감정의 과잉을 막고 여백을 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극중 남자 주인공 공상두 역이 조직폭력배 두목인데, 자칫 범죄 미화로 오인될 수 있어서 그 점에 특히 신경을 많이 썼다. 상두의 죄책감이 잘 보일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공상두 역은 배우 김주헌·김찬호·박정복 등이 번갈아 무대에 오르며 여자 주인공 채희주는 배우 신다은·이진희·전성민 등이 연기한다.
2012년 ‘돌아서서 떠나라’의 대본을 봤다는 신다은은 “잊을 수 없는 대본이었다. 올해 다시 공연된다고 해서 적극 참여 의사를 밝혔다. 결혼을 하고 사랑관도 바뀐 현재 다시 읽으니 공감되는 지점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20년 전 작품이라는 점과 영화가 워낙 인기를 끌었기 때문에 배우들의 부담도 컸다. 김주헌은 “연기를 하면서 감정의 과잉을 경계했다. 단순한 사랑 이야기에서 벗어나, 채희주라는 인물의 존재를 확장했다. 공상두는 채희주라는 사람을 만나서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벌을 받는다”면서 “희주를, 연인을 넘어선 좀 더 큰 존재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진희는 “글은 좋지만 오래된 대본이기 때문에 배우들 모두 비슷한 고민을 했을 것”이라며 “수녀가 되기로 한 희주의 선택이 답답했고, 처음에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건 중심이 아니라 상두와 희주의 감정이 중요한 작품이기 때문에 두 사람의 마음이 관객들에게 충분히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마음과 사람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원작자 이만희 작가도 ‘돌아서서 떠나라’를 관람했다고 한다. 박정복은 “이만희 선생님과 이야기를 해서 형식을 바꾸는 것도 논의했다. 그러다가 ‘정면 돌파’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이 작품의 대사는 말을 돌려 하지 않고 표현법이 ‘직구’이다. 그런 점이 ‘올드’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분명 그 ‘올드함’만이 전달할 수 있는 것이 있다고 생각했다. 당시 만들어진 대본 그대로, 배우들과 제작진이 힘을 내서 준비했다”고 털어놨다.
‘돌아서서 떠나라’는 이별을 앞둔 두 남녀의 애틋하고 슬픈 감정을 마치 노래처럼, 아름답게 표현했다. 사랑과 삶에 대한 깊은 성찰도 담겨있다.
김찬호는 “현재 대학로에서 흥행하고 있는 다른 공연처럼 이야기를 비틀거나, 반전이 있는 작품이 아니다. 다른 공연장에는 없는 멜로”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지호 연출가 역시 “한마디로 ‘오래된 사랑 이야기’다. 오래된 방식의 사랑 이야기가 주는 낭만이 있을 것”이라고 자평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사실 ‘약속’은 연극을 원작으로 한다. ‘돌아서서 떠나라’는 1996년 초연됐다. 이만희 작가의 작품으로, 1997년 동아연극상과 남녀 주연상을 수상하며 흥행과 작품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1998년 ‘약속’과 2006년 드라마 ‘연인'(극본 김은숙, 연출 신우철)으로 각색돼 더 인기를 얻었다. 대중들에게는 연극보다 영화로 더 유명하다. 이룰 수 없는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오는 9월 21일까지 콘텐츠 그라운드에서 공연되는 ‘돌아서서 떠나라’는 ‘약속’ 개봉 20주년 기념이라는 설명을 내건 만큼 원작이 지닌 분위기를 최대한 살렸다. 20년 전 완성된 상황과 대사 등이 다소 오래된 느낌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도 ‘정면 돌파’를 택했다. 대신 여자 주인공의 집 등 무대 세트는 세련되고 예쁘게 만들었다.
지난 24일 열린 프레스콜에서 김지호 연출가는 “이 작품이 갖고 있는 오래됨을 그대로 유지했다. 현대적으로 풀어낼 것인가, 고민하면서 극적인 상황을 넣어보려고도 했지만 반대로 덜어냈다. 담백하게, 감정의 과잉을 막고 여백을 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극중 남자 주인공 공상두 역이 조직폭력배 두목인데, 자칫 범죄 미화로 오인될 수 있어서 그 점에 특히 신경을 많이 썼다. 상두의 죄책감이 잘 보일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공상두 역은 배우 김주헌·김찬호·박정복 등이 번갈아 무대에 오르며 여자 주인공 채희주는 배우 신다은·이진희·전성민 등이 연기한다.
20년 전 작품이라는 점과 영화가 워낙 인기를 끌었기 때문에 배우들의 부담도 컸다. 김주헌은 “연기를 하면서 감정의 과잉을 경계했다. 단순한 사랑 이야기에서 벗어나, 채희주라는 인물의 존재를 확장했다. 공상두는 채희주라는 사람을 만나서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벌을 받는다”면서 “희주를, 연인을 넘어선 좀 더 큰 존재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원작자 이만희 작가도 ‘돌아서서 떠나라’를 관람했다고 한다. 박정복은 “이만희 선생님과 이야기를 해서 형식을 바꾸는 것도 논의했다. 그러다가 ‘정면 돌파’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이 작품의 대사는 말을 돌려 하지 않고 표현법이 ‘직구’이다. 그런 점이 ‘올드’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분명 그 ‘올드함’만이 전달할 수 있는 것이 있다고 생각했다. 당시 만들어진 대본 그대로, 배우들과 제작진이 힘을 내서 준비했다”고 털어놨다.
‘돌아서서 떠나라’는 이별을 앞둔 두 남녀의 애틋하고 슬픈 감정을 마치 노래처럼, 아름답게 표현했다. 사랑과 삶에 대한 깊은 성찰도 담겨있다.
김찬호는 “현재 대학로에서 흥행하고 있는 다른 공연처럼 이야기를 비틀거나, 반전이 있는 작품이 아니다. 다른 공연장에는 없는 멜로”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지호 연출가 역시 “한마디로 ‘오래된 사랑 이야기’다. 오래된 방식의 사랑 이야기가 주는 낭만이 있을 것”이라고 자평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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