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JTBC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에 출연하는 김명수(왼쪽부터), 고아라, 성동일.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JTBC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에 출연하는 김명수(왼쪽부터), 고아라, 성동일.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100% 사전 제작으로 원작에 충실하게, 흔들림 없이 찍었습니다.”

배우 성동일이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동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JTBC 새 월화드라마 ‘미스 함무라비'( 극본 문유석, 연출 곽정환)의 제작발표회에서 힘줘 말했다. 극중 부장 판사 한세상 역을 맡은 그는 “곽정환 PD와 드라마 ‘추노’와 ‘도망자 플랜B’를 같이 했는데, 이번 드라마의 연출을 가장 잘했다”며 웃었다. “지금까지 성동일이 출연한 작품 중에서 가장 연기를 잘한다”는 곽정환 PD를 향해 이렇게 말했다.

‘미스 함무라비’는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소설을 쓴 문유석 판사가 대본까지 맡았다. 현직 판사가 쓴 법정 드라마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으며, 소설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인기를 얻은 만큼 기대도 크다. 초임 판사 박차오름(고아라)과 임바른(김명수), 부장 판사 한세상(성동일)을 중심으로 민사 44부 소속 판사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날 오후 11시 베일을 벗는다.

곽정환 PD.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곽정환 PD.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곽정환 PD는 “이 작품은 규모가 크거나 화려하지 않다. 작지만 감동적인 진짜 사람들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2007년 문유석 판사를 만나 ‘미국이나 일본처럼 우리나라도 법률가 출신이 쓴 법정 드라마가 나와야 한다’고 이야기를 나눴다. 10년이 흘러서 드라마를 같이 하게 됐다”면서 “원작을 토대로 원작자와 드라마 전문 작가의 협업 등 다양한 시도를 하다가, 실제 경험에서 얻은 것을 세밀하게 쓰기 위해서는 원작자가 대본을 쓰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문유석 판사가 집필을 맡았다”고 설명했다.

‘미스 함무라비’는 사건·사고와 정치적인 이야기는 철저히 배제하고 민사 소송에 관련된 인간적인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살인과 음모 등 극적인 장치는 없지만, 가슴을 울리는 ‘진짜 이야기’를 담았다고 한다. 배우들도 하나같이 ‘사람 사는 이야기’에 끌려 출연했다고 밝혔다.

성동일은 “알고 지내는 판사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들의 인간적인 고민을 들었다. 그동안 합법적으로 누군가를 벌하는 직업으로 멋있다고만 생각했는데, 인간이 인간을 평가하고 죗값을 치르게 해야 하는 상황을 버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많은 걸 느꼈다”면서 “극중 대사에도 나오는데, ‘남의 말을 잘 듣고 판단해라’이다. 판사라는 직업은 다른 이들의 말을 잘 들어주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고아라 역시 “이 작품을 하면서 판사들의 무게감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전역 후 복귀작으로 ‘미스 함무라비’를 선택한 류덕환은 “대본을 보고 출연을 결심했다. 어느 순간부터 화려하고 거대한 작품에 익숙해져서 작은 이야기를 상대하지 않게 됐다. 그런데 ‘미스 함무라비’는 작은 이야기를 갖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세상이 존재한다는 것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문유석 작가의 글이 좋았다”고 강조했다.

JTBC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 주역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JTBC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 주역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최근 법정 드라마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분위기가 조금씩 다를 뿐, MBC 월화드라마 ‘검법남녀’와 tvN 주말드라마 ‘무법 변호사’도 법정 드라마로 주인공의 직업이 판사·검사·변호사이다.

이에 대해 곽정환 PD는 “이 작품을 기획한 건 10년 전이다. 지난해 가을부터 방영을 목표로 준비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수많은 법정 드라마가 쏟아져서 고민과 걱정을 했다”며 “‘미스 함무라비’는 완전 사전제작이다. 묵묵히, 차근차근 걸어가겠다. 다른 작품과 다르다는 걸 알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성동일 역시 “100% 사전 제작으로, 시청자 의견에 흐름이 바뀌지 않는다. 흔들리지 않고 원작에 충실하게 찍었다”고 힘을 보탰다.

지난해 방송된 드라마 ‘군주-가면의 주인’ 이후 약 1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그룹 인피니트 김명수(엘)는 “판사라는 역할을 맡아서 문유석 작가와 상담을 하며 인물을 분석하고 공부했다. 어떻게 하면 더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최선을 다했으니 지켜봐 달라”고 했다. 이어 고아라는 “내가 맡은 차오름은 공감 능력이 뛰어난 인물인데, 그 지점을 집중 연구했다. 가정 환경을 바탕으로 갖게 된 공감 능력과 젊은 세대를 대변할 수 있는 통쾌한 말과 행동 등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성동일은 “곽정환 PD의 연출력이 돋보인다. 또 젊은 배우들의 호흡도 굉장히 좋다. 재료들이 워낙 좋으니까, 나는 거기에 그릇만 만들어주면 젊은 친구들이 싱싱한 나물과 시골 참기름을 부어서 맛있게 만드는 것이다.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